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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8 ▶ 2014.08.09
2014.07.08 ▶ 2014.08.09
김채원
ablynthⅠ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1
김채원
LablynthⅠ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1
김채원
LablynthⅡ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4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상은 단순하지만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리(지구의 공전과 자전, 중력 등)가 존재함과 동시에, 무한한 진보를 보장할만한 과학의 힘이 존재함에도 우리는 ‘돌발적 변화’라는 기습공격 아래에서 항상 백기를 들어 왔다. 쓰나미, 화산폭발, 태풍 등 자연재해부터 주가폭락, 선박침몰, 총기난사사고 같은 인재 까지, 이런 극적인 순간들은 결국 예측 불가한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의 순간은 언제나 인과관계의 틀 안에서 생겨난다. ● 모든 순간의 뿌리에는 항상 아주 단순한 까닭이 존재한다. 고속도로에서 한 명의 운전자가 무심코 밟은 브레이크 때문에 교통 혼잡이 생겨나기도 하고, 대기 흐름의 작은 변화 때문에 악천후가 찾아오기도 한다. 심지어는 가장 복잡한 존재인 ‘생명체’의 존재이유가 ‘지구에 물과 대기가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한마디로 설명되기도 한다. 이렇듯 아주 사소해 보이는 사건 하나가 일으킨 파문이 네트워크 전체로 퍼져나가며 후에 거대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결과를 접하기 전에는 처음 일어난 사건이 사소한 것인지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영국의 과학저술가이자 천문학자인 존 그리빈(John Gribbin)은 이러한 카오스 속 깊이 숨겨진 단순함을 Deep Simplicity라고 설명한다.
김채원은 전시장에 자신만의 가상공간을 가져오면서 우주의 생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실 세계의 본질을 탐구하려 한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은 앞서 언급한 Deep Simplicity로부터 시작된 작가의 연구 결과물들이다. 이 작업들의 일부분은 일견 구름을 연상케 하는데, 이것들은 실제로 전시장 안에 부유하며 작가가 상상하는 심리적 세계, 상상적 공간을 그려낸다. 작가는 단순한 법칙에서 출발한 우주가 끊임없는 변화와 증식을 통해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혼잡해진 상태를 작업으로써 보여준다. 이 구름 같은 오브제들은 처음 팔각형 부품에 스틱 하나가 끼워지면서 탄생한다. 이렇게 한 점에서 시작된 오브제들은 확장 과정에서 작은 변형들이 개입 되고 결국엔 모두가 각기 다른 형태를 갖게 된다. 구성 물질과 확장방법에 있어 모두 같지만, 작은 변형들이 개입되면서 전체 형태는 유사점을 띔과 동시에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가진다. ● 작가는 이렇게 우주의 생성과 본질을 이야기하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질서와 혼돈의 중첩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던진다. 작가는 일상의 오브제들을 결합시켜 만들어낸 설치 작업들을 전시한다. 작가의 손을 떠난 이 사물들은 흩뿌려지거나 쌓아올려져 폐허가 된 미래의 암흑도시를 형상화하기도 하며, 비선형적 조립과 결합을 통해 마치 증식하는 정체불명의 유기체인 양 빈 공간을 조용히 점유해 가기도 한다. 이렇듯 본래의 형체와 역할을 잊은 사물들은 미래의 우주와 자연의 범주에 디스토피아적 형태를 부여한다. 작가는 인간이 갈망하는 영원성에 대해 결코 낙관적이지 않은 시선을 보냄과 동시에, 일상의 물건들을 작업으로써 자신만의 공간에 저장하며 일상의 영원한 보존을 시도한다.
이렇듯 작가가 보여주는 우주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 카오스모스(chaosmos)의 모습이다. 다시 말해, 질서와 혼돈이 기묘하게 결합된 ‘복잡한 질서’의 세계인 것이다. 이 안에서 질서와 혼돈은 대립적인 개념이 아닌 상호보완적이며 중첩된 개념이다. 진리와 질서가 반듯하게 가꾸어놓은 것처럼 인식되어온 이 세계는 결국 우연과 가변이 지배하는 세계로 변모하게 되고, 그리고 다시 이 안에 새로운 법칙과 질서가 생겨난다. 질서와 혼돈은 이렇게 중첩되며 ‘복잡한 질서’를 그 안에 있게 한다. 하나의 나뭇가지가 성장하며 두 갈래로 갈라지고, 그 갈라진 나뭇가지도 어느 지점에서 다시 두 갈래로 갈라진다. 그리고 또 다시 갈라지기를 반복한다. 프랑스 수학자 만델브로트(Benoit B. Mandelbrot)는 이렇게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구조를 프랙털(fractal) 구조라고 명명한 바 있다. 작가의 작업들은 이러한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과 ‘순환성(recursiveness)’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공간을 점유하며 확장한다. 그리고 동시에 우주의 질서와 혼돈 역시 이 구조 아래에 존재함을 이야기한다. ● 우리는 대단히 복잡한 세계에 살고 있다. 전 세계는 질서정연한 법칙과 진리,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들은 이 사실이 우리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절대로 이야기 할 수가 없다. 김채원의 작업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는 질서와 복잡함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순환 속에 있기 때문이다.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문두성
The world we live in seems clean-cut and simple at first glance, but that could not be further from the truth. While gravity, the Earth’s rotation, and other scientific facts are indisputable, we have always been vulnerable to unforeseen changes. Whether it be a natural disaster such as a tsunami, volcanic eruption or hurricane, or a human accident such as a stock market crash, shipwreck or random gunfire, we do not have the foresight to predict where and when such events might take place. Such chaos takes its toll on human networks without exception. ● Catastrophic events are often triggered by a mundane incident. A driver who thoughtlessly slams the brakes can cause a massive traffic jam. A small change in atmosphere can bring about a terrible storm. Some believe life on Earth is simply the result of ‘water and atmosphere.’ It is not hard to find examples of a small action rippling through a network, consequently causing a phenomenon. Therefore, it is impossible to judge whether or not an incident is relevant until one knows its full consequences. British science writer and astrologist John Gribbin calls the simplicity hidden deep inside chaos “deep simplicity.” ● Chaewon Kim creates her own virtual world in her given space, telling her version of the Genesis. Through this she initiates a search for ‘the essence.’ The artwork Kim showcases in this exhibition are the results of an investigation that is rooted in the abovementioned idea of ‘deep simplicity.’ The pieces resemble cumuli floating in space: They form the artist’s imaginary inner world that begins from a simple principle – but the world becomes chaotic and unpredictable with constant proliferation. The cloud-like objects are based on an octagonal shape with a stick running through them. The objects are slightly modified as they multiply, each becoming a shape of its own. The base components remain the same as well as the basic principles of extension, but the slight changes cause the end results to assume a different look. ● The artist touches upon the essence of the universe as well as the continual order and disorder that accumulate within. Her installations are a combination of highly-recognizable objects. They are either scattered or piled up in a heap, reminding viewers of a dystopian future city. The nonlinear and repetitive assembly of objects quietly creeps over the wall, as if it were an unidentified organism. The elements, having lost their original purpose, become part of a dystopian world set in the future. It is as if the artist has glanced pessimistically at man’s longing for eternity. But at the same time Kim limits her materials to daily objects, breathing immortality into moments of life. ● Utopia and dystopia, order and disorder coexist in Kim’s universe, or Kim’s ‘chaosmos.’ It is a world that operates according to a complex order that encompasses both discipline and the unconstrained. In this world, order and disorder are not polar opposites – they are complementary and even similar. This world may be rooted in order and principles, but it is transformed into a world ruled by coincidence and variables that gives birth to a new law within itself. As you can see, order and disorder merge together as they create a new ‘complex order.’ Tree bark grows and splits in two; each of these pieces splits in two again; and so the multiplication continues. French mathematician Benoit B. Mandelbrot defined a fractal as ‘a curve or a geometric figure, each part of which has the same statistical character as a whole.’ Kim’s works expand their space based on the rules of self-similarity and recursiveness. She explains that all the order and disorder in the universe exists under this structure. ● We live in a complex world, a world based on orderly rules, the truth, and networks. But we cannot explain how this fact can affect us at all. That is because we exist in an eternal loop of order and complexity, as viewers can perceive in Chaewon Kim’s work
1982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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