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Have and To Be

2017.10.19 ▶ 2017.12.09

소피스갤러리

서울 강남구 역삼로 218 (역삼동, 재승빌딩) 지하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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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7년 10월 19일 목요일 0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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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광

    To Have and To Be Oil on canvas, 117x91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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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광

    To Have and To Be

  • Press Release

    박광성의 회화: “소유와 존재”(Avoir and Être/To Have and To Be)
    정연심 (홍익대학교 교수)


    박광성은 1991년 프랑스로 이주한 이후 한국 화단과 많은 교류를 가지지 않았다. 한국 태생의 작가로 유럽과 북미 등에서 국제적으로 활동한 이력에 비하면 국내 화단에서 그의 이름은 여전히 낯선 존재이다. 국내에서 개인전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화력과 국제 화단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 동안 해외에서 디아스포라 작가로, 스스로를 규정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스스로를 철저하게 고립시키는 행위를 통해 치열한 작가정신을 구축하며 ‘소유’와 ‘존재’에 대한 화두에 답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왔다. 그것은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박광성의 그림은 ‘소유와 존재’라는 철학적 화두를 캔버스 표면 위에 각인시키고 축적시킨다. 그에게 존재한다는 것은 결국 실존의 문제와 삶의 부조리를 표출하는 방식에 있는 것으로 샤르트르의 본질을 모색하려는 긴 여정이기도 했다. 그러한 여정은 해외에서 오랫동안 노마드 작가로 살아가면서 느껴온 정체성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그의 그림(picture)이 보여주는 회화적 붓 터치와 그림의 텍스쳐, 흔적에서 감지되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박광성의 작업은 우연한 방식으로 초점을 흔들리게 찍은 디지털 사진과도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깊은 블랙의 심연 안에서 한 인간이 빛을 향해 고군분투하며 표출하는 것 같은 생명의 약동을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단순하게 회화의 표면 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박광성이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실험미술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던 때 한국미술계는 단색화라는 추상 미술과 예술의 정치적 실천과 개입을 강조했던 민중미술로 양분화되기 시작했던 시점이었다. 1980년대 후반 소그룹 활동이 시작했을 때 그가 본 회화는 여전히 서구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답보상태를 보였는데, 박광성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회화론을 구축한 주요 미술 무대였던 파리로 유학을 가게 된다. 여기에서 그는 다양한 모티프를 실험하게 되지만, 초기 한국에서 엿보였던 작업의 경향은 거의 사라지고, 블랙, 화이트, 그리고 그 안에서 미묘하게 생겨나게 되는 그레이 컬러라는 세 가지 컬러에 집중하게 된다. 멀리서 보면 이 세 색채는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 가서 표면을 관찰하는 순간, 선과 선의 경계를 완화시키는 부드러운 선의 흐름은 그가 손목을 유연하게 움직이고 호흡을 가다듬은 순간까지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붓놀림 자체가 보여주는 ‘기(氣)’를 느낄 수가 있다. 그의 작업은 유화가 가진 가장 완벽한 마티에르를 보여주면서도 동양화의 전통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묵의 깊은 맛이나 일필휘지의 그림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묵의 번지는 효과나 분위기를 잘 전달한다. 풍경화의 경우 캔버스에 그려졌지만 한지에서 볼 수 있는 번지는 효과나 여백과 묵이 상호 침투하는 매체적 효과를 잘 표현하고 있다.

    작가가 선택하는 모티프는 아주 단순하다. 인물이나 풍경, 누드라는 단순한 모티프를 선택했지만 그는 특정 인물의 개별성, 구체적인 풍경화의 사이트(site), 특정 여성이나 남성의 젠더를 강조하는 누드를 보여주지 않는다. 박광성의 인물들은 우리의 기억을 환기시키고 소환해내는 어떤 여성, 어떤 남성의 아우라를 전달한다. 그것은 특정성, 개별성, 익명성 등과 같은 정체성과 연관된 것이 아니라 그 인물들이 전달하는 이미지의 소환, 이미지에 대한 기억이 전달하는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숨겨진 것이 표면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백색의 터치는 어두움에서 느껴지는 빛처럼 따뜻하다. 블랙과 화이트의 강렬한 콘트라스트는 작가 특유의 스푸마토 기법에 의해서 완벽한 콘트라스트를 절제시킨다. 회화의 표면은 그 자체의 전율과 아우라를 전달하며 인간의 태동 이전의 원초적인 생명이나 존재까지 느끼게 한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특정인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언뜻 보았던 우연적 인물들을 연상시킨다.

    서양이 주도해온 회화의 본질에 한국 출신인 그가 스스로 구축할 수 있는 회화의 자율성과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 앞에 그는 1991년 한국에서 당시 실험작가로 대두될 무렵 바탕골 미술관 전시를 마지막으로 한국 미술계를 포기하고 프랑스와 독일을 기점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회화를 다시 공부하고 독일 에센에서 작업하면서 박광성은 단 하나의 질문을 집요하게 던져오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회화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캔버스라는 이차원적 평면 안에 화가 스스로 내던지는 철학적 화두는 무엇인가. 화가는 그림으로 화두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 그림의 표면과 붓은 무엇을 그려내고 보여줄 수 있는가.

    박광성은 이러한 질문 속에서 캔버스의 표면과 붓에서 그 해답을 찾은 것 같다. 동양의 수묵 전통 속에서도 붓은 문인들의 정신과 기를 표출해주는 매개 역할을 했다. 붓은 바로 신체의 대리물이며, 넓게는 정신의 대리물이었다. 문인들이 동양화에 시를 넣어서 그들의 정신을 글로 표현했다면, 박광성은 회화적 이미지, 회화적 표면을 통해 가장 오랫동안 인간들이 고민해왔던 존재의 문제, 소유에 대해 화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가 회화를 통해 구축한 그림은 작가의 긴 삶의 여정이 녹아 있는 철학적 글쓰기, 철학적 사유로서의 회화인 것이다. 그가 다양한 소재를 다루지 않고, 인물, 풍경 등 몇 가지에 한정하는 이유도 결국 그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생각하는 행위의 기록인 것이다. 그의 그림에서 울림, 떨림, 전율, 흔적, 기억, 회귀, 소환, 아우라 등이 남는 이유는 박광성의 회화가 기록하는 바로 이 특이성(singularity) 때문일 것이다.



    Kwang Sung Park’s painting: (Avoir and Être/To Have and To Be)
    Yeon Shim Chung (Professor at Hongik University)


    After immigrating to France in 1991, Kwang Sung Park has not had much interaction with the Korean art scene. Park was born in Korea but his name is still unknown in the Korean art scene, compared to his international career in Europe and North America. Despite the fact that the artist received international acknowledgement of his work and achieved painterly maturity to have a solo exhibition in Korea, he has defined himself as a diaspora artist on foreign soil for a long time. Through his acting of utterly isolating himself, the artist has vigorously cultivated his artist spirit, creating paintings that seek the answer to the question of To Have and To Be. That is also the question about the very essence of life.

    Kwang Sung Park’s painting imprints and accumulates the philosophical question of having and being on canvas. To him, the idea of being ultimately lies in the way of expressing the issue of existence and the irrationality of life and at once is a long journey in search of the Sartre’s idea of essence. Such a journey is sensed not only through his identity as a nomadic artist but also in his painterly brushwork, textures, and traces. From a distance, Park’s work appears as if it is an out of focus digital photograph taken by accident. From a distance, viewers can sense the force of life that a human being is struggling to eject towards the light within the abyss. All these things occur simply on the surface of painting.

    In the late 80s and early 90s, when Kwang Sung Park began to work as an experimental artist, the Korean art scene was being divided into two: Dansaekhwa, the abstract art movement and Minjung art (the People’s art) which emphasized the political role and practice in art. In the late 80s when the Small Group Movement began in Korea, the paintings he saw still seemed to be at a standstill under the influence of the West. In order to overcome such a situation, Park decided to study in Paris, France- the mainstream art world where painting theories had been developed. Although he experimented with various motifs in Paris, his tendencies observed in his earlier work in Korea largely disappeared. Instead, he focused on three colors: black, white and as well as gray which is subtly created between them.

    From far away, these three colors seem simple. Upon observing the surface from up close, however, the soft flow of the lines effacing the boundaries between the lines takes viewers to the point of being able to imagine those moments of the painter moving his wrist at ease and catching his breath. The artist’s brushwork itself ejects ki(氣) or energy. While demonstrating the most exemplary matiere that can be achieved in oil painting, his work effectively displays the profound depth of the ink stick in the traditional Eastern painting and the smudging effect of the ink often observed in yi pi hui zhi(一筆揮之) painting, meaning writing with a single stroke of brush. In the case of landscape paintings, they superbly deliver the medium-oriented effect of smudging and the mutual permeating effect that occurs between empty space and ink stick, despite the fact that they are painted on canvas.

    The motifs the artist chooses from are very simple. Even though he chose uncomplicated motifs such as a figure, landscape, and nude, he does not present the individuality of a certain character, specific site of a landscape painting, and nudity that emphasizes the gender of a specific male or female. Kwang Sung Park’s figures convey an aura of an unspecified men or women that arouses our memory. Rather than relating them to the idea of identity, such as specificity, individuality, anonymity, they conjure up the images those characters suggest and the atmosphere those memories deliver in response to the image.

    As if a hidden thing surfaces, the white brush-touch appears warm as the light in the darkness. The stark contrast between black and the white, through the artist’s unique sfumato technique, moderates the perfect contrast. The surface of a painting delivers its own surge and aura and allows us to sense the primordial life or being that precedes the emergence of the human race. Although the characters in his paintings do not specify a certain individual, they, for that reason, remind us of arbitrary individuals we might have briefly encountered at some point.

    Then what is the meaning and autonomy of painting the artist from Korea can independently construct upon the Western-led foundation of painting? To answer such a question, he, as an emerging experimental artist, began to make his presence known in France and Germany, giving up on the Korean art scene after his last exhibition at the Batanggol Museum. As he was studying painting again in France and worked in Essen, Germany, Kwang Sung Park has persistently addressed a set of questions. What is the essence of painting and the philosophical theme of his work the artist would like to address in the two-dimensional surface called a canvas? If a painter were to visually show their theme through a painting, what would a painting surface and a brush be able to depict and display?

    Amid these questions, Kwang Sung Park seems to have found the answer from the canvas surface and brush. In the Eastern tradition of ink-and-wash painting, a brush functioned as an outlet through which to express a writer’s spirit and energy. A brush is the same as the bearer’s body and, in a broad sense, spirit as well. While writers expressed their thoughts through writing a poem in a painting, Kwang Sung Park, through painterly images and surfaces, responds to the issue of being and having which has been the oldest concern of human beings.

    Therefore, the work he has cultivated through practicing painting is equivalent to the act of philosophical writing, philosophical thinking in reflection of his long life journey. The reason he limits his subjects to a narrow range of figures and landscapes is because, to him, the act of painting is to record an act after all. The reason why his paintings leave such impressions as resonant, tremor, surge, remnant, return, recall, and aura is perhaps because of this singularity which Kwang Sung Park’s paintings keep a record of.

    전시제목To Have and To Be

    전시기간2017.10.19(목) - 2017.12.09(토)

    참여작가 박성광

    초대일시2017년 10월 19일 목요일 05:00pm

    관람시간10:00am - 07:00pm
    토요일 10:00am - 06:00pm

    휴관일일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소피스갤러리 sophisgallery (서울 강남구 역삼로 218 (역삼동, 재승빌딩) 지하 1층)

    연락처02-555-7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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