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수: 여묵적료如墨寂寥_먹빛을 따라 고요함에 이르다.
2010.03.24 ▶ 2010.03.30
2010.03.24 ▶ 2010.03.30
김남수
옥정호 순지에 먹, 55.5x72cm, 2009
김남수
월출산 순지에 먹, 53x112cm, 2010
김남수
장자도 순지에 먹, 53x72cm, 2010
김남수
백산지 순지에 먹, 40x117cm, 2009
길 위의 길, 변화와 불변의 공연(共演)
김남수는 무던히 길을 떠난다. 그 길은 세속을 위한 방법도, 탈속을 향한 고행도 아니다. 단지 주어진 자기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자기의 삶을 저런 특이한 세상에 던지니 도인인 것처럼 들리겠다. 김남수는 도인이 아니다. 커머셜 아티스트는 더욱이 아니다. 진정 그의 행보는 대자연을 품에 넣으려는 정신적 교만도 아니며, 세속으로부터의 도피도 아니다. 그저 살아갈 뿐이다. 무엇을 얻길 위한 삶인가? 김남수는 ‘문질(文質)’이라는 말에 가장 집중한다. ‘문질’을 이용한 말에는 대략 두 가지 유명한 문구가 있다. 하나는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는 말이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장식과 속내용이 잘 조화를 이룬다는 말로 논어에 나온다. 또 ‘문불승질지위군자(文不勝質之謂君子)’라는 말은 회남자의 명문을 모은 선집 무칭훈(繆稱訓)에 등장하는 말이다. 문이 질을 이기지 않는 것을 일컬어 군자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문은 학식을 뜻한다. 질은 어떤 사람의 성품을 뜻한다. 또 문은 문화이다. 질은 인간의 영혼이다. 문은 세련된 형식이요, 질은 내면에서 솟아나는 인정이다. 한국의 아름다움은 ‘문불승질지위군자’라는 회남자의 말을 지켜낸 아름다움이다. 결코 학식과 세련됨으로 무장하는 형식미가 아니라 질박, 소탈, 솔직의 담박한 아름다움이었다. 질이 문을 휘감고 문이 질의 양팔 틈새로 나올락말락 하는 경지에 우리 참의 혼이 배어있다.
예술이 무엇인가? 답하는 순간 예술이 사라진다. 그렇다면 삶이란 무엇인가? 답하는 순간 혼란이 다가온다. 그렇다면 너는 어디서 왔는가? 당연히 모르겠지. 그냥 가장 멋지게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김남수는 한국 밖을 나가본 적 이 없다. 그는 한국에서 38년 동안 살았던 시간의 축적과 앞으로 다가올 3, 40 여 년의 미래적 시간을 현재 보는 산과 들에 비추어본다. 다 비우고 나서 그려낸 그림, 실제로 만난 산과 들과 물을 그린 그림, 그래서 그의 그림은 즉물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하였듯 질이 문을 끌어안아 문이 넘치지 않게 달래기 위함이다. 그의 그림은 기교 없이 카타르시스의 순간만이 정지한 장면이다.
그리고 또 하나 김남수는 ‘지각의 세계(world of perception)’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치 메를로퐁티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재발견하는 것, 그런데 너무나 쉽게 이 사실을 잊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재발견하려는 세계는 다름 아닌 지각의 세계인 것이다””고 말했다. 지각된 세계(perceived world)는 주관의 세계이다. 나의 마음과 지각의 변화에 의해 시시로 변하는 세계이다. 나의 마음과 정신이 좋은 방향으로 발전했을 때 내가 본 산야는 진실에 가까울 터이고 그 반대였을 때 내가 본 산야는 무의미이리라. 따라서 김남수의 작업은 자신의 내면적 발전의 지표가 된다. 무의미로서의 산야보다는 진실의 산야를 진정으로 보는 것, 거기에 학교에서 배운 문보다 스스로 길러온 질, 즉 바탕의 인정을 진실의 산야에 덧칠하는 과정이 김남수 산수의 특징이자 지상의 과제가 된다. 따라서 정리하자면 김남수의 예술은 내가 태어나 자란 이 땅의 진면목에서 한국인임을 찾는 것, 또 하나 내 자신의 지각과 내 바탕, 내 영혼의 발전을 표시하는 여정이다. 변화하는 세계와 불변하는 자성이 함께 시작하고 끝을 맺는 공연(共演)이다.
- 갤러리 아트사이드 큐레이터, 이진명
Journey or the Interplay of the Constantand the Changing
Namsu Kim is an artist on a journey. His purpose and destination are certainly not this-worldly, but that does not mean he is on a penitential pilgrimage to escape from the mundaneness of existence. His journey is quite simply to live his own life, yet he resigns himself to such a strange and mysterious realmthat one might think he was an ascetic. He is nothing of the sort, but he is even further away from being a commercial artist. He does not have the psychological pride to even think that he can embrace Nature in his two arms, and he is not running away from this world, banal though it may be. He is just living his life, nothing more, nothing less. What then does he wish to achieve in his life? Namsu Kim focuses on the concept of the style and substance (文質). 文質, read munjil in Korean and wenzhi in Chinese. There are two well-known quotes from the classics concerning this concept. The Analects of Confucius for one discusses the balance of style and substance (文質彬彬) 文質彬彬, read munjil binbin in Korean and wenzhi binbin in Chinese. essentially to say that the style or ornamental accomplishments that are apparent on the outside should be in harmony with the substance underneath it. In another Chinese classic, Huainanzi (淮南子), in the chapter titled Miucheng (繆稱訓), it is said that the style should not surpass the substance (文不勝質之謂君子). In these contexts style refers to one’s academic accomplishments and substance one’s character. Style can also mean culture, and substance the individual’s spirit. Style is the sophisticated form, and substance the generosity and kindness from within. The Korean concept of beauty is one which can be achieved when the style does not overtake substance. Beauty is not rooted in form that is embellished with scholarly accomplishments and cultural sophistication. It is simple, down-to-earth, unpretentious and honest. The Korean native soul resides where substance wholly embraces style, allowing only glimpses of it rather than blatantly flaunting it.
What is Art? The moment you answer that question, it escapes you. What is life? Say something in response, and there is confusion. Then where did you come from? Of course you do not know. Just say you were born in so and so country. Namsu Kim was born and raised in Korea, and has never crossed its borders to a foreign territory. He has had 38 years past him and can expect another 30 to 40 years ahead. Heprojects both past and future unto the hills and fields of the present. With all that emptied away he would paint the hills, the fields and the waters he encountered. Not surprisingly, his works may appear at first glance as little more than realistic representation of nature around us. But he does so to achieve that balance between the substance and the style, tohave the substance embrace and hold the style so that the latter does not overflow in excess. His work is a still moment of catharsis unadorned with artificial skill.
Another aspect of Namsu Kim is that he talks about the world of perception, which reminds one of Merleau-Ponty’s discussion of the world and our perception of it. The French philosopher of phenomenology essentially said that we need to rediscover this world we live in, in other words, the world as was perceived by us. The perceived world is a subjective world. It is a world that constantly shifts in tandem with the changes in our feeling and perception. Therefore, the mountains and fields one has seen when his heart and mind are in a positive state will naturally be closer to the truth, but when his heart and mind are in a negative state the same surroundings may lose their meaning. Therefore, Namsu Kim’s paintings may serve as indicators of the growth of his inner being. Hiscreative process begins from seeing the true Nature rather than the Nature without meaning and depicting that with the substance he has grown inside him rather than knowledge and skills acquired by education. This is the hallmark and the ultimate goal of hisart. In sum, Namsu Kim as an artist seeks to find his true Korean identity and to creatively express how his perception, inner substanceand his soul have grown. His creative activities constitute an interplay of the ever-shifting world and the unchanging nature of the self. - Jin-Myung Lee, Curator, Gallery Artside
자연(自然)은 제각기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빛은 그냥 그대로다.
자연으로 들어가 풀 하나 하나에서 고요함을 보고 느끼는 것은 자연과의 하나됨 일 것이다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닌, 물아일체(物我一體) 됨이다.
자연과 하나되어 유유자적(悠悠自適) 자유로와 짐은 먹빛을 따라 고요함에 이르고, 그 흥취에 젖어 들게 된다.
이렇듯 먹(墨)은 자연과 나를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이며,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나는 자연을 단순히 사경(寫景)함이 아닌, 자연을 통해서 나를 발견하고 대자연의 자유와 춤을 춘다.
그래서 자연과 하나되어 어느 곳에도 머무름이 없는 자유를 화폭에 담아내려 한다.
-김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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