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숙: afterimage / 잔상

2017.11.04 ▶ 2017.12.03

갤러리 이레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48-12 (법흥리, 갤러리Jireh) 갤러리 이레 1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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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메두사호 (The Raft of medusa) 391x194cm, oil on canva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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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Berlin 130x130cm,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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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Mr.Hyde 130x130cm,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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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베르베르인 97x97cm,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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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엄마손 73x60.8cm, oil on canva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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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외출2 73x60.8cm, oil on canva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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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구경꾼4 73x 53cm, oil on canva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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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나의 바둑이 91x91cm, oil on canva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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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숙

    구경꾼 80x80cm, oil on canvas, 2016

  • Press Release

    미완(未完)의 시선, 의미의 분신술-전기숙 개인전 "Afterimage/잔상"

    어느 날 아침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GregorSamsa)는 자신이 벌레가 되었음을 발견한다. 벌레의 언어를 갖게 되어 소통이 단절되고, 여러 개의 짧은 다리로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 약 백 여 년 전에 출간된 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벌레가 된 인간을 통해 소외를 이야기한다. 전기숙 작가는 이 소설에서의 ‘변신’이라는 사건을 조금은 다르게 해석해 본다. 다른 존재가 된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전기숙의 작업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작가가 선택한 새로운 시선은 곤충의 눈이다. 겹눈으로 본 세상처럼 수많은 면으로 분절되고, 각각의 면속에서 형상은 부분적으로 반복된다. 새로운 시선은 잠자가 느끼듯이 낯설기 때문에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익숙하기 때문에 당연했을 뿐이었던 것을 갑자기 낯설게 대면하면서 자체를 의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기숙 작가는 새로운 시각언어를 실험하기위해 곤충의 눈에 맺힌 상의 형식을 가지고 온다. 한편 작품에 담긴 이미지들은 시간,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타인의 시선을 빌어본다. 작가는 프랑스 여행 중에 우연히 1930년대 흑백 네거티브 사진 필름들에 담겨 있는 어떤 이의 여행기록을 발견한다. 사진 속 이미지는 풍경, 인물 등으로, 당시 프랑스의 삶과 자연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작가는 이 낯설지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이미지를 화면에 옮긴다. 곤충의 시선처럼 하나의 이미지를 해체하여 여러 개의 분할된 육면체에 나누어 담는다. 각각의 육면체에 담긴 이미지는 변형과 반복이 거듭되며 원본은 훼손되고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최근 작업으로 올수록 육면체로 분할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반복하는 방식만을 남긴다.
    전기숙의 최근 작업에서 면을 분할하고 형상이 반복되는 방식은 자코모 발라(GiacomoBalla)나 움베르토보치오니(Umberto Boccioni)등의 미래주의 회화들을 연상케 한다. 미래주의 회화작업은 기술에 대한 긍정 속에서 당시의 기계적 매커니즘과 속도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기술과 발전에 대한 긍정적 시선은 가장 발전된 시각매체인 영화에서 빌려왔다. 그러나 미래주의의 회화적 형식이 움직임을 화면 속에 구현한 것이라면 전기숙의 작품은 백 년 전의 시각과는 구분되는 오늘날의 해체된 시선을 반영한다. 이미지는 고방유리나 깨진 유리를 통해 보는 것처럼 이미지가 분해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오늘날 시각적 이미지의 형식적 특징이기도 하다. 오늘날 대표적 미디어인 디지털 기기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픽셀이라는 단위소가 모여서 만들어지는 이미지이다. 서로 독립적으로 분절된 이미지 정보들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지만, 단위형식들이 조합되는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게 된다. 작가의 작품 속 이미지들도 분열적으로 해체되어 있으나, 놀랍게도 우리는 그 안에서 원본 이미지를 상상해낼 수 있다. 그리고 이 모호한 이미지들은 제목과 결합하면서 최종적으로 완결된 의미를 갖게 된다.

    제목으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시도는 2014년 작품인 <메두사호(The Raft of Medusa)>나, <시녀들(Las Meninas)>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1930년대 어떤 이의 사진을 화면에 옮기면서 명화의 제목을 붙이면서 복잡한 시간여행을 가능케 한다. 우선 1930년대의 무명작가의 사진 이미지에 고전으로서 권위를 갖는 작품의 제목을 붙이면서 우리에게 농담을 건낸다. 고전과 무명작가의 사진을 교차시키면서 예술적 권위와 평범함을 뒤섞는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전달하는 작가가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작품 속에 복잡하게 조합된 시간만큼이나 역사 속의 작가, 사진을 찍은 무명의 한 사람, 그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오늘의 작가와 같은 다양한 개인들이 결합된다. 평면 위에 옮겨진 다층적 시간만큼이나 복합적인 시점이 뒤섞이며 작품은 복잡한 체계를 갖게 된다. 주목할 점은 복잡한 체계와는 달리 최근 작업으로 올수록 색과 형태는 단순화 된다는 것이다. 최근의 작업은 빛이 바래어 사라져가는 기억을 반영하듯이 오래된 사진과 같은 색감과 형태로 그려진다. 얇고 부드러운 붓질은 포근하며 아득하다.

    작가는 언젠가는 일상이었을 소소한 역사를 발굴하여 사건으로서 전시한다. <등교길>, <외출> 등 평범한 일상은 시간 속에 퇴색되었지만, 작가가 다시 그려내면서 특별한 사건이 된다. 이는 시간의 차이, 그것을 기록하는 주체의 차이에 따라 같은 사건이 다르게 기억, 기록되는 방식에 대한 탐구이다. 오래전 어떤 프랑스인에 의해 의미가 부여된 순간들은 오늘날의 한 작가에 의해 다시 분해된다. 그리고 원래의 총체적 의미에서 떨어져 나온 각각의 이미지 조각들은 겹쳐지고 반복된다. 재구성된 이미지는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전의 의미는 모호해진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기억이나 사건의 불확정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작가는 기록 주체에 의해 부여된 의미를 다시 분해하고 해체하여 의미의 절대성을 와해시킨다. 그리고 분절된 각각의 이미지는 기존의 의미에서 벗어나 새로운 독립체가 된다. 이것을 보여주는 작품이 <마르세유 항구> 연작이다. 작은 캔버스 각각은 하나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모여 전체를 이루게 된다. 개별적 작품이었을 때 특별한 의미가 없지만, 전체가 되면서 좀 더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하나의 총체적 의미가 드러나는 순간 개별적 작품은 전체를 이루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 이 작품들의 배치를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다른 풍경이 드러날 것이며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제목은 이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장치이다. 그러나 작가가 다시 부여한 의미 즉 ‘제목’은 사실과의 필연적 관계를 점검할 수 없으므로 허구적이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이미지에 불변하는 고정된 진실이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이 그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존재의 눈으로 보았을 때 대상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으며, 개인의 경험과 감상에 따라 같은 이미지도 다르게 해석된다. 그리하여 깨닫게 되는 하나의 진실은, 고정된 의미가 없다는 애먼 진실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반복되면서 하나의 고정된 의미는 해체된다. 작가는 이를 ‘분신술’에 비유하고 있다. 여러 명의 복제된 손오공들 속에서는 진짜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는 것처럼, 반복은 우리가 믿는 원본의 가치와 의미에 혼동을 가지고 온다.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게 된다. ‘원본’처럼 그 자체로 가치와 권위를 가진 것들마저도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해체되고 재정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이나 기록으로 남은 사건은 완전하지 않으며, 그것을 완전하게 그려낼 수도 없다. 언제나 아직 인화되지 않은 네거티브 필름처럼 가능성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미술비평 이수


    JeonGi Suk Solo Exhibition, Afterimage
    Incomplete Eyes, the Art of Doppelganger in Meaning


    GregorSamsa wakes up one morning to find himself transformed into an insect. He is confined to his room since he is unable to open the door and go out due to his short legs. He is also disconnected from the outside world as he can only speak an insect language. The Metamorphosis, a novella Franz Kafka published roughly 100 years ago, describes alienation from the point of view of someone who has become an insect. Artist JeonGi Suk interprets the event of metamorphosis in the novel from a slightly different viewpoint. “If I become another being, what will the world look like?” This is the question that triggered Jeon’s work. The new eyes she has adopted are those of an insect. Her images are segmented into numerous facets with each depicting partially repeating parts of the same image, almost as if they are being viewed through compound eyes. As Samsa felt, new eyes are not entirely inconvenient so much as they are unfamiliar. We become aware of these new eyes when we find ourselves suddenly facing them.

    Jeon employs images captured in an insect’s eyes to experiment with new visual idioms. Meanwhile, images in her works are dependent on the gaze borrowed from the other who is far away from her both temporally and spatially. While traveling in France, she found someone's travel records in black-and-white photographic negatives from the 1930s. Those images enable viewers to catch a glimpse of the life of French people and the nature of France at the time with landscapes and figures documented on that film. She transfers these ancient images that are unfamiliar but arouse nostalgia to her scenes. An image is deconstructed and then divided and contained in a few segmented hexahedrons as if seen with the eyes of an insect. The images held in each hexahedron acquire new meaning as the original form is damaged through modification and repetition. A technique she has recently employed is to blur the boundaries and repeat images in part, breaking away from the division of images into segmented hexahedrons.

    Thesplitting faces and repeating forms in Jeon’s recent works is reminiscent of futurist paintings by GiacomoBalla or Umberto Boccioni. This type of paintings was to represent mechanical mechanisms and speed as an affirmation of technology. The affirmation of technology and its development was borrowed from the most advanced visual medium of the time, film. However, Jeon’s work reflects on today’s deconstructed eyes distinguishable from that of 100 years ago, whereas the painterly form of futurism was to incarnate motion in a pictorial scene. Her images appear deconstructed as if seen through rolled or broken glass. This hallmark is also a formal feature of today’s visual images. The image generated by a digital display device today is made up of pixels, the smallest unit of a digital image. Information of independently divided images has no meaning in itself but becomes meaningful when the individual units are integrated. Images in her works appear deconstructed but amazingly, we are able to see the original images. And these vague images at last have a completed meaning when joined with the titles.

    Her works such as The Raft of Medusa and Les Meninas clarify her intent or attempt to generate new meaning with the titles. She enables us to leave time travel by giving the titles of notable paintings to her images appropriated from photographs of the 1930s. She plays a joke on us while lending titles of classical works to photographic images by an unknown artist of the 1930s. She blends artistic authority with commonality by crossing classical paintings and photographic images by an unknown artists. And, we are aware that the artist who conveys such irony is in the present with us. A variety of individuals, the artist in history, an unknown person who took photographs, and the artist in the present are knit together in her works as a wide span of time is mixed in her pieces. Her works are predicated upon an intricate system as the viewpoints that are as complex as multilayered time on a flat surface. What draws our attention is that color and form are more simplified in her recent works. These works were painted in color sense and form that look like those of an ancient photograph as if reflecting her dying memories. Her thin, tender brushwork feels snug and dim.

    Jeon digs up histories that were perhaps normal in the past and displays them as an event. Ordinary routines in On My Way to Schooland Going Out have faded over time, but they have become special events when she breathes new life into them. This is an exploration of the way that an event is remembered differently and documented in accordance with the differences of time and subject. The moments to which some French man lent meaning a long time ago are present again and deconstructed by the artist. While reconstructed images gain a new meaning, the previous meaning becomes blurred at the same time. She disassembles and deconstructs meaning lent by the subject in order to shatter the absoluteness of meaning. Each split image has become a freestanding individual, breaking away from its preexisting meaning. Marseille Port is a series making reference to this. Each little canvas itself is a work of art or they come together to make a whole. When they are each individual works, they don't have any special meaning, but multifarious interpretations are available as they become one. And we come to realize that the whole is shaped by each piece at the moment when one whole meaning is unveiled. What will happen if one changes their arrangement? Another scene will be revealed and it will have another meaning.

    A title is a device to help us understand these comprehensively. However, the meaning the artist lends the work, namely the title, is fictional because we cannot check its inevitable relation with realities. After all, we become aware that any image has no fixed truthful meaning and the one who interprets the image fabricates its meaning. An object may have a completely different meaning when it is seen by another being’s eyes. And images can be differently interpreted according to each individual’s experience and emotion. The truth we realize is that there is no fixed meaning. The fixed meaning of a person in her work is deconstructed when the images of this figure repeat. She likens this to the art of doppelganger. Any repetition causes confusion in the value and meaning of the original images just as we cannot distinguish the authentic Sun Wukong from clones. With this we open up the gate of a new dimension. That is, even things that have their own value and authority like the originals may be constantly deconstructed and reconstructed. And the events left behind as memories or records are incomplete and cannot be depicted completely. They just remain as possibilities like the negative films that are not yet printed. [By Lee Soo, Art Critic]

    전시제목전기숙: afterimage / 잔상

    전시기간2017.11.04(토) - 2017.12.03(일)

    참여작가 전기숙

    관람시간10:00am - 06:00pm
    주말 11:00am - 07:0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이레 Gallery Jireh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48-12 (법흥리, 갤러리Jireh) 갤러리 이레 1전시장)

    연락처031-94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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