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교육체험展 MISSING
2017.07.28 ▶ 2017.10.01
2017.07.28 ▶ 2017.10.01
전시 포스터
장노아
쿠웨이트 알 함라 타워(414m)와 오록스(1627) 종이에 수채, 76×57cm, 2015
장노아
진마오 타워(421m)와 스텔러바다소(1768) 종이에 수채, 02×65cm, 2015
이창원
parallel World 거울, 디지털프린터, LED램프, 좌채, 가변설치, 2017
성실화랑
렛서팬더 디지털 프린트, 52×37cm, 2017
성실화랑
설표 디지털 프린트, 52×37cm, 2017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은 2017년 교육체험전으로 『MISSING』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멸종·멸종위기 동물의 기록들을 작품을 통해 돌아보고, 자연과 동물의 현태(現態)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그 의미와 가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가족, 연인, 친구가 함께 관람하며 잃어버린 것, 잃어가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종요로운지 다시금 생각하는, 가까운, 먼 후일을 내다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곤궁에 처한 자연에 대해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진지한 태도로 작품을 통해 기록해 온 작가들이 있다. 작품이라는 매개체를 선용(善用)하여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소신껏 풀고 있는 장노아, 이창원, 그리고 성실화랑 등의 참여작가가 그들이다. 이들이 지적인 관심을 갖고 천착하고 있는, 같은 듯 또 다르고 다른 듯 같은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어떠한 강한 메시지를 주장하고 무엇인가를 행하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작은 목소리라도 나부터 밖으로 소리를 내고 옆에 있는 누군가와 그 얘기를 나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들의 호흡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장노아는 바쁘게 작품 활동을 하던 중 사회에 유익이 되고, 그것이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 2014년부터 멸종동물들을 위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작업은 사라진, 사라져 가는 동물을 기록하기 위한 것보다는, '왜 사라졌는가'에 대한 무겁지만 신중하고 필요한 질문을 던지기 위함이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자줏빛 공간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전시실을 가득하게 메운 작가의 작업에는 거대한 도시와 초고층 빌딩 안에 숲을 빼앗겨 길을 잃은 듯 한 동물과 그 옆을 지키는 한 여자아이가 각기 다른 모양으로 등장한다. 멸종동물의 상징과 같은 도도, 한국의 마지막 표범, 산악고릴라,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 등 친숙하지만 점점 멀어지고 있는 동물들은 마치 이 도시를 위안하듯 온기를 품어낸다. 그리고 그 동물 옆에 가깝고, 따뜻하게 머물고 있는 한 소녀가 있다. 이 소녀는 우리가 물려주는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다음 세대를 상징한다. 친숙하고 실재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현실적인 도시 안에 병치된 소녀와 동물은 서로를 위로하고 토닥이며 풍경 안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든다. 작가는 소녀를 통해 현재에 있지만, 미래를 제시하고 더 오래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염원을 전달하고 있다.
이창원의 작업은 보이는 것과 보여주는 것의 사이에서 작가만의 트롱프뢰유(trope-l'oeil)를 시도한다. 현실과 사실의 사진 사이에서 갈라져 나온 이미지는 허상, 혹은 환영 같아 보이지만, 그것은 내재성(內在性)을 가진 실제다. 그 실제를 머금은 이미지는 보이는 것과 보여주는 것의 사이를 무너트리며 존재감을 더없이 드러낸다. 전시실을 깊게 들어가면 동물의 그림자들이 부유(浮遊)하고 있는 공간을 만난다. 다만 그 그림자는 밀집된 어둠이 아닌 밀착된 빛으로부터 분파되는 일종의 상반된, 전이(轉移)된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두운 공간 안의 그림자 빛들은 더없이 밝고 환하게 보인다. 작가는 '평행 세계(Parallel World)'라는 설치 작품을 통해 현대 인간 사회의 맥락과 연관된 여러 동물들에 관한 일면기사로부터 파생된 이미지를 빛과 반사를 통해 다른 세계로 내보낸다. 그 기조에는 인간의 욕심으로부터 비롯된, 복잡하게 엉켜있는 현대사회의 여러 사건과 배경들이 나열되어 있지만, 사면의 공간을 꽉 채운 그들의 인상은 애초에 자연이 그랬듯이 한없이 자유롭고, 경건하다. 마치 밤하늘에 수없이 떠다니는 별들을 그지없이 올려다보고 있으면 그러하듯, 몽환적이고 공상적이기까지 하다. 불멸의 공간이다.
성실화랑의 멸종위기동물 그래픽 아카이브는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끊임없는 조사와 많은 연구를 통해 도출된 하나하나의 멸종위기동물 이미지는 시각적으로 보이는 호기심을 넘어 많은 생물학적 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멸종위기동물은 무겁고 무서운 현실의 문제를 보여준다. 하지만 분명 그러하기에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외면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성실화랑은 전달의 매개체로 그래픽 디자인을 이용해 작업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급감하는 동물 개체수와 멸종위기등급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작업하는 모든 동물의 정보를 세심하게 기록한다. 미술관에 설치된 작품은 총 50점이다. 성실화랑이 사라져가는 동물들에 대한 기록을 시작한, 그 첫 번째부터 50번째까지의 작품이다.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품 외에도 미술관 입구부터 볼 수 있는 멸종·멸종위기 동물 서식지도,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며 읽을 수 있는 위인들의 동물에 관한 명언들, 1, 2층에 배치된 자연, 동물, 생태, 환경, 지구 등의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도서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이는 멸종․멸종위기동물이라는 다소 무거운 현실에 대해, 미술관에 오래 머물며 그 의미를 관객 스스로 새기길 바라는 의도이다. ■ 송의영
1972년 인천광역시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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