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ght Monument Scene

2010.04.08 ▶ 2010.04.20

스페이스 캔

서울 성북구 성북동 46-26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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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0-04-08 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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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우

    Celebrate Sweetness Mixed Media, 20x10x100(H)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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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우

    Ephemera Mixed Media_Installation,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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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우

    Slight Monument Mixed Media, 100x100x300(H)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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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우

    Slight Monumen Scene Mixed Media, 2010

  • Press Release

    가벼운 모뉴멘트(Slight Monument Scene)를 위한 퍼포먼스

    백곤_미학, 스페이스 캔 전시팀장

    난지도 하늘공원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 파이프 관들이 보인다. 바로 매립지에서 나오는 가스를 수합하는 관들이 그것이다. 현재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난지도는 1977년부터 1993년까지 도시에서 배출된 쓰레기들로 매립된 95m의 인공 산이다. 도시의 인간들이 사용하고 버려진 쓰레기들, 그리고 그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자연적인 풍경으로 만든 인간들의 노력은 또한 위대하다.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사물의 실제가치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들의 의식 구조 안에서 분류되어지는 편견의 또 다른 이면일지도 모른다. 쓰레기라는 단어는 단지 쓸모없는 것, 버려진 것, 더러운 것으로 규정되어야 할 하나의 대상이다. 아파트 단지 내 재활용 분리장의 수많은 쓰레기들과 건축물 공사현장의 폐기물, 그리고 도로를 수놓은 온갖 쓰레기들은 단지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삶에서 소비되고 남은 잉여물일 뿐이다. 양진우는 바로 이러한 버려진 잉여물, 즉 쓰레기에 관심이 있다. 그에게 버려진 물건들은 단지 쓰레기가 아니라 예술로 새롭게 포장되어야 할 가치 있는 오브제이다. 소비문화를 통해 발생되는 쓰레기에 대한 선입견을 예술적 가치로 바꾸고자 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LED 쓰레기 산 <가벼운 모뉴멘트 풍경>
    그것은 마치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처럼 반짝거리며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행복한 환상을 가져다준다. 또한 그것은 동화 속 풍경처럼 알록달록 아름답게 펼쳐진다. 버려진 쓰레기들과 각종 산업 폐기물들에 LED 전구들을 설치한 양진우의 아름다운 쓰레기 산 <가벼운 모뉴멘트 풍경>는 이렇게 작품이 되었다. 그는 공사현장의 쓰레기 더미를 찾아 그곳에 LED 전구들을 장식하고 점등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름다운 산을 감상하곤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선 또 다른 쓰레기 더미를 찾아 나선다. 이 일련의 퍼포먼스는 그가 쓰레기라는 오브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활용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이전에 도시의 일상에서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집한 다음 장식적인 기능을 추가하여 새로운 작품 혹은 상품으로 치환시켰다.

    그것은 본래의 오브제에 예술적,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여 쓰레기와 작품(혹은 상품) 사이에 규정된 가치들의 변화를 확인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오브제 변환이 아니라 쓰레기들이 쌓여있는 공간적, 사회적 환경에 관심을 가진다. 여기엔 쓰레기를 해석하는 사회의 문화적 기준이 또한 적용된다. 그런데 그는 왜 LED 전구들을 쓰레기 더미 위에 설치하였을까? 도시의 밤 문화를 이루는 화려한 간판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고객들을 현혹한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화려하게 번쩍이는 LED 간판들이라 할 수 있다. LED 전구는 반짝반짝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은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화려하지만 조악한 싸구려 문화를 대변하기도 한다. 양진우는 바로 이렇게 화려하면서도 키치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LED 전구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쓰레기 산인가? 그는 북경에 머물면서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 LED 전구를 설치함으로써 중국의 키치적인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메이디 인 차이나로 대변되던 어설프고 조악한 상품들은 소비자로 하여금 소유하되 가치 없는 것이라는 편견을 안겨다 주었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중국의 조악한 상품들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키치적 무모함에 대한 경의, 혹은 회의로부터 시작한다. 쓰레기는 단순히 버려진 것이 아니라 그 쓰레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쓰레기 산은 중국 상품들에 대한 소비자의 선입견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양진우의 LED 퍼포먼스는 단순히 중국 상품, 중국 문화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우리들의 편견이 수정되기를 원한다. 그의 작품 <가벼운 모뉴멘트 풍경>은 바로 쓰레기들로 이루어진 반짝거리는 사물들의 가치를 환기시키는가 하면,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념적인 인식에 대해 가볍게 꼬집는다. 버려진다는 것에는 인식 가치의 높고 낮음이 필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저 쓰레기가 되어 쌓일 뿐이기 때문이다.

    2. 바람 빠진 풍선, 순간적인 영속성
    알록달록 풍선들이 가슴 설레이게 한다. 어린 시절 놀이동산에서 손에 꼭 쥐고 세상을 바라봤던 그 순수한 눈망울로 빠알갛고 노오란 풍선을 바라본다. 언제부터인가 도시의 개업 축하식 때 어김없이 등장한 풍선, 그것은 마치 생일파티의 추억을 되살리듯 알록달록 예쁘게 행사장 입구를 장식하고 있다. 광고 이벤트를 위해 사용된 풍선은 그러나 행사가 끝난 뒤 곧바로 사라졌다가 인근 주변의 다른 개장행사에 고스란히 등장한다. 동글동글 풍선은 이제 기억 저편 아련한 추억의 풍선이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무의미하게 장식된 단지 주목성만을 요구하는 광고용 상품이 되었다. 풍선은 탱탱하게 자신을 유지하면서도 흐느적 바람 빠진 공허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영원하지 않으며 버려지는 것, 그것이 바로 풍선의 속성인 것이다. 양진우는 이러한 풍선들로 책상을 들어올린다. 포도알갱이처럼 뭉글뭉글 피어오른 풍선은 하늘 위로 책상을 견고하게 떠받친다.

    그러나 풍선은 단지 공기와 공기 사이를 가로지르는 얇은 막에 불과하다. 그는 이러한 풍선이 LED 전구의 속성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광고용 풍선과 LED 전구의 알록달록함은 화려하지만 조악한 이미지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그것은 쓰레기 산을 수놓은 LED 전구들의 향연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키치적 가벼움, 혹은 허무함을 가져다준다. 쓰레기로 버려질 것이라는 허무함은 바람 빠진 풍선을 공중에 날리는 것과 같이 무모하다. 그러나 그것은 행사장의 들썩이는 요란한 집중과 관심을 위해 급조되어야 하는 서글픔을 간직한다. 도시는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생산하고 소비한다. 그가 사물들에 치장하는 장식들은 각종 오브제(결국엔 버려질)의 탄생과 소멸을 기념하기 위한 일종의 제의식과 같다. 그것은 버려진 사물들의 가치에 대한 것이자, 사물들과 관계 맺은 우리들의 인식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영원하지 않고 일시적인 가치를 위한 관계맺음은 예술이라는 가치를 위해 생산되고 소비되는 예술작품들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언젠가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회의감을 가진 적이 있다. “나는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다가 예술작품을 만드는데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쓰레기를 생산하고 있으니 이거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그의 말대로 인간들은 쓰레기를 만들기 위해 일시적인 생산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늘로 날아가는 바람 빠진 풍선들은 알록달록 점등하는 LED 전구들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이고 의미 없는 가치들을 끊임없이 생산해낸다. 그리고 그 생산은 쓰레기가 쌓여 산이 될 때까지 아마 멈추지 않을 것이다.

    3. 행위가 버려지는 시간
    사람들이 모여 앉아 여러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LED 쓰레기 산의 조악함과 바람 빠진 풍선의 허무함에 대해, 그리고 예술작품과 작가, 치장과 미적가치에 대해 논한다. 창밖은 때마침 찾아온 흰 눈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환상을 더욱 고조시킨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며 가져온 케익을 나눠먹는다. 사람들은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이 모두 가고 난 뒤 케익이 담겨져 있던 플라스틱 컵엔 사람들이 피우던 수많은 담배꽁초들이 남아있다. 그는 그 케익 컵에서 사람들이 모였던 그 순간을 떠올린다.

    그는 그 컵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주고 그 순간을 영원히 담아낸다. 버려져야 할 쓰레기를 얼려버림(Freezing)으로써 그는 사물이 소비되는 시간을 기념한다. 그는 또한 공사장 폐허를 수놓던 LED 전구들의 화려함과 풍선들의 일회적 가치들을 모두 기념한다. 버려진 사물에 가하는 퍼포먼스의 행위와 실제 사물들이 소비되는 과정, 그리고 그 사건들에 대해 논의하는 순간은 모두 공통분모를 가지는데, 그것은 바로 모두 버려진다는 것이다. 버려진다는 것, 즉 소모된다는 것은 필요가치와 사용가치에서 비켜난 소비의 잉여물이다. 그러나 반대로 그것은 잉여물이 아니라 생산물이다. 인간은 쓰레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소비한다. 그 생산은 인간의 관념과 가치를 위해 잠시 빌려온 것이다.

    그에게 예술의 가치는 사물과 인간의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대응관계를 비틀어 그것의 가치를 잠시 환기시키는 것에 있다. 그는 버려진 쓰레기를 예술작품으로 치환시키지 않는다. 단지 그는 버려진 쓰레기를 장식하고 여전히 그것이 쓰레기인 자체로 놓아둔다. 그리하여 LED 쓰레기 산과 바람 빠진 풍선은 여전히 버려진 것일 뿐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LED 전구의 깜박거림을 연출하는 순간과 바람 빠진 풍선에 다시 바람을 불어넣는 행위의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에게 크리스마스 담배 컵()은 아주 의미가 깊다. 버려진 것과 버려질 것에 대한 행위의 모뉴멘트(Monument)는 예술이라는 거대한 가치를 모두 버려버리고 조악하고 지저분함을 선택하는 모멘트(Moment)로 변환된다. 그것은 마치 버려진 빠레트를 포장하듯 키치적이고 무가치해 보이는 순간들을 기념하는 것이다. 버려진 빠레트가 다시 상품이 되는 순간(), 소비는 버려지기 위해 다시 생산된다. 사물과 관계 맺는 그의 행위는 무엇인가를 버리기 위한 제스처이다. 그것은 바로 버려진 사물들의 가치와 관념, 그리고 소비와 생산, 지저분한 쓰레기와 관계하는 우리들의 인식과 편견을 대한 예술적 제안인 것이다.

    난지도의 쓰레기가 다시 재생되는 시간은 이제 인간의 손에 달렸다. 매립된 쓰레기가 자연으로 회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인간의 노력은 생산과 소비를 반복하는 현대도시의 삶을 반성케 한다. 버려진다는 것은 어쩌면 그것의 가치를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양진우가 만들어 내는 가벼운 모뉴멘트는 소비와 생산을 반복하는 도시사회의 순환과정을 하나의 모멘트로 받아들여, 그것이 아름답던 아니면 키치적이던 상관없이 단지 무의미한 장식물로 바라보기를 권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버려진 물건들에서 예술의 의미와 예술가의 역할, 그리고 작품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쓰레기는 결국 쓰레기가 된다. 그는 쓰레기를 기념하기 위해 쓰레기를 소비한다. 그러나 소비된 쓰레기의 잉여물은 그것의 가치를 인식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와 행위를 통해 반짝반짝 빛난다. 그리하여 그 기념비는 가볍지만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빛을 발하는 거대한 LED 쓰레기 예술동산이 된다.

    전시제목Slight Monument Scene

    전시기간2010.04.08(목) - 2010.04.20(화)

    참여작가 양진우

    초대일시2010-04-08 17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일요일

    장르선택하세요

    관람료무료

    장소스페이스 캔 Space Can (서울 성북구 성북동 46-26번지)

    연락처02-766-7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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