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
like a virgin-bmb2007051 Gelatin silver print, 120x120cm, 2007
김대수
bamboos from the people-bmb1998004 Gelatin silver print, 120x160cm, 1998
김대수
color of vertical-bmb2006064 Gelatin silver print, 45x180cm, 2006
김대수
dusk-bmb1998091 Gelatin silver print, 41x54.8cm, 1998
김대수
listening to the bamboo-bmb2008038 Gelatin silver print, 120x160cm, 2008
김대수는 근 30년 동안 사진을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한국적 조형의식의 이미지화이다. 그 대상은 대나무와 별, 하늘을 촬영하며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 어떤 것을 시각언어로 담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번전시는 그 중 대나무 사진만을 골라 전시 한다.
Like a virgin 2007 대나무는 과거부터 글과 그림으로 자주 사용되던 소재다. 곧고 바르며 겉은 단단하고 속이 비어있는 대나무의 조형미가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주요한 기호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한국적 조형미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대나무에 주목하고 조용하지만 잊혀진 정신적 지표로써 대나무에 집착한다. 한국적 조형의식의 단서를 대나무에서 찾는 것이다.
김대수가 한국적 조형의식을 풀어내는 방법은 우리 전통 철학의 이미지화이다. 예로부터 우리는 겉과 속이 같고 마음과 정신이 한결같아야 한다고 배웠다. 표리여일(表裏如一)은 퇴계이황 철학의 주요한 가치이기도 하다. 안과 밖이 한결같아야 진실한 것임을 강조하며 진실(real)은 아름다움에 다가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작가의 사진에는 음과 양이 담겨 있으며 그것은 서로 다르지 않고 한결같다. 대나무가 여물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like a virgin’은 이제 막 온전한 대나무로 성장한 밝은 톤의 대나무와 풍파가 녹아 있는 거칠어진 대나무의 표면을 확대한 사진이다. 음영이 뚜렷한 대나무를 교차시켜 순결함을 강조한다. ‘Dusk’와 ‘road to the sky’는 각각 다른 사진처럼 보이지만 실상 같은 사진의 음영을 반전시킨 것이다. 네거티브를 포지티브로, 포지티브를 네거티브로 변환 시켰음에도 서로 다른 별개의 풍경을 펼쳐낸다. 또한 like negative와 like positive는 포지티브 사진, 네거티브 사진이다. 음과 양의 조화로운 풍경을 화면에 담으면서 그 둘이 다르지 않음을 이미지화시킨다. 태양빛이 아니라 달빛으로 촬영한 대나무 사진도 등장시키며 음의 빛을 다루기도 한다.
작가의 사진에는 초점이 없다. 그렇다고 초점이 흔들려서 대상을 확인하지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사진전체 구석구석 모두 볼 수 있도록 다 초점을 지향 하고 있다. 격정적 순간의 주제를 살리기 위해 날려버리는 주변이 없다는 말이다. 마치 민화의 한 종류인 책가도의 다 시점을 인용하듯 모든 곳에 초점을 두고 있다. 불교에서 무심은 번뇌인 분별이 사라진 늘 깨어있는 상태를 이른다. 즉 마음을 비움으로써 마음을 채우는 경지를 뜻한다. 작가는 그렇게 초점을 없앰으로써 주제를 더욱 부각시킨다.
김대수의 대나무 사진은 대상과 시점, 그리고 네거티브와 포지티브의 조화 여기에 작가의 치밀한 구성이 더해 탄생되었다. 이로써 동양철학의 상징성을 면면이 읽혀질 수 있도록 장치하며 한국적 조형의식의 발현에 중점을 둔다. 이번전시는 작가가 30년동안 추구해온 한국적 조형미의 가능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삶의 가치, 그로인해 파생되는 진실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955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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