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김형진
백숙 2017, 130x162cm, Ink and Color on Korean paper
박형진
푸른물 2016, 162x130cm, Ink on Korean paper,Mixed media
박능생
서울풍경도 2016, 210x102cm, Ink and Acrylic on Canvas
이부강
옮겨진 풍경 2017, 112x162cm, Mixed media(Old plywood, Wood)
배윤환
목탄 만드는 개구리 2017, 160x94cm, Oil pastel and Acrylic on Canvas
장노아
세계초고층빌딩과 사라지는 동물들 2017, 141x114cm, Watercolor on Paper
정지현
감시탑 2016, 130x170cm, Charcoal on Korean paper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은 <2017신소장품전>을 개최한다. 큐브미술관 상설전시실에서 열리는 소장품전시는 상반기에 진행되는 이번 <2017신소장품전>(2018.2.2~6.17)과 하반기에 진행될 <2018 소장품주제기획전>(2018.7.13~12.23)으로 나누어 선보인다.
김형진, 박능생, 박형진, 배윤환, 이부강, 장노아, 정지현 등 7명의 작가들이 각각의 삶을 살아내며 만나고 바라본 다양한 풍경들을 담고 있다. 다른 재료와 어법, 화법으로 묘사한 우리네 삶의 풍경들을 만나 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형진의 <백숙>은 ‘맛있는 산수시리즈’ 중 하나로 음식과 산수를 통해 현실적인 풍경을 만든다. 한지, 수묵 등 전통적 재료를 사용해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풍경인지 음식인지 모를 여러 오브제들이 얽혀있는데 이는 먹고 사는 문제를 삶에 비유한 작가의 해학적인 해석이다.
박능생의 <서울풍경도>는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풍경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변화하는 도시의 풍경은 자연의 위엄에 밀려나 그저 이미지로만 보인다. 하지만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은 마치 틈을 주면 안된다는 듯 빼곡하게 공존하고 있는 풍경 위로 드러난 실체 없는 그림자로 나타난다. ‘공존’을 새기려는 작가의 철저히 기록된 실경산수이지만, 일방적인 강요와 폭력에 의해 인위적인 변화를 만드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경고장이기도 하다.
박형진의 <푸른물>은 주객이 전도된 일상의 사건들을 자연에 삼투시켜 작업한다. “작은 땅부터 산과 들, 강, 사람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고 소비하는 우리시대의 자연과 스스로 존재한다는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린 현재의 자연과 사물, 혹은 유령이 되어가는 우리시대의 사람을 먹, 장지, 물감, 펜, 모눈종이를 통해 담아가고 있다(작가노트 중).”
배윤환의 <목탄 만드는 개구리>는 “각각의 캔버스는 생각을 흡수하는 섬이자 그것을 태우고 정처 없이 흘러가는 배 한척과 같다. 섬이 숨 쉬는 동안 계속해서 생물이 탄생한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머릿속을 부유하는 정처 없는 생각과 감정들을 캔버스라는 섬에 잠시 정박하여 만든 작가의 심리적 풍경이다.
이부강의 <옮겨진 풍경>은 재개발, 재건축의 피해로 인해 버려진 듯 방치된 공간에 붙어있던 판자를 사용하여 풍경을 재구성한다.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머금은 나무는 작가의 공간에서 다시금 하늘이 되고, 건물이 되고, 집이 되어 나무 그대로의 자연스러움과 따스함을 품어낸다.
장노아의 <세계초고층 빌딩과 사라지는 동물들>은 작가가 지난 2014년부터 멸종·멸종위기동물에 관심을 갖고 시작한 수채작업이다. 세계 각 도시에 뽐내듯 세워지는 초고층 빌딩과 점점 줄어들고, 사라지는 동물들 그리고 동물 가까이에 머물고 있는 한 소녀. 친숙하고 실재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현실적인 도시 안에 병치된 소녀와 동물은 서로를 위로하고 토닥이며 풍경 안에 또 다른 사색공간을 만든다.
정지현의 <감시탑>은 목탄을 사용하여 다소 어둡고 멜랑꼴리한 풍경을 채취한다. 도시 곳곳에 있는 소문이 무성한, 정체모를 공간은 호기심을 유발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되기도 하고, 무의미하게 스쳐가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현재가 안고 있는 과거의 풍경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7점의 작품은 사회, 시대의 영향으로 인한 변모, 진화인지 퇴화인지 모를 변화, 그에 따른 사회적 변동 등의 물리적 풍경과 이런 변용에 대한 지성적이고 비판적인 관심이 담겨있는 심리적 풍경이다. 작가 저마다의 진지하고 치열한 고민이 담긴, 다름 아닌 나와 우리에 대한 풍경을 시각적으로 모색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송의영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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