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PARADISE
2017.07.08 ▶ 2017.07.29
2017.07.08 ▶ 2017.07.29
이혜성
The Lilies 캔버스에 유채_116.7×72.7cm_2017
이혜성
Lost Paradise 3 112x130cm, oil on canvas, 2017
이혜성
Lost Paradise1(Eternality3) 캔버스에 유채_97×162cm_2015
이혜성
Lost Paradise2 97x324cm, oil on canvas, 2017
이혜성의 회화에 나타난 소멸과 생성의 생태학적 의미
이혜성 작가의 화면에서 주인공은 자연이다. 자연의 생명 형상들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으며, 이 올-오버의 화면 위에서 어둠과 빛의 층위들을 가로지르는 꽃과 열매, 풀잎들이 반추상의 상태로 관객에게 소멸과 생성을 직설한다. 특히 「Lost Paradise」연작에서 관객은 J. 밀턴의 『실낙원』에서 발췌된 글인 '찬란한 빛이 어둠에서 나오고, 푸른 풀이 어두운 대지의 표면을 감싸니, 온 초목들에 꽃이 피고 가지각색 빛깔들로 물들면서 좋은 향기가 대지의 가슴을 기쁘게' 하는 문학적 장관을 눈으로 직접 본다. 생명이 약동하는 회화적 스펙터클은 짙고 어두운 대지-코라(chora)의 공간 위에 떠오르는 피조물들의 우주적 대폭발처럼 지각되기도 한다. 머리카락처럼 가는 선들이 뒤엉킨 가운데, 카오틱한 어둠의 층들을 뚫고 올라온 빛의 색들 덕분에 우리의 가슴은 환희에 찬 엑스터시를 느낄 수 있다.
이혜성의 작품들은 확실히 모사와 재현의 한계를 넘어서 있다. 구상도 추상도 아닌 대형 화면 앞에서 관객의 영혼과 몸은 작가가 표출해내는 선과 색들로 휘감긴다. 그리고 그림 속 자연 생태계의 일부가 되어, 그것의 소멸 및 생명 회복의 사이클을 따라 두 눈과 가슴을 움직이게 된다. 확실히 드라이플라워의 다발에서 보이던 세밀한 묘사는 「Eternality」연작을 거치면서 재현의 명료성을 잃는다. 그 대신 주체가 된 자연, 즉 꽃, 풀잎사귀, 열매, 수액 등의 총체적 자연이 올-오버식 구도와 물감의 무수한 흩뿌림 그리고 불확실한 윤곽을 통해 화면을 우리에게로 열어놓는다. 다시 말해 우리를 화면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것으로 지각된다. 그리고 인간과 동일한 차원에 자리 잡은 자연은 어느덧 인간이 부여하던 가치를 떠나 스스로 부활한 생명 존재의 위상으로 가 자리 잡는다.
「Eternality3」에서 비롯된 가장 최근작인 「Lost Paradise」연작에서는, 화면의 어두운 배경 위로 작은 꽃봉오리들이 화사한 색으로 솟아나거나 녹색의 풀줄기들이 여기저기 드러나면서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 즉 낙원적 가치를 관객에게 전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작가의 비교적 어두운 회화 작품들을 죽음과 혼돈, 소멸의 상징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변증법적 긍정의 방식처럼, 그의 회화에서 어둠은 빛을 부각시키고, 소멸과 부패는 재생성과 생명의 희망을 고대하게 한다. 인간과 자연이 동시에 쌍방향으로 화해의 차원으로 들어오는 의미를 생각해봄직 하다. 그러기 위해 그의 회화적 형식 표현은 단선적이거나 폐쇄적이지 않고, 늘 새로운 화법들을 융합하면서 전개될 것으로 예측이 된다. 아직 20대 후반에 지나지 않은, 그러면서도 강한 몰입도와 작업 분량을 보여주는 청년 작가인 만큼, 필자와 관객은 그의 작업을 항상 흥미롭게 주목하고 그 전개에 지속적인 기대감을 가져도 좋으리라 확신한다. ■ 서영희
1991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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