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시대
중국미술사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시대
예술로 인식되는 중국미술
위진남북조 시기는 난세에 따른 불안과 혼란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인생의 덧 없음을 자각하게 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현실도피적인 사상과 허무주의적인 사상을 찬양하고 노,장자의 사상을 흡수하여
미술에서도 개성적이며 인간지향주의적인 주제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게 되고 이는 미술을 미술자체의 가치로 바라보게 시작되는 시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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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지, 여사잠도(女史箴圖), 25x349.5cm, 런던 대영박물관
서진(西晉)의 혜제(재위 290~306)의 비(妃)인 가씨 일족의 지나친 세도를 염려하여 장화(張華)가 지은 여사잠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궁정 여관리의 직책을 경계한 것으로 가씨의 후족을 풍자한 권계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경쾌하면서도 귀한 육조풍의 묘선, 긴밀한 배치 등은 감상화로도 뛰어나다. 또 원근을 상하 관계로 표시한 한대의 방식에서 벗어나 멀리 있는 것은 작고, 가까운 것은 큰 원근법으로 그려 당시 회화의 성격과 기법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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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지, 낙신부도(洛神賦圖卷, 송나라 모본), 비단에 채색, 27.1x 72.8cm, 북경 고궁박물원
고개지의 <낙신부도>는 조조의 아들 조식의 <낙신부>를 그림으로 그렸던 것이다. 조식이 황초 4년 궁궐에 왔다 다시 돌아가는 도중 낙수를 지날 때의 감회를 지은 것인데, 내용은 낙수의 신과 서로 만나 사랑하고 그리워하지만 사람과 신 사이에는 길이 다르기 때문에 이룰 수 없어 슬픔을 금할 수 없음을 상세히 묘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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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지, 열녀전도, 두루마리 비단에 담채, 25.8x470cm, 북경 고궁박물관 소장
열녀인지도는 고개지의 초상화의 성취도를 보여준다. 유향(劉向)의 열녀전 중의 사건을 주재로 그린 그림이다. 원본은 약 천 년 전에 소실되었고, 송대에 모반이 10단 중에 7단이 수선을 통해 고궁에 보존되었다. 이전 시대인 한대의 고정적이고 어색한 표현방식에서 발전되었으며 병렬구도 형식의 도입으로 공간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인물의 상호관계, 인물 표정 형상화, 구상의 표현기술 등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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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요, 운산홍수도
118x608cm, 비단위에 농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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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위진남북조 시기는 난세에 따른 불안과 혼란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인생의 덧 없음을 자각하게 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현실도피적인 사상과 허무주의적인 사상을 찬양하고 노,장자의 사상을 흡수하여 미술에서도 개성적이며 인간지향주의적인 주제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게 되고 이는 미술을 미술자체의 가치로 바라보게 시작되는 시기가 된다.
시대적 배경
한나라가 멸망하고 당나라가 건립되기까지 약 400년 동안 중국은 정치, 사회, 사상 면에서 유럽과 비슷한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수나라가 581년 제국을 재통일하기 까지는 30여개의 왕조와 왕국이 등장했다가 멸망하였다. 220년에 한나라가 멸망하자 중국은 위, 촉, 오의 3국으로 나뉘었다. 위촉오의 삼국을 통일한 사마염이 세운 진나라는 북방민족의 침입으로 서북에서 강남으로 천도하고 국호를 ‘동진’이라 하였다.
그리고 북위가 중국의 화북지역을 통일한 시기를 ‘위진’시대라고 한다. 동진은 나라를 재정비하고 이민족을 피해 이주한 한족의 귀족인 사대부들과 그곳의 호족들을 융합하여 문화 예술을 발달시켰으며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문화예술에도 영향을 미쳤다. 남방의 동진은 다시 송, 제, 양, 진으로 분할되고 북방에는 북위가 들어서서 남북조시대가 일컫기도 한다.
위, 진 시대는 한나라의 문화를 계승하는 한편, 난세에 따른 불안과 혼란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현실도피와 내세사상, 허무주의적 성격의 청담(淸談)사상이 유행했다. 청담사상의 유행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유교에 대한 회의를 가속화시켜, 노자와 장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사상이 추구되었다. 따라서 산속에 은일하며 허무주의와 현실도피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자연을 찬양하고 현실을 비판하였던 죽림칠현(竹林七賢)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철학적 배경과 사회적 상황을 배경으로 전개된 미술은 자유롭고 개성적이며 인간을 향한 관심의 형태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대표화가
-고개지: 중국 동진의 서예가이며 화가이자 화론가로 강소성에서 출생하였으나 생몰연대가 불분명하다. 서진의 화가인 위협의 제자이며 이론과 실기에서 모두 뛰어난 화가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남경에 있는 와관사 벽면에 유마상을 그려 처음으로 화가로서 이름을 나타내었다. 어려서부터 인물 그리기를 좋아하였으며 후에는 선묘를 이용한 수많은 명인들의 초상을 잘 그려 중국 회화사상 인물화의 최고 대가로 일컬어진다.
고개지가 생존하였던 동진시대는 '예술의 자각'또는 '예술을 위한 예술'의 시대라고 일컬어진다. 이전에는 예술 특히 그림은 종교나 정치, 철학에 종속되어 그 내용을 설명하는 교화적인 작용을 했던 반면에, 이러한 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자율적인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게 되었다.
고개지는 인물화뿐만 아니라 낙신부도권을 통해 산수화의 초기 등장을 보여주었으며 '이형사신'의 경지를 전개하였는데 이는 대상의 외형묘사만이 아닌 사물의 원리(본질)를 꿰뚫어 표현해야 한다는 사의 사상을 전하였다.
-육탐미: 육탐미는 고개지, 장승요와 함께 육조시대 3대가로 일컬어지며 고개지의 제자이기도 하다. 필적이 힘차고 예리하였다. 주로 인물을 그렸으며 백마, 원후 등 조수도 많이 그렸다. 《송효무상》, 《도의도》 등의 대표적 작품이 기록되어 있으나 확실한 유작은 발견되지 않았다. 초서체의 기법은 회화 안에 운용하여 끊임이 없이 맥이 이어지는 "일획론"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형성해 내었다.
-장승요: 장승요는 3대가 중에서도 감각 면에서 가장 빼어났으며 인도와 서역에서 들여온 음영법을 받아들여 색면에 의한 입체표현을 시도하였다. 산수화에서는 윤곽선을 쓰지 않는 몰골법을 썼다고 한다.
최초의 미술이론의 발단
-고개지:《논화(論畵)》, 《화운대산기(畵雲臺山記)》, 《위진승류화찬(魏晉勝流畵贊)》: 고개지의 이 세 편의 화론은 모두 장언원(張彦遠)의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의 기록에 의해 전해져왔다. 그러나 글자가 뒤섞이고 누락된 부분이 많아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일찍이 부포석(傅抱石), 유검화(兪劍華) 같은 중국학자들에 의해 난해한 점이 일부 해결 하였지만 일부는 오늘날까지 아직 문제로 남아 있다.
이는 고대에 화론이 문론(文論)만큼 그렇게 중시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위진승류화찬》은 고개지가 위협(衛協)이나 대규(戴逵) 등 위진의 저명한 화가들의 작품에 대해 평론한 것인데, 우수한 점을 말하기도 하고 결점을 말하기도 하였다. 《논화》는 오로지 그림의 임모에 관한 지식을 말한 것인데, 회화이론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화운대산기》는 한 폭의 그림을 창작하기 위한 문자로 이루어진 설계도이다. 이밖에 《진서(晋書)》의 고개지 전(傳)과 《세설신어(世說新語)》등에도 고개지가 그림에 대해 논한 약간의 어록들이 실려 있다.
-사혁:《고화품록古畵品錄》: 지금까지 화가와 비평가들이 종종 인용하는 중국 회화의 육법이론(六法理論)을 정립하고 창안해낸 화론가로 유명하다. 육법은 사혁이 쓴 〈고화품록 古畵品錄〉에서 제기되었는데, 이 책은 그가 알고 있던 27명의 화가를 격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누고 그 각각을 또다시 세 부류로 분류해놓은 것이다.
육법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여러 가지 새로운 의미로 발전하거나 전혀 다른 뜻으로 바뀐 부분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1법의 기운생동(氣韻生動), 2법의 골법용필(骨法用筆) 3법의 응물상형(應物象形) 4법의 수류부채(隨類賦彩) 5법의 경영위치(經營位置) 6법의 전이모사(傳移模寫)의 6가지 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육법은 화가의 훈련과 회화평론 판단의 기본규범이 되었으며 오늘날 동양회화의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동양회화 사조라고 일컬을 만하다.
뮤움 미술사연구팀 박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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