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민
20140416 기억 print on benner, 80x80cm, 2016
원동민
19941021rldjr print on benner, 80x80cm, 2016
원동민
망각된 기억 설치모습 알류미늄 판넬,박스지, 현수막, 2016
원동민
망각된기억 설치모습 알류미늄판넬, 박스지,현수막위에 출력, 2016
망각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고 한다. 그 첫 번째는 기억단계에서 확실히 익히지 않은 기명 단계의 실패. 두 번째는 우리가 흔히 잊었다고 표현하는 보관유지 단계의 실패. 마지막으로 상기 단계의 실패이다. 이는 기억은 하고 있지만, 실마리가 주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생각해 내기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다. 버려진 기억들 즉, 당시의 사건들에 내가 대했던 태도를 비쳐 보려 한다.
이번 작업에서는 그 소재를 사건들의 보도 당일 기사 1면을 활용하였다. 하루가 멀다고 언론 매체들은 사건과 사고들을 토해낸다. 그리고 과거 사건들과 비교하며 자극적인 제목들을 쏟아낸다. 이는 곧 편의점의 인스턴트 음식처럼 빠르고 강하게 우리 입맛을 현혹하고 이내 소비된다. 이런 자극적인 타이틀은 언론매체의 객관성이라는 핑계로 사건의 진실 된 배경과 개요는 감추어둔다. 이처럼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보도방식은 사람들에게서 사건들을 쉬이 잊게 한다.
수조, 골판지 좌대, 현수막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우리가 보도매체를 통해 사건을 접하고, 잊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다. 관람객들은 수조안에 물을 채울 수 있다. 물이 채워짐에 따라 골판지 좌대는 변형되어지고, 현수막 작품을 불안하게 떠받치게 된다. 또한 현수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래지고, 간혹 물에 의해 오염되어 질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그렇게 우리는 한 사건을 기억 속에서 잊어가게 된다. 퇴색되어지고 변형되는 작품 안에서 관람객은 전시를 바라보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사건의 당사자가 된다.
차고 흘러넘치는 ‘정보의 시대’ 안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기억 할 수 없다. 심지어 우리의 삶은 기억하는 모든 걸 잊고 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버겁다. 그런 처절한 몸부림들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안도의 감정과 맞물려 이 사건들을 기억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반복되는 사건들을 바라보며 우리도 사건의 잠재적 당사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게 피해자이든 가해자이든 말이다.
“당신은 기억하고 있습니까?”
원 동 민
1983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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