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정석희
들불_영상, 45개의 회화이미지 00:03:07, 가변크기_2017
이번 나의 열네 번째 개인전의 제목은 '들불'이다. 들이나 들불의 이미지는 나의 작업에서 종종 등장한다. 들판이나 들녘과 같이 들불은 그 이미지에서 오는 강렬함으로 인해 다분히 서사적이고 시대적인 상황이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번 전시에서 '들불'은 그런 거창한 시대성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세계, 그 안에 몸담은 모든 생명과 자연을 품고 있는 현장이며, '불'은 하나의 현상으로서 생명을 타오르게 하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고통과 아픔, 희망을 상징한다.
최근 나는 작업을 하면서 뚜렷한 메시지나 목적의식이 드러나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작업의 내용이나 의미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거나 상대적으로 형식이 우선시 되는가에 대한 것도 아니었다. 나는 다소 애매할지 모르겠지만, 작업이 그다지 목적 지향적 여야만 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루하루 살아가듯이 힘겹게 하루하루 생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이 스스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모호함을 가지고 있고, 명쾌한 답변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것과 그 자체로 작품이 생명과 같을 수 있다고. 너무나 변화무쌍해서 다양한 작업관과 작업 양식이 얽히고설켜 끝없이 스스로 묻고 대답하게 한다는 것이라는 것이 나의 최근 생각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전시 '들불'은 완결된 작업으로서 제시나 주장이 아닌 진행형인 미완의 과정으로 나와 관객에게 던지는 물음이며 대답일 것이다. 전시는 '들불' 영상작업과 마지막 한 점의 회화, '들불' 시리즈의 작은 드로잉 작업, '안과 밖' 영상 작업, 제목이 없는 드로잉 영상작업 등으로 구성된다. ▮ 정석희
정석희 (b.1965)는 정석희는 드로잉, 회화, 영상작품을 통해 인간 실존의 문제들을 담대하게 다뤄왔다. 그는 소소한 일상적 언어와 풍경을 통해 인간의 존재론에 대한 서사에서부터 현실과 비현실, 갈등과 대립 등 인간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폭넓은 관점으로 작업에 담는다. 특히, 작가는 수많은 형상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지우는' 과정을 모아 하나의 영상 회화로 만드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며 과연 '회화의 완성은 어디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그는 인간을 주제로 인간의 순수한 꿈과 일상, 깊은 사유 속의 심상들을 수백 장의 드로잉, 회화에 담아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고, '영상 매체'를 통해 두터운 시간의 층위를 더하며 회화의 가능성을 실험해 나간다.
작가는 전시 제목이자 작품 제목인 '들불'을 통해 '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세계, 그 안에 몸담은 모든 생명과 자연을 품고 있는 현장이며, '불'은 하나의 현상으로서 생명을 타오르게 하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고통과 아픔, 희망을 이야기 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연과 일상의 풍경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통찰하려는 것으로 이상향으로서의 들판이 갖는 공허함과 허무함,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마주하는 과잉, 속도의 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현대인들의 숙명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들불> 영상 작품을 비롯해 이를 제작하기 위한 작은 드로잉 작업이 함께 전시되며, <안과 밖>과 같은 최근 영상작품과 드로잉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수백 장의 평면회화가 함축된 영상회화 안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물감의 흔적과 종이의 질감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 전통회화의 감동을 만끽해 볼 수 있길 바란다.
* 정석희는 한성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으며, 뉴욕공대 대학원 커뮤니케이션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2016년 <시간의 깊이> (OCI 미술관, 서울)을 포함하여 13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2015년 <무심> (소마드로잉센터, 서울) 등 60여 회의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현재 인천아트플랫폼2017년도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1964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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