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희
Episode I 드로잉애니메이션, 3분55초 , 2014
정석희
Episode X 드로잉애니메이션 , 3분55초, 2014
정석희
flickering (1) 페인팅애니메이션, 3분 , 2016
정석희
flickering (6) 페인팅애니메이션, 3분 , 2016
작가는 우리가 지각하고 인식하는 세계와 사물에서 드러나는 현상의 주체와 객체의 전도, 개인적 스토리와 사회적 이슈에 대해 페인팅 애니메이션과 회화, 드로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인다.
그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부딪히는 사소하거나 심각한 모든 문제들의 근본적인 의문 자체를 작업의 주제로 삼는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간의 본질, 삶과 죽음, 불안, 고통, 소외, 근원적인 외로움 등의 실존적 문제에서 인간 간(間)에 관계를 맺고 살아가며 파생되는 정치, 사회적 문제까지. 개별적인 것에서 포괄적인 것까지. 혹은 집단적인 것 까지를 담는다. 작품 속에는 작업의 시작과 중간 과정, 끝맺음이 함께 내재되어 있으며 그 곳에 켜켜이 겹쳐진 과정들이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마치 과거부터 현재까지 쌓여가는 우리 삶의 궤적과도 같다. 이렇듯 화폭에 그려지고 지워내는 일련의 과정들을 영상 촬영으로 기록하고 그 과정의 수많은 흔적들은 소멸하면서 최종적으로 하나의 드로잉, 회화로 남게 된다. 또한 기록된 영상 작업은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움직이며 변화하는 애니메이션 회화, 드로잉으로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회화와 영상 애니메이션은 확연히 다른 장르로서 존재하나, 정석희 작가는 이 두 가지에 대해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무엇이 과연 회화다운 진정한 회화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으며, 현재 그가 보여주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통해 "회화의 해체", 혹은 '신(新)회화표현기법'에 대한 지평을 열고 있는 것이리라.
"내용면에서 보면, 작가 자신의 문제, 그 문제는 극히 일상적인 것에서 의식, 무의식, 상상, 심리적인 세계로부터 현실에 발을 디디며 살아가는 소시민으로서 부딪히는 사회적인 경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나의 작업에서는 여러 가지 관심이 보여지는데, 현실의 첨예한 문제들, 그 문제들과 대립되는 관점과 시각 및 다양한 여러 이슈의 이야기들이 나의 내면에서 걸러지며 존재론적으로 전이되어 작업 안에서 융합되어 나타난다." (작가 노트 중)
본 전시에 선 보이는 작품에는, 최근 작가의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돌발적이고 즉흥적인 이미지들의 무의식적 연계, 그의 내면과 외부의 세계를 넘나드는 사유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절묘하게 은유되어 있다. 이들을 통해 생동감이 표출되는 작품들을 마주하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해 보길 기대한다. ■ 영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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