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철
Dont walk-2 mixed media, 162x112cm, 2010
신상철
드라이브-꽃 mixed media, 40x40cm, 2010
신상철
드라이브-꽃 mixed media, 40x40cm, 2010
신상철
오리엔탈환타지3 mixed media on korean paper, 70x50x5cm, 2009
꿈을 조각하는 화가 신상철
신상철의 <꿈>은 평면이 아니다. 꿈은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주어진 의무이지만 실패나 좌절과 같은 알러지가 되기도 한다. 그는 알러지 반응이 있더라도, 꿈은 누구에게나 소망이 된다는 것을 작업으로 말해 주고자 한다. 평범하게 살려는 꿈은 스스로 닫거나 한계를 지으려 할 때 나타나는데, 그는 그곳을 포착했다. 그리고 작은 조각배 하나를 띄워 물질과 정신이 만나는 거친 여울목으로 들어간다. 아직 괜찮은 꿈을 꿀 수 있다고 그는 그림으로 알려주고자 한다. 비록 평범한 꿈이고, 오래도록 잃어버린 꿈이라 할지라도 다시 꾸라고 그림에 혼을 넣는다.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꿈조차 꾸기 힘든 현실에서, 꿈의 토르소(torso)에 손과 발을 붙여주는 작업이 그가 하는 일이다. 괜찮다. 괜찮다라고 사람들의 꿈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조석현(사진,미술비평)
꿈의 소비학 - 신상철론
소비와 모방을 부추기는 대중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은 티브이 화면과 일상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유행과 자극에 민감해졌다. 개인의 정체성은 어떤 물건을 소유하고 있느냐로 규정되고 개인의 구원 역시 앞으로 어떤 물건을 소비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 광고는 물신 숭배의 각축장이 되었고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욕망을 그 곳에서 접수한다. 신상철은 작가 개인의 욕망이자 현대인 모두의 욕망이 투과된 상업적 아이콘을 부조 위에 다양한 혼합 기법을 사용해 담아낸다. 엉덩이를 드러낸 광고모델의 노골적 포즈와 핑크색의 육감적인 입술을 고급 세단의 자동차 형태의 부조 위에 그대로 중첩시킨다.
성애와 부 모두를 욕망하는 자신의 남성을 작품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여기에 현대 예술의 신화가 된 앤디워홀의 작업까지 작품 소재로 차용하면 예술가로서의 성공과 명성까지도 작가는 화면에 복제하고 있게 된다. 어렸을 때 프라모델을 조립하며 실제 자동차나 로봇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을 대리 만족했던 것처럼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자신의 예술을 욕망의 대용물로 체계화시킨다. 이제는 이미 구태의연하고 진부해진 팝 아이콘을 화면에 재생산해내는 이유는 대중문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팝 아트를 의식적으로 멀리했던 작가가 실제로 자신의 일상이 무엇에 의해 지배 받고 있는지를 성찰하면서부터이다. 대중문화와 상업시스템에서 자유롭지 못 한 것은 그 공기 속에서 매일 같이 숨 쉬는 예술가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신상철은 인위적인 욕망을 만들어내는 광고와 상업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광고 이미지를 패러디 한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충족된 이후로 인간은 자신이 숨 쉬는 문화에 의해 개인의 욕구와 갈망을 학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이러한 대중문화의 지배적인 상업주의적 속성이 억압적일 수도 있지만 문화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한 개인이자 예술가로서의 욕망을 포장 없이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신상철의 어법이다. 다른 색깔로 계속 변화하는 그의 또 다른 라이트 작업은 화려하고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욕망과 그것을 관람하는 관객의 욕망이 조우하고 소통하는 매개체가 된다. 꽃 안에서 붉고 푸르게 명멸하는 라이트는 화려한 밤거리의 네온과 미술시장에서 여전히 최고의 판매율을 자랑하는 꽃 그림 모두를 떠올리게 한다. 꽃은 방금 전까지 푸른 색이었지만 이제는 붉은 색으로 피어나고 있다. 생과 화려함의 극치인 꽃이 그 불꽃이 꺼지지 않고 변화하는 것은 매일 변화를 꿈꾸고 소비를 통해 영원불멸까지 꿈꾸는 현대인들의 꿈과 예술을 통해 영원을 꿈꾸는 작가의 꿈이 또 한번 일치하는 지점이다. 고급 예술과 대중 예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미술의 어법 또한 의도적으로 상품화 되는 오늘 날 신상철은 꿈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림과 동시에 예술 작품도 소비 환경에 의해 매개된 욕망임을 작업을 통해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민희(미술비평)
작가노트 - 신상철
나는 나의 꿈 또는 욕망을 형상화 하는 작업을 한다. 좋은 타를 타고 싶다!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다! 멋진 동반자를 만나고 싶다! 이러한 소망이나 희망을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 듯 형상화 한다. 그래서인지 작업하는 순간만큼은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것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현실에 쫓겨 간과하고 지냈던 꿈들을 환기시켜주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꿈들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꿈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일상에 쫓겨 그 꿈을 잊고 살아간다. 나는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통해 그 동안 잊고 지나쳐왔던 꿈과 소망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자 이제 자신의 꿈이 실현되었다고 상상해 보라. 상상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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