권부문
On the Clouds (Seoul-Paris) LED monitor, compilation of 19 photographs, 3'15, 2002
김태호
Landscape 캔버스 위에 아크릴, 흑경, 2013
노상균
Constellation 8(Taurus) sequins on canvas, 218x218cm, 2010
홍승희
Der Zwang zur Tiefe_Wasserhahn mixed media, 200(h)x200(w)x88(d)cm, 2013
육근병
NOTHING mixed media, variable size, 2013
왜 아시아인가? 이 전시의 의의는 특정 지역의 지리학적 이슈에 따른 정체성의 문제를 논하고자 함이 아니라, 내재되어 있는 정신성과 그 시각적 힘이 집적되어 있을 때 왜 아시아인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자 함에 있다. 즉, ‘아시아’라는 카테고리는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세계화를 얘기하기 위한 화두이다. 여전히 정리되지 않는 서구의 도큐멘테이션式 포스트 모더니즘과 달리 동양적 사고와 철학은 혼란 상태를 관통하는 느긋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3년 전 기획되었다가 이번에 전시하게 되면서 애초 계획보다 작가 수가 늘어나 작품이 다양해졌고, ‘아시아 코드’를 대주제로 하여 소주제를 고민한 결과, 초대 작가들의 내면에 공통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사상의 뿌리를 공(空)으로 압축하였다.
왜 공(空)인가? 空이란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며 마음으로 보여지는 어떤 것이다. 空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인 ‘수냐(sunya)’로, 비어 있음(void or emptiness)을 뜻하며 일체의 더러움과 그릇됨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空은 인도 수학의 0(零)을 의미하는 기초가 되기도 했지만, 아시아에서 空의 관념은 특히 유럽사상에서 말하는 무(無), 허무(虛無), 비존재(非存在)를 가리키는 존재론적 공허 또는 공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체와 객체, 존재와 비존재의 구분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지, 의식과 대상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온갖 경험적인 사물이나 사건이 공허하여 덧없음을 의미하나, 존재하지 않음이 '空'인 동시에 그 '空'에서 궁극적인 실재가 발견된다는 의미에서 소극적 허무보다 적극적 존재방식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없기 때문에 채울 수 있고 차 있기 때문에 비워낼 수 있는 앰비밸런스의 묘미가 여기에 있다. 본 전시에 출품한 13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아시아 코드는 본능적인 방어 기제로서의 카르텔이나 서구에 의해 강요된 컴플렉스에서 비롯된 집단화가 아니라, 작가와 작품에 내재된 진정성이라는 잣대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이 전시는 출품 작가들의 작품 특성에 따라 크게 세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되는데, ‘시간-응시’, ‘공간-空.間.’, ‘파동-역사’가 그것이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고 만해(萬海)가 말하지 않았던가. 진공묘유(眞空妙有). “진정한 비움 안에 묘함이 있다”, 이른 바 텅 빈 충만이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들이 빚어내는 역사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실체 없는 무형물로 인해 내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남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대체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이며 누구인가? 본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 또한 그 물음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것은 현상계에서 작동하는 나(不空)와 절대계의 나(空), 그 사이에 진정한 예술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 감정, 오감(五感)이 작동하는 현상계의 아바타가 우주의 신(神)과 맞닿아 있는 영역이자 ‘참나’를 만날 수 있는 절대계를 향하는 그 지점에 진정한 아시아 미술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
- 박윤정(소마미술관 책임큐레이터)
1955년 출생
1954년 원주출생
1958년 출생
1957년 전라북도 전주출생
197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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