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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젠 부댕(Eugène Boudin)은 19세기 후반 프랑스 회화사에서 자연광의 가변적인 효과를 현장에서 포착하는 외광파(Plein-air) 회화를 정착시키고, 바르비종파(Barbizon school)의 사실주의적 풍경화를 인상주의(Impressionism)로 매개한 선구적 거장이다. 노르망디 옹플뢰르의 선원 가정에서 태어나 평생 바다를 무대로 작업한 그는, 전통적인 아카데미즘이 고수하던 실내 작업실의 인위적인 명암법을 과감히 탈피했다. 그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해안의 대기와 물결의 반사, 특히 기후에 따라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뿜어내는 하늘의 조형적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화면 위에 직관적인 붓터치로 구조화했다.
미술사학 및 대기 광학적 관점에서 부댕 미학의 정점은 캔버스 화면의 3분의 2 이상을 하늘로 할애하며, 대기 중의 습도와 바람의 움직임 자체를 회화의 주체적인 시각 기호로 치환한 데 있다. 당대 거장 장바티스트 카미유 코로(Jean-Baptiste-Camille Corot)로부터 '하늘의 왕(King of skies)'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의 해변 연작들은, 단순히 해수욕을 즐기는 상류층의 풍속적 재현을 넘어 빛에 의해 분절되는 찰나의 인상을 직시한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젊은 시절의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를 발굴해 야외에서 빛을 바라보는 시각을 전수하고 인상파의 탄생에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그의 예술적 도정은, 19세기 회화가 고전적 타성을 극복하고 현대적 시각 인지의 세계로 진입하는 경로를 명확히 증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