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작가수상전<성남의 발견 2016: 김우진 Hidden Frame>
2016.11.04 ▶ 2016.12.25
초대일시ㅣ 2016-11-03 17pm
2016.11.04 ▶ 2016.12.25
초대일시ㅣ 2016-11-03 17pm
김우진
신진작가수상전<성남의 발견 2016: 김우진 Hidden Frame> 영상, 드로잉,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상설전시장 설치전경, 2016, 개인소장
김우진
멋지고 새로운 체조의 기억들(세부) : 1923년7월5일,독일 장지 위에 커피,잉크,나무프레임, 32x26cm, 2016, 개인소장
김우진
멋지고 새로운 체조 프로젝트 제1교본 단채널 비디오, 00:03:30, 2015, 개인소장
김우진
멋지고 새로운 체조의 기억들(설치전경) 장지 위에 커피,잉크,나무프레임, 설치전경, 2016, 개인소장
생각의 ‘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
성남문화재단은 신진작가수상전 <성남의 발견 2016: 김우진 Hidden Fram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역의 역량 있는 젊은 작가를 발굴, 지원하고 이들의 창작지형을 전시를 통해 살피고자 마련되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되어 그동안 15명의 수상작가를 배출한 이번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격년제로 전환하여 운영한다. 지역을 의제 중심으로 풀어내는 <성남의 얼굴>전과 교차해서 진행될 것이다. 성남의 발견은 신진작가 중심으로, 성남의 얼굴은 이슈 중심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2016년도 수상작가인 김우진은 서로 다른 사회나 제도 프레임 속에서 각각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틀’에 대한 질문을 영상과 설치작업으로 풀어낸다. 일본 체류시절에 경험한 ‘생각의 차이’에서 시작한 그의 지적(知的) 고민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를 시작으로 멀리 유럽의 역사적, 사회적 소재와의 상호 연관성을 탐색하며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성남문화재단 2016신진작가수상전에서 김우진은 일본의 ‘라디오체조’와 한국의 ‘국민체조’를 모티프로 한 영상 3점과 드로잉 28점을 선보인다. 이른바 ‘근대적 인간상’을 전인적으로 구현하기보다는 개인의 신체를 타율에 의해 통제함으로써 근대적 공동체와 국가관에 어울리는 신체와 시간관을 가진 개인을 만들려했던 전근대적 미명에 보다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김우진은 ‘멋지고 새로운 체조 프로젝트: 기억되어진 움직임(가제)’이라는 주제 하에 총 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분 35초 분량의 3채널 비디오, ‘멋지고 새로운 체조 프로젝트: 기억되어진 움직임’을 중심으로 작가가 직접 출연한 단채널 비디오인 ‘멋지고 새로운 비디오: 제1교본’(4분 30초)과 가변채널 비디오, ‘멋지고 새로운 체조의 기억’(채널별 20분) 그리고 커피와 잉크로 그린 28개의 드로잉 패널로 구성했다.
작가에 의하면 이번 프로젝트는 전체 프로젝트의 중간단계로 한국과 대만, 일본에서 만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의 기억하는, 특히 몸이 기억하는 집단체조에 관한 개인의 체험과 기억을 모티프로 제작했다. 또한 상당시간 온라인과 출판 자료 등에서 채집한 집단체조 광경을 드로잉으로 선보이는데, 여기에는 192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는 중국, 독일 등의 집단체조 장면들도 담아내었다. 특히 사진속 이미지를 잉크와 커피를 사용하여 재구성하여 아련한 기억을 환기시키는 효과와 함께 일종의 팩션(faction)을 만들어 내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협조한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기억된 각각의 기억을 그들의 몸과 말을 통해 재연하고 재현하는 과정을 통해 김우진은 이들의 몸에 베어 있고 남아 있는 보이지 않는 프레임의 흔적을 발견한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상설전시실은 그러한 작가의 비판적 시선과 사고가 녹아 있는 공간으로 보는 이에 따라서는 영상 속 동작을 기억하거나 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이 근대기에 행해진 과거의 특정 체조만이 아닌,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진행형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3채널 비디오, ‘기억되어진 몸’은 한국, 대만, 일본 등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그들이 기억하는 체조를 부탁하고 그 장면을 마치 하나의 통일된 동작처럼 편집한 것이다. 관객은 이들 체조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동시에 각국의 체조가 유사한 형식과 물리적 프레임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4분 30초의 단채널 비디오, ‘제1교본’은 한국과 일본체조의 같거나 비슷한 동작을 편집한 것으로 작가 자신이 직접 동작들을 시연해보인 결과물이다. ‘교본’이라는 제목이 말하듯 사람들은 이들 동작을 따라하거나 이를 기본으로 다른 사람에게 체조 동작을 가르쳐주는 매뉴얼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 일본은 물론, 중국, 대만 사람들도 김우진의 프레임에 의해 편집된 익숙하면서도 낯선 동작을 익숙하게 따라하거나 어색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교본에 포함되는 나라와 체조의 종류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교본이 만들어 질 것이며, 교본의 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채널별로 약 20분 정도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하는 ‘가변채널 비디오’는 총 3개의 모니터에 작가의 체조프로젝트에 참여한 각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성했다. 김우진이 이들에게 던진 질문은 총 6가지로 1) 체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2) 체조를 주로 언제 하였는지 3) 체조를 처음 배운 때 4) 체조와 관련한 개인적인 기억 5) 체조가 시작된 때를 알고 있는지 6) 체조와 관련한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등이다. 나라와 직업, 나이, 성별이 각각 다른 사람들이 경험한 체조에 대한 체화된 기억들을 생생하게 담아내었다.
전시장 바닥에 놓인 28개의 드로잉은 1920년대부터 2015년 사이에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독일 등지에서 행해졌던, 또는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집단체조, 혹은 유사 집단체조 광경을 담은 것이다. 김우진은 책자와 인터넷 등에서 채집한 이들 사진이미지들을 커피와 잉크를 사용한 수채드로잉으로 변환시키는 등 당시의 시공을 의도적으로, 과거시점으로 획일화했다. 작가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마치 체조 대형으로 정렬된 모습처럼 열과 행을 맞추어 드로잉 결과물을 설치했다. 어두운 조명과 드로잉 액자의 규칙적 배치는 국민건강증진과 근대화라고 하는 명분하에 행해졌던 획일적 국민체조와 총체적 집체극이었던 집단체조의 배후에 감춰진 정치적 기획, 이를 통한 국민 개개인의 심신통제술을 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는 국민건강증진과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노래를 들려주며 동일한 동작을 규칙적, 집단적으로 반복하도록 강제했던 당시 국가 주도의 일그러진 계몽관과 신체를 통제하고 나아가 생각마저 통제하려 했던 보이지 않는 틀, 어쩌면 지금도 작동하고 있을지 모르는 이런저런 감춰진 프레임의 존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박천남
1976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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