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알려준 것들 Memory of the Breeze
2015.09.05 ▶ 2015.09.25
초대일시ㅣ 2015-09-05 17pm
2015.09.05 ▶ 2015.09.25
초대일시ㅣ 2015-09-05 17pm
이진영
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 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9.6(w)x12.6(h)cm(2장), 아크릴, 쇠, 9.6(w)x13.4(h)x20.8(d)cm,, 2015, 개인소장
이진영
앵프라맹스(Inframince)/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앵프라맹스(Inframince) 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유리 네가티브원판 9.6(w)x12.6(h)cm(2장),, 아크릴, 쇠, 9.6(w)x13.4(h)x14.8(d)cm/9.6(w)x13.4(h)x20.8(d)cm/.6(w)x13.4(h)x15.8(d)cm, 2015, 개인소장
이진영
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 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원판사진설치에 사운드, 9.6(w)x12.6(h)cm(6장), 아크릴+쇠 9.6(w)x13.6(h)x120(d)cm, 쇠 지지대 9.6(w)x95(h)x120(d)cm, 2015, 개인소장
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 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127.8(w)x169.7(h)cm, 2017
이진영
바람기억 Memory of the Breeze 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원판사진설치에 사운드, 9.6(w)x12.6(h)cm(6장), 아크릴+쇠 9.6(w)x13.6(h)x120(d)cm, 쇠 지지대 9.6(w)x95(h)x120(d)cm, 스피커, 엠프, 2015, 개인소장
이진영
하늘정원SkyGarden 투명인화지에 잉크젯 프린트, 70(w)x53.2(h)cm(2장), 2015, 개인소장
이진영
바람기억(Memory of the Breeze) 습판인화술(암브로타입), 유리원판 사진설치에 사운드, 9.6(w)x12.6(h)cm(6장), 아크릴+쇠 9.6(w)x13.6(h)x120(d)cm, 쇠 지지대 9.6(w)x95(h)x120(d)cm, 스피커, 엠프, 유리, 2015, 개인소장
전시서문
바람이 알려준 것들(2015)_ 이진영 개인전
이진영의 6번째 개인전 “바람이 알려준 것들(Memory of the Breeze)”에는 하늘 속 구름 이미지의 다양한 변형이 소개된다. 작품들 사이를 서성거리다 보면 마치 구름이 떠있던 그 둘레의 공간을 구름과 같이 빼내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늘 정원’, 혹은 ‘바람 기억’이라는 제목의 작품들은 구름을 찍으면서 하늘의 대기(大氣)와 대기 속에 번져있는 파장들이 더불어 빠져 나와 사진에 담긴 듯하다. 작가는 습판 인화술(wet collodion process)을 토대로 작업을 한다. 습판 인화술은 현상을 마치는 단계까지 작가가 감당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 ‘한계 내’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것과 그 과정 중에 생기는 ‘자연스런 사고’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이 둘이 이진영의 예술을 만드는 필수 요소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모든 작품은 작가가 몽골의 고비 사막에 2주동안 몽골과 한국의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체류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바람 기억’과 ‘하늘 정원’은 몽골 사막의 풍경이 결코 아니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몽골 사막의 자연 경관을 보고 느꼈던 감각들을 가장 꽉 차게 투영하는 것이다. 또한 미디어 작가 김준과 자연에서 채집한 소리를 화이트노이즈로 변형하여 설치한 소리 효과를 전시 공간에 병치하여 관객들이 작가의 장소 특정적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진영의 사진 이미지는 작가로서의 개념적 상상력과 작품을 만드는 ‘방법’이 계속 긴밀하게 상호 작용하는 속에서 만들어져 나온 것이다. 이진영은 선택한 특정 방법을 통해 관객에게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꽉 차게 전달하려고 한다. 경험에 대한 완전감(完全感)을 투영하고자 하는 이진영의노력이 하늘과 구름의 흐릿하고 추상적인 구도 속에 응축되어 있다.
Memory of the Breeze (2015) _ Jinyoung Lee solo exhibition
Memory of the Breeze is Lee Jin Young’s sixth solo exhibition showcasing variations of images of clouds and sky. Walking back and forth from these delicate images pressed against transparent panels it feels as though Lee has extracted the atmosphere of these black and white skies, which are titled either Sky Garden or Memory of the Breeze. She primarily works with the wet collodion process, and having to work within the limits of this film development and having to accept natural accidents is what makes her art.
All the featured works evolved from the artist’s two-week stay in the Gobi desert in Mongolia. However, they are by no means supposed to be portraits of Mongolia. The priority for the artist is to project her experience of seeing and feeling the Mongolian natural scenery in its fullest. Moreover, Lee includes speakers playing white noise in the exhibition space to further immerse the viewer into her experience. These recordings comprise of different sounds from the nature collected by sound artist Kim Joon.
Lee’s conceptual vision is in a constant and intimate dialogue with her art-making process and the images produced are grown from it. This is how she tries to obtain a sense of fullness and familiarity of her own experiences to be projected to the viewer.
평론글
“바람이 알려준 것들”: 감각의 완성과 예술
케이트 림
(Art Platform Asia 대표, 독립 큐레이터, Art Writer)
이진영의 6번째 개인전 “바람이 알려준 것들(Memory of the Breeze)”에는 하늘 속 구름 이미지의 다양한 변형이 소개된다. 작품들 사이를 서성거리다 보면 마치 구름이 떠있던 그 둘레의 공간을 구름과 같이 빼내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구름을 찍으면서 하늘의 대기(大氣)와 대기 속에 번져있는 파장들이 더불어 빠져나와 사진에 담긴 듯하다. 이진영의 이번 전시에는 ‘하늘 정원’, ‘바람 기억’이라는 제목이 풍기는 서정적 향수를 뛰어 넘는 날카로운 예술적 도약이 있다. 이 글은 이진영의 작업 방법, 그녀의 방법론이 최종 작품을 통해 불러일으키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더불어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작가가 특별히 성취한 그의 예술적 도약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
이진영의 방법: 방법으로부터 자란 예술
이진영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점은 그녀가 창작 과정에서 사용하는 특정 방법이다. 이진영의 사진 이미지는 작가로서의 개념적 상상력과 작품을 만드는 ‘방법’이 계속 긴밀하게 상호 작용하는 속에서 만들어져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진영은 선택한 특정 방법을 통해 관객에게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꽉 차게 전달하려고 한다. 경험에 대한 완전감(完全感)을 투영하고자 노력한다. 따라서 풍경, 인물, 대상을 담은 사진 작품들을 만드는데 있어서 완성된, 보다 꽉 찬 시각적 인식을 유도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적인 개입이 중요하게 된다.
이진영은 과거에 여러 종류의 방법을 실험했다. 그러다가 습판 인화술(wet collodion process)이 가져오는 묘한 불완전함과 불명확함이 주는 시각적 효과에 만족을 느껴 그 방법을 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감광제가 마르기 전에 암실로 가져가 현상까지 끝내야 하는 제작 과정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낀 먼지나 이물질(異物質)이 최종 작품의 이미지로 영원히 같이 남는다. 결국 (습판 인화술 방식의) 현상을 해야 하는 ‘한계 내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것과 (그 과정 중에 생기는) ‘자연스런 사고’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이 둘이 이진영의 예술을 만드는 요소이다.
이번 전시는 습판 인화술의 일환으로 유리원판에 현상을 한 암브로타입 2개를 아크릴 판 사이에 겹쳐 놓거나 혹은 암브로타입 6개를 아크릴 판 사이에 끼워서 길게 만든 설치 작품이 선보인다. 또한 유리원판 작업을 투명인화지에 크게 확대 인쇄한 작품도 포함된다. 유리원판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서 일반 종이를 쓰지 않고 투명인화지에 인쇄를 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여러 다른 대상을 찍지 않고 한 피사체(구름이 떠 있는 하늘)의 여러 암브로타입을 토대로 다양하게 보여주는 방법을 탐험해 본 것이다. 그렇게 ‘집중’하는 과정을 통해 이진영은 애초 자신이 암브로타입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작가적 애착을 넘어, 자신의 예술적 개념 자체를 체험하고 발견하게 되었다.
대상과의 친밀화는 대상을 불명확하게
이진영은 자신이 친숙하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나 장소를 사진 찍을 때는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진영은 작가 노트에서 ‘나에게 있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주변의 환경에 적응해 내려는 내 식의 궁리이다’라고 밝혔다. 작가는 적응을 하고 불편함을 풀어내기 위해 촬영하는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그 대상과 친밀해 지려고 한다. 그러면서 그 대상과 대상을 둘러싼 모든 것을 시각적으로 풀어 낼 수 있는 이미지를 찾으려고 한다. ‘낯설음’을 없앤다는 것은 곧 ‘알아간다’ 것이며, 이 과정이 이진영이 생각하는 예술의 의미인 것 같다. 이렇게 낯설음을 풀면서 대상에 대해 친밀해지는 과정 중에 포착된 이미지들은 모두 뜻밖에도 단순하고 불분명하다. 작품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작가의 관심이 어느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전체의 모습에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이진영의 작품 안에서는 뭔가 칼로 자른 듯이 명확하고 분명한 어떤 것은 잃어버리지만, 전체를 바라보는 인식의 초점은 더 깊어진다. 대상의 물리적 형태의 명확성이 없어졌지만 대상 주변의 추상적 분위기가 확대 된다. 바로 이 추상적 주변으로부터 대상과의 ‘친밀화’ (혹은 ‘대상을 알아가는 것’)가 형성되는 것이라 본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 작품의 소재는 전혀 변하지 않는다. 이진영의 관심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둘러싼 대기권과 그 추상적인 느낌이다. 구름의 이미지는 그것이 속했던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공기층을 통째로 우리에게 가져오는 것 같다.
작품의 주요 대상을 찍는 것과 관련한 이진영의 첫번째 중요한 경험은 ‘Retrace’ 연작을 만들면서 시작했다. 당시 작가는 아말리아라는 소녀를 스캐너를 사용해서 찍었었는데, 찍고 난 후 아말리아의 얼굴 선이 구불거리고 비틀거리는 선으로 표현된 것을 발견했다. 이진영은 그 신기함에 매료되었다. 스캐너라는 기계의 특정한 성질이 연루되면서 동시에 아말리아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꼼지락거린 것이 자연스럽게 이미지로 포착되었던 것이다. 그 때 이진영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아말리아의 형태와는 다른, 사진을 찍던 그 순간의 아말리아의 행동과 성격을 드러내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스캐너가 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이 작품은 스캐너가 포착한 우연성의 예술이었다고 볼 수 있다. 불완전함을 담은 공기층을 스캐너를 매개로 한 ‘우연의 기교’가 재현해 내었으며, 동시에 최종 이미지가 작가 자신의 (아말리아에 대한) 인식에 개입하고 변화를 준 것이다.
작품의 중심적 대상과 친밀화하는 과정에서 결국 이진영은 자신이 형성한 생각과 기억을 보완(補完)해 주는 자연스런 사고들의 힘을 믿는다. 스캐닝에서 나타난 갈라진 선들, 흐릿한 수수께끼같이 나타난 물자국, 기다란 흔적, 먼지는 모두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구성하는 중대한 문맥이 된다.
투명한 여러 층(層)에 담긴 체험
작품 ‘바람 기억’과 ‘하늘 정원’은 작가가 몽골의 고비 사막에 2주동안 몽골과 한국의 다른 예술가들과 체류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 때 이진영은 처음으로 사막의 거대한 적막을 경험하였다. 사막의 고요함은 바람, 햇빛, 하늘에 매달린 구름 등 모든 자연 환경을 느끼는 감각들을 증폭시키는 그런 종류의 고요함이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사막의 마루에 구름이 남긴 그림자의 섬세함과 부유하는 상태에 특히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작가는 회고했다. 그러나 ‘바람 기억’과 ‘하늘 정원’은 몽골 사막의 풍경이 결코 아니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몽골 사막의 자연 경관을 보고 느꼈던 감각들을 가장 꽉 차게 투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각의 꽉 찬 경험을 달성하기 위해서 시도한 방법중의 하나가 서로 다른 암브로타입을 두께가 서로 다른 아크릴 판들 사이에 끼워 넣어 만든 1.2미터의 설치 작품이다. 두께가 다른 아크릴 판들은 서로 다른 양(養)과 강도의 빛을 통과시키고 비춘다. 서로 다른 형태와 구도를 가진 구름 이미지들이 투명한 아크릴 판을 사이에 두고 여러 겹이 쌓이면서 하늘의 손에 잡힐 수 없는 공간성과 무한한 깊이가 재현된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작가의 예술적 개입이 사진을 촬영했던 한 순간의 ‘한정된’ 감각적 경험을 뛰어넘는 좀 더 완전하고 꽉 찬 감각적 경험으로 변형시켜준다. 또한 작가는 전시 공간에 소음이 나오는 스피커를 설치해 관객들이 작가가 했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 본다.
현대 미술작품에서 여러 겹의 색을 칠한다거나 혹은 여타 재료로 여러 겹의 결을 만드는 작업들이 종종 있지만, 이진영의 유리 원판 네거티브는 ‘기술적으로’ 이미 그 자체가 ‘층(層)’을 머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네거티브 자체에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흘러들어 오기 때문이다. 이진영은 여러 개의 투명한 아크릴판 사이에 복수의 유리 원판을 끼워 넣어, 이 효과를 증폭했다고 생각한다. 아크릴 판의 투명함은 겹친 이미지들의 미묘한 합(合)과 부드러운 어우러짐을 잘 도와준다.
단색화 작가들과의 공유대, 미술사적 계승과 새로운 변화
암브로타입 작업은 변화에 민감한 많은 요소들의 상태에 작가가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구한다. 규격화되지 않은 일련의 수작업에 바탕을 둔 상호 연결되고 상호 의존적인 작업 과정이 최종 작품을 만드는 중심에 위치한다. 이러한 제작법을 고려해 볼 때 이진영의 방법은 단색화 작가의 제작 방법과 비슷한 점이 있다.
주요 단색화 작가들은 모두 개인적인 제작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색화 작가들은 작가의 제작법, 제작 과정을 통해 예술적 자아와 물질(미디엄)이 합일될 수 있다고 믿었다. 예술적 자아와 물질이란 개념은 은유적으로 의미가 확대되면서 종종 자아와 타자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필자의 생각에는, 단색화 작가들은 예술적 창작 과정의 진수(眞髓)를 소박하면서도 거짓이 없게 표현했다고 본다. 창작 과정이란 예술가가 선택한 물질에 물리적, 신체적으로 몰두하고 열중하는 것이며 이는 예술 자체를 정의하는데 있어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더 나아가 개인적인 방법을 통하여 만들어진 예술 작품은 지각의 잠재력을 크게 내포하며, 이는 단색화 작가들이 자신들의 주어진 삶과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법이라고 인식되었다.
단색화 작가들과 비슷하게 이진영의 제작법도 이진영이라는 작가만의 개별화된 과정이다. 이진영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뜻밖의 요소들’(우연적 사고들)과 ‘확실한 것’(촬영된 대상)과의 융합 영역을 작업화 한 것이다. 즉, 이진영은 주의를 기울이면서 상황이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한편 또한 조심스럽게 간섭을 한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이는 위험한 일이다. 단색화 작가 세대가 자신의 스승 격이었던 김택상 작가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작업을 한다. 김택상은 자신이 만든 색깔로 캔버스를 물들이고 건조할 때 중력, 빛, 바람이라는 자연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작품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섬세하게 관리한다. 다시 말해 “선택한 물질과 매체를 가지고 예술적 통제와 자연스런 변화 사이의 ‘위험 지대’에서 편안하게 작업을 한다” 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작업은 전혀 의도적이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택상이 ‘통제 불가능한’ 요소와 더불어 작업을 하는 것과 이진영이 ‘뜻밖의 요소’와 융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은 미술사 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두 작가의 작품은 모두 ‘위험 지대’ 속에서 번성하며, 두 작가의 예술적 의식은 그러한 과정으로부터 생성된다.
이진영의 작품에 관객이 끌리는 이유는 자연스런 사고들이 끼어 섞여서 생긴 불확정한 분위기 때문이다. 자연스런 사고와 애초의 찍으려는 중심 소재가 합치하여 시각화된 결과는 이진영의 작품에 섬세하면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부여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의 강렬함을 실현하기 위해 이러한 미적 원칙 안에서 작업을 한다.
우리 앞의 어떤 장면이 우리를 사로잡을 때, 무슨 이유로 그 장면이 그렇게 인상적인가 하는 점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우리 삶의 그 특정 순간에 어떻게 그 장면을 지각하는가와 관계가 있다. 이 지각의 경험은 그 순간 우리 몸 밖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우리가 통제 불가능한 것들이 일어나는 순간과 우연히 일치한다.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은 조절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특정 사건이 우리 삶 앞에서 일어나는 것은 통제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 즉, 우연과 합류된 시각적, 감정적 경험을 작품으로 만든 것이 이진영의 예술 세계이다. 만질 수 없는 하늘, 공기, 빛, 바람이 여러 겹의 투명한 암브로타입을 통해 자신의 지각적 경험을 지탱하며 채운다. 그리고 이진영은 그 흐릿한 섬세함을 ‘예술’- 우리의 지각을 온전하게 채우는 것-이라고 보여준다.
Lee Jin Young’s Ambrotypes: Art and the Fullness of Experience
Kate Lim
(Director of Art Platform Asia, Independent Curator &Art Writer)
Memory of the Breeze is Lee Jin Young’s sixth solo exhibition showcasing variations of images of clouds and sky. Walking back and forth from these delicate images pressed against transparent panels it feels as though Lee has extracted the atmosphere of these black and white skies. The ten featured artworks are titled either Sky Garden or Memory of the Breeze so that viewers can share her experience of the space of the sky and the weight of the clouds.
Art grows with the process of its making
The process of creation is crucial in Lee Jin Young’s artworks. Of course, this applies to all artists, in which the act of creating is formulating and physically producing an artistic concept through a specific method. In Lee’s case, her conceptual vision is in a constant and intimate dialogue with her art-making process and the images produced are grown from it. This is how she tries to obtain a sense of fullness and familiarity of her own experiences to be projected to the viewer. From her photography of landscape, portraiture, and objects to installations, her creative process becomes an important and specific method of intervention that allows for complete visual and emotional perception.
Lee has been experimenting with many different ways of developing and presenting photography throughout her artistic career. She discovered that the effects of the wet collodion process suited her artistic inclinations the best, which is what she extensively explores in this exhibition. The wet collodion process is when the negative of the image is produced on glass, and is exposed in the darkroom where the entire process of coating to developing the image has to be done before the solution on the glass dries. During this time, there are naturally obstacles such as dust or dirt that gets caught in the solution, which are immortalized in Lee’s final developed images. For many of the exhibited works Lee layers these images in twos or more, whilst others are simply enlarged negatives printed out on transparent paper. Having to work within the limits of the image development and having to accept natural accidents is what makes her art.
Familiarisation: the subject matter becomes obscure
Lee Jin Young speaks of her discomfort in taking photographs of people or places that she is not familiar with. She claims her art to be that of “trying to adjust to the surrounding environment”, which involves the artist carefully studying and familiarising herself with the object to find an image that visualises the entire atmosphere attached to it. As a result of Lee’s act of familiarisation, the subject matter throughout her works remain simple and obscure. Her attention is never on the physical object but on the abstract whole. Although there is something clear-cut and definite lost in her obscure images, the perceptual focus on the whole is deepened. The lack of clarity in their physical shapes magnify their surrounding abstract atmosphere from which Lee’s familiarisation grows. Especially in this exhibition, the artist’s choice of subject matter does not vary, as her focus is on the abstract atmosphere of clouds floating in the sky. The images of clouds bring us to their own pocket of perceived time and space.
One of Lee’s starting points in regarding subject matter came from her portraiture series Retrace (2009), where she took portraits of a young girl named Amelia using a scanner. Lee discovered that the scanner had ruptured the outlines of her face in waves and squiggled lines. Lee was captivated. The particular characteristics of the scanning mechanism were brought out, and at the same time naturally captured her little friend’s childish inability to stay still. Lee realised that although in her own memory, Amelia appeared as a clear vision, the scanner had produced an entirely different image of her that was able to reveal a special aspect of Amelia’s character in that portion of time. The art of the accidental had intervened Lee’s perception of Amelia by capturing her in an ‘image pocket’ of imperfect reproductions.
In familiarising herself with the subject matter, Lee trusts natural accidents to complement the formation of her thoughts and memories. The visual evidence of scanning in the separation of lines in her portraits and the blurry riddles of watermarks, streaks and dust in her ambrotypes become a crucial context of the finalized image.
The whole sky in transparent frames
The photographs in Memory of the Breeze come from the artist’s two-week stay in the Gobi desert in Mongolia. Her companions were fellow artists from Korea and Mongolia. There, she experienced, for the first time, the immense silence of the desert, the kind that augmented all of her sensations of the natural environment: its wind, sunlight, clouds suspended in the sky. She recalls how she was particularly inspired by the way the clouds were casting shadows on the treeless desert floor in their delicate, floating state. These artworks are by no means supposed to be portraits of Mongolia. The priority for the artist is to rather project her experience of seeing and feeling the Mongolian natural scenery in its fullest.
One of the many ways she achieves this fullness of experience can be seen in her installation titled Memory of a Breeze, in which Lee adds a three-dimensionality to her images by placing different ambrotypes of the sky between many layers of acrylic plates of different widths. The installation amounts to 1.2 metres in length and the varying widths of the acrylic allow for light to filter in different amounts and intensities. The transparency of the materials expose different forms and compositions of clouds layered on top of one another, capturing the intangible spatiality and infinite depth of the sky. Creating images in multiple layers is a relatively popular method in art. In my view, Lee’s glass plate negative technically already contains layers, created from the passage of time. In the installation she augments the effect of layering by further adding acrylic plates in which the glass plate negatives are inserted. Lee also includes speakers playing white noise in the exhibition space to further immerse the viewer into her experience. These recordings comprise of different sounds from the nature collected by sound artist Kim Joon. Such artistic interventions transform the images into a complete and filled experience that surpasses the sensory confines of just one captured moment.
The spiritual kinship with Dansaekhwa artists: Inheritance and her own re-making
The making of the ambrotype requires the artist to be mindful of the conditions of all the involved elements that are susceptible to subtle changes. The interlinked and interdependent course of working based on a series of non-standardized handiwork is at the heart of the final result of the work of art. Interestingly, in terms of the artistic facture, Lee Jin Young’s methodology shares certain commonalities with the Dansaekhwa tendency of contemporary Korean art.
The main players of Dansaekhwa movement all emphasized the significance of personalized facture through which they believed that the artistic self and the material could be united. These two - the artistic self and the material - are often interpreted as the self and the ‘world’. In my view, the Dansaekhwa artists unwittingly formulated a simple, yet genuine artistic process where the artist’s physical and bodily engagement with the chosen material had categorical importance, and furthermore, the work of art produced through the individual method bore great perceptual potential, which they discovered to be a way of coming to terms with their own lives and the world around them.
Similarly to her predecessors, Lee primarily works through a highly personalized artistic facture. Lee made furtherance by proceeding to work on ‘the unexpected’ (the accidental elements) merged with something definite (the photographed subject). Ultimately, Lee carefully intervenes as she attentively let things go. Seen from a certain perspective, it is a risky undertaking. In a similar vein, Kim Taek Sang, who claims that his own work was strongly inspired by the Dansaekhwa artists (his contemporaries were taught by many of the Dansaekhwa artists) and “comfortably works in the danger zone between artistic control and natural evolvement given by the choice of materials and medium”. Kim dyes his canvas in many overlapping layers of coloured pigments and lets natural elements such as the wind, sunlight and gravity be a part of the drying process for every layer. The result is a glow that is emitted from within the layers of colours. Both Kim and Lee’s art intimately employ natural elements to bring their image together. In this way, there is an art historical correlation between Kim’s choice of working with ‘the uncontrollable’ and Lee Jin Young’s working with ‘the unexpected’. Not only do her and Kim’s work thrive in this “danger zone”, but the aesthetics of their art and artistic consciousness grows and builds from this kind of process.
Curiously, it is the effect of the ‘indefinite-ness’ in Lee’s works that viewers are drawn to, which primarily grows from the blending of the natural and accidental aspects into the work. Bringing the result of the merging of the accidental with the original subject matter into visualization gives Lee’s work its delicate and indescribable sense of beauty. The artist works within these aesthetic principles to realise the intensity of her experience.
We all look at a scene in front of us and whatever captivates us about it is because of how we perceive it in that moment of our lives, which coincides with a moment of the natural world outside us that we cannot possibly control. We may be able to control our thoughts, memories and emotions, but it is absolutely impossible to control that particular scene from happening in front of us. Lee Jin Young makes this phenomenon - her visual and emotional experience merged with chance - into art. Intangible elements like the sky, air, light and wind hold and fill Lee’s perceptual experience in the transparent layers of her ambrotypes. Their blurry delicateness is what Lee portrays as art; it completes our perception.
1973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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