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림
UNTITLED-PG1711 130x130cm, Acrylic on Canvas , 2017
하상림
UNTITLED-WB1718 227x181cm, Acrylic on Canvas, 2017
하상림
UNTITLED-WG1713 130x130cm, Acrylic on Canvas, 2017
하상림
UNTITLED-WG1715 85x180cm, Acrylic on Canvas, 2017
하상림
UNTITLED-YR1703 80x80cm, Acrylic on Canvas, 2017
소울아트스페이스는 2017년 10월 26일(목)부터 11월 25일(토)까지 하상림 작가의 전시를 소울아트스페이스 전관과 소울아트&필름인스티튜트랩(Soul Art & Film Institute Lab) 두 공간에서 개최한다. 소울아트스페이스(해운대구 우동)에서는 신작을, 소울아트&필름인스티튜트랩(금정구 구서동)에서는 전작들을 전시함으로 하상림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을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중에게 꽃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하상림의 작업은 생성과 소멸의 꽃에서 점차 길 옆 흔하디흔한 풀섶으로 그 이야기를 옮겨간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은 감성적인 식물을 매개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성적이며 철학적인 해석을 담아내려는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아주 낮은 곳으로부터 삶의 생생함이 시작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낮추고자 하는 작가의 몸짓은 소소한 것에 대한 애정, 주변의 보잘 것 없는 것들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포용하려는 의지를 담는다.
하상림의 작업은 "미니멀 하면서도 맥시멀(minimal and maximal)" 해보인다. 선은 드로잉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인데, 그의 작업에서 선은 가장 단순하고 절제되어 있지만, 동시에 가장 복잡한 실타래, 미로 형상을 하고 있다. 가장 평면적으로 보이지만 화면의 깊이가 거리에 따라 달리 보이는 깊이감을 구성한다. 가장 소박한 선이지만 가장 화려해 보이며, 선은 무너질 듯 가냘프게 서 있지만 넘어지지 않고 더욱 번창해 숲을 이룬다. 그 숲은 인간이 들어가기 힘든 경외스러운 자연을 구성한다. 색채는 어떤가. 모노톤의 드로잉 같으면서도 가장 화려하고 장엄해보이며, 때로는 보색과 파스텔 톤의 색채들이 선을 뚫고 돌연 튀어나올 것 같다. 미세한 선들이 갑자기 파워풀한 자연경관을 만들어 작가가 말한 대로 "연약하지만 숭고한" 산수화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 정연심 교수 평론 中 -
풀잎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면밀하게 관찰되고 캔버스로 옮겨온 식물의 윤곽선은 평면화면을 가득 메우며 치밀하게 얽혀있다. 가느다란 두께의 테이프를 붙이고 채색한 후 다시 테이프를 떼어내면서 드러난 양각의 라인과 바탕의 색으로 일정한 음각의 깊이를 보여주는 인고의 작업은 단순한 선들로 보여주는 이름 모를 대상들을 통해 자신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심리를 반영하기도 한다. 교차하고 겹겹의 층을 이룬 이미지는 유연하면서도 날카로운 선묘로 상당한 공간감을 이루며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인간의 왜소함을 대조시키는 전통적인 작품들과 달리 초라한 풀잎을 그보다 더 낮은 자리에서 거대한 수풀로 확대시켜 보여주는 화면은 자연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제시하고 있다.
하상림만의 사색적이고 차분한 태도는 색을 통해서도 엿보인다. 선과 바탕 두 부분으로 간소화된 작품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깊이 있고 풍부한 색감을 전달한다. 무수하고 견고하게 올려진 색채의 층은 작가가 처음 영감을 받았던 한복의 색과 같이 우아하면서도 화사함을 동시에 지닌다. 이성과 논리에서 벗어나 감각적으로 선택될 수밖에 없는 색채에 있어서도 어느 한 가지 이름으로 특정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하상림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선들이 순간의 바람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에 잠시 머물렀고 관찰자의 시선과 카메라 렌즈를 통해 스케치된 후 한 점의 회화로 사각의 프레임 속에 영구적으로 기록되었다. 누구에게나 가까이 있지만 지나치기 쉬운 풀잎처럼 좋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각자에게 어떤 깊이로 읽혀지는가에 따라 그 가치와 의미는 남다르다. 연약한 삶을 꿋꿋하게 지탱해가는 자연의 생명력을 찬미하면서 인간의 삶을 동시에 은유하고 있는 하상림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삶과 경험, 해석을 간접적으로 이해해보고,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으며 깊이 사색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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