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영
가화(家花)-집과 꽃에 깃든 소망 2017, 캔버스에 아크릴, 바느질꼴라주, 비즈, 130cmx162cm
제미영
집이 있는 풍경 2017, 캔버스에 바느질꼴라주, 45.5cmx65cm
제미영
봄이 오는 기와집 2017, 캔버스에 바느질꼴라주, 41cmx60.6cm
제미영
이야기가 있는 집 2017, 캔버스에 아크릴, 바느질꼴라주, 53.5cmx33.5cm
제미영
별이 뜨는 밤 2017, 캔버스에 아크릴, 바느질꼴라주, 비즈, 130cmx194cm
제미영
밤의 길목 2017, 캔버스에 아크릴, 바느질꼴라주, 91cmx60cm
제미영
동네 2017, 캔버스에 아크릴, 바느질 꼴라주, 80cmx116cm
제미영
집이 있는 풍경 2016, 캔버스에 아크릴, 바느질꼴라주, 91cmx61cm
제미영
집이 있는 풍경 2016, 캔버스에 아크릴,바느질꼴라주, 33cmx53cm
제미영
집이 있는 풍경 2016, 캔버스에 아크릴, 바느질꼴라주, 53.5cmx33.5cm
法古創新, 옛 것으로 새로움을 창조하다.
이랜드문화재단 큐레이터 김지연
법고창신의 사전적 의미는,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 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에 대한 정체성에 현대적인 미감을 더하여 작품을 완성한 제미영의 작품은 진정한 “法古創新”의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제미영은 우리가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소소하고 평범한 마을의 정경들을 담아내고 있다. 부산 출신인 그는 서울에 올라와 처음 북촌 한옥마을을 방문하였을 때 도심 한가운데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한옥 집들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기와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집’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작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가 표현해내는 정경 속에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적막감보다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이 흥미롭다. 화폭 속에 다양한 종류의 집이 구현되어있지만, 집이라는 공간에만 시선을 가두기보다는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된다. 꽃이 핀 화분, 널려있는 빨랫감, 열린 창문 등 마치 어렸을 적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떤 사람이 살고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증이 생긴다. 또한, 빽빽하게 서로 붙어있는 집, 외톨이 같은 집, 다른 이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을 것 같은 집 등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들을 가득 담아내고 있다.
공간이라는 것은 단지 우리에게 장소의 개념에 묶여있지 않고, 더 나아가 기억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감정들과 함께 추억된다. 그래서인지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집과 마을을 통해 그 속에서 어떠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제미영의 작업 방식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전통 조각보를 이용한 콜라주(collage) 기법과 캔버스 위 채색 기법을 혼합하여 사용한다. 각기 다른 색상의 작은 자투리 천들을 맞대어 한 땀 한 땀 꿰맨 뒤 한지에 풀을 입히는 배접 방식을 통해 빳빳하게 만든다. 이러한 고된 과정을 거쳐 완성된 실크 천들이 그의 작업에선 물감 역할을 하게 된다. 각기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진 천종이를 원하는 형태로 오려내어 사용한다. 꿰매고 붙이고, 오려내는 노동집약적 작업 과정과 끈기와 인내를 통해 그는 캔버스 안에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득한 집들을 짓고, 이웃과 연결하여 마을을 형성한다
이번 전시에 포함된 그의 신작들에서는 이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시간’의 대한 변화와 감정들을 엿볼 수 있다. 밤 배경의 별이 떠있는 모퉁이 집, 달빛에 비친 은행나무 집 등 시간에 반영된 감정들을 다양한 색감을 통해 서정적인 집들을 구현하여 다양한 기억과 추억을 회상하게 된다.
상위의 음식을 덮어둔 조각보처럼 집과 마을을 덮은 제미영의 조각보와 함께 따뜻한 감성을 느끼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
작가 노트
집이 있는 풍경
집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의미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조건 중 하나이며 삶의 안식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집은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그렇게 편안하거나 따뜻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집은 편안함은 있지만 갖기 힘든 집일 수도 있고, 한편으론 불안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집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의미는 어쩌면 삶의 희망이기도 하고 열망이기도 한 것이다.
집들이 오밀조밀하게 빼곡히 채워져 있는 풍경을 바라볼 때면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듯하다. 어릴 적 처음 접해본 세모, 네모의 도형을 연상시키는 듯 질서 정연한 모습이 나의 시선을 이끈다. 작은 창문은 내가 들여다보고 싶은 시선과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만나는 교차점처럼 느껴지는 공간이 된다.
오순도순 사이좋게 서로 맞대어 있는 도시 풍경 속의 집은 독립된 개체이면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연상시켜준다. 힘들 때 서로 의지하고 소통하며 공감해주는 내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것처럼 도시 풍경 속의 집은 그렇게 닮아있는 것 같다.
도시 풍경 속의 집은 우리네 삶처럼 지극히 소박하고 평범하다. 그래서일까 겹겹이 쌓이고 서로 맞붙어 있는 집은 어떻게 보아도 늘 정감 있는 모습의 풍경이다. 조금은 행복하고 조금은 쓸쓸함을 느끼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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