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문 사진전 Calvados in Paris

2013.12.18 ▶ 2013.12.24

경인미술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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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3-12-18 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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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lvados in Paris-013 2013

  • Press Release

    카이로스의 기억을 찾아서
    이경률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교수)


    전혀 예견치 못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엉뚱한 장면이나 아주 익숙한 일상에서 경험하는 낯선 느낌 또는 바이올린의 구슬픈 선율이 불쑥 이상한 현실의 환영을 경험하게 하듯이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슬며시 드러나는 기억들이 있다. 이러한 기억들은 두 가지 특별한 현상을 보여주는데 하나는 우리가 기억이라고 규명하는 이미지 즉 베르그송의 표현으로 회상-이미지 souvenir-image 의 질서를 이탈하고, 또 하나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 그러나 아주 친근한 어떤 인상 impression 이나 미묘한 감성의 음색 tonalité 을 동반한다.

    엄밀히 말해 기억은 회상으로부터 투영된 정신적 작용으로 논리적으로 인지되는 지적 기억과 무질서와 무시간 속에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감각에 의해 환기되는 기억으로 구별된다. 전자의 기억은 논리적인 연관으로 지적, 도덕적, 심미적 판단에서 스스로 네러티브를 짜는 의도적인 기억을 말하는데 공간의 질서 속에 나열된 크로노스의 기억이기도 하다. 이럴 경우 기억한다라는 것은 곧 인식 그 자체가 되고, 코키토의 형식으로 “나는 기억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공리를 성립시킨다. 반면 후자의 기억은 의도적으로 네러티브를 짜거나 논리적으로 탐지된 기억이 아니라 감각의 자극-신호 signe-stimuli 로부터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기억의 파편들로 구성된다. 이러한 파편들은 레미니센스 réminiscence, 데자 뷰 déjà-vu, 환영 fantasme, 직감 intuition 등 조각난 퍼즐처럼 탐지자의 사유를 부유하면서 삶의 카이로스를 경험하게 한다.

    고대 그리스어 카이로스 kairos 는 어원적으로 기회 혹은 호기라는 뜻으로 딱 알맞은 것, 적절한 때이자 유리한 순간을 말하는데, 비유적으로 말해 흉갑의 틈과 같은 지점, 사냥꾼이 정확히 꽂아 넣는 솜씨, 항해사에게 험난한 항로를 간파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러나 이때의 기회는 달인의 놀라운 쏨씨가 단순히 기술적 숙달로부터 만들어지지 않듯이 정신적 의미로 적정 순간의 포착을 말하며, 사진에서 앙리-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찰나 l’instant décisif 를 말한다. 결국 기억에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로고스 logos 와는 정 반대로 주체-작동자 sujet-operator 의 본능적 순간 즉 로고스와 파토스가 서로 만나 어떤 의미 작용을 흘리게 되는 순간, 어디서 본 듯한 낯익은 단편들, 희열과 아쉬움과 교차되는 인상, 오래전 사라진 기억의 부유물, 바로 이것이 카이로스의 기억이다.

    여기 작가가 보여주는 사진들은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거의 반사적 속도로 움직이는 위대한 직감의 카이로스들이다. 불쑥 아카이브 이미지로 나타난 흑백의 사진들 예컨대 거대한 다리에 살짝 겹쳐 나타난 불 켜진 에펠탑, 북적대는 야간 카페의 낭만과 열정, 그림을 들고 가는 행인, 큰 원통 광고판 사이로 건널목을 지나는 사람 등은 촬영 순간 심연에 잠재된 기억의 지표로 촬영자 자신의 병력구술에 의해 드러난 단편들이다. 그때 작가는 어린 유년시절 희미하게 기억하는 레미니센스나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을 보듯이, 말하자면 현재의 보이는 세상 le visible 의 시간성을 과거의 안 보이는 세상 l’invisible 의 공간성으로 돌려놓는 놀라운 감수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맥에서 현실의 단절이란, 눈 깜짝할 사이에, 장면의 의미 작용과는 전혀 다른 감각의 어떤 조짐을 기록하는 사진적 행위 acte photographique 이며 삶의 현장을 즉각 포획하는 정적의 순간이 된다.

    사진은 회상-이미지의 은유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볼 때, 작가의 사진들은 영화에서 장면과 장면 사이에 존재하는 잠상과 같이 의식과 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시선의 무의식 inconscient de vue’으로 나타난다. 무심코 던진 말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억압된 욕구의 단서가 되고, 실수로 깨트린 유리잔이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구속된 행위의 반작용이듯이, 촬영자의 시선은 우리가 인지하는 의미들 사이로 교묘하게 스며들어 갑자기 모든 지적인 질서를 이탈하면서 예견치 못한 엉뚱함이나 빛과 그림자의 절묘한 형상을 만든다. 이때 경쾌한 금속소리를 내며 현실을 자르는 행위는 보이는 세계에서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잠상의 충동과 욕구를 누설하는 일종의 위장된 제스처가 되며, 그 행위의 결과로 드러난 장면의 낯선 상황들 예컨대 허공 어딘가를 바라보는 군중, 기이한 형태를 보여주는 조형물과 조각,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 아침 햇살이 비치는 창문 커턴 등은 작가가 언젠가 경험했던 기억의 잠상인 셈이다.

    작가의 사진들은 단순히 자신의 독백을 설명하는 웅변이 아니라 그것을 수용하는 응시자에게 또 다른 기억의 형이상학을 지시한다. 장면에 나타난 에펠탑, 광장의 개선문, 거리의 카페, 세느강 뚝 등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장소를 지시하고 또한 작가가 직접 경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슬며시 응시자 자신의 경우로 전이되어 상황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떠올릴 수 있는 어떤 명상을 제공한다. 이럴 경우 사진 읽기의 상황적인 재구성은 응시자 자신의 연상의 환유적 확장으로 실행된다. 영화에서 장면과 장면 사이의 빈 여백은 관객 자신의 경험적인 상황으로 채워지듯이 삶의 기억은 끝없는 기억의 시퀀스와 같이 회상자의 연속된 이중인화로 나타난다 : 불 켜진 에펠탑 끝 가장자리에 연이어 나타나는 지난 여름날의 파리 여행 그리고 그 여행 한 가운데 연속으로 겹쳐 나타나는 누군가의 얼굴 ... 결국 작가의 칼바도스는 장면을 보는 응시자의 또 다른 칼바도스로 전이되어 프루스트 소설의 마들렌 과자, 문 열리는 소리, 덜컹거리는 마차와 같이 기억의 자극-신호로 나타난다. 이러한 신호로부터 드러나는 기억의 단편들은 그때 심연에 부유하는 위대한 카이로스의 세상으로 펼쳐진다.

    Quest for the Memory of Kairos
    Lee Kyoung Yul, Ph.D (Department of Photography in Chung-Ang University)


    Kairos in ancient Greek refers to an opportunity or good opportunity. It means the very right thing, good timing, or an auspicious moment. It figuratively means a point like a breach in cuirass, the skill of a hunter to hit the target with pinpoint accuracy, or the ability of a sailor to accurately determine the correct position in the wild sea. The opportunity in such cases, however, represents a mental capture of a right moment like l’instant décisif of Henri Cartier-Bresson in photography. The superb skills of a master are not a mere result of technical mastery. Contrary to rational and logical memory, Kairos memory comes at the instinctive moment of sujet-operator when logos and pathos meet and result in some meaning, e.g., scenes where we think we saw something beforehand despite not remembering when and where we saw it, feeling that joy intersects with regret, and fragments of memory that faded out a long time ago.

    Yang’s photos show us the moments of Kairos by his wonderful intuition moving almost reflectively with his unique perspective. The black and white archived images, e.g., the lighted Eiffel Tower partially obscured by a big bridge, the romance and passion at a night café crowded with people, a passer-by carrying a picture, and a man crossing the street next to a big cylindrical advertising board, all are fragments of his subconscious reaction to the moment of taking pictures that were dormant deep inside him. These moments reveal his sophisticated sensitivity that converts the ‘time’ in the current world of le visible into the ‘space’ in the past world of l’invisible as he dimly remembers reminiscence in his childhood or sees a familiar face that he feels he saw before but cannot remember exactly. In this context, the reality is disconnected in the twinkle of an eye by acte photographique to record a sign of senses completely different from the meaning of the scene, and the disconnection instantly captures the scenes of life silently.

    Given that a photo is a metaphor of memory-image, Yang’s photos are represented as inconscient de vue that exists between his senses like a latent image between scenes in a film. A word seemingly said inadvertently may not be a simple slip of the tongue but a clue to suppressed desire, and a glass broken may not be the result of a simple mistake but of a reaction to a restricted act. Likewise, his view subtly penetrates into the meanings that we recognize and suddenly breaks all cognitive order apart to create unexpected inconsequence or exquisite images of light and shade. When he cuts the reality with a rhythmical metallic sound, his behavior disguises his urge in a sense to reveal the impulse and desire of latent images that can no longer be understood in the visible world, and the resultant unfamiliar images, e.g., people gazing at a certain point in the sky, oddly-shaped sculptures, the spiral staircase to move backward in time, and sunlight in the morning shining through the curtain of a window are all latent images in his memory that he may have experienced at some time in the past.

    전시제목양재문 사진전 Calvados in Paris

    전시기간2013.12.18(수) - 2013.12.24(화)

    참여작가 양재문

    초대일시2013-12-18 17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없음

    장르사진

    장소경인미술관 KyungIn Museum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11-4 )

    연락처02-733-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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