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조용원
WAVE-AMUSEMENT 2018, Ash, 570x1240x95mm
조용원
WAVE-RED18 2018, Ash, 560x450x90mm
조용원
WAVE-CURVE 2014, African Blackwood, 610x145x20mm_545x145x20mm
조용원
WAVE-CURVE-COMPOSITION 2017, Ash, 720x680x60mm
조용원
WAVE-MOONLIGHT 2009, Ash, 2230x670x300mm
조용원
WAVE-CONFRONT 2018, Ash, 810x1240x90mm_760x1240x95mm
조용원
ZENITH2015 2015, 홍송, 490x440x200mm
《나무에 새김, 色臨》은 2018 Art Chosun On Stage의 올해 두 번째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용원 작가만의 무한하고 반복적인 ‘새김’으로 나뭇결에 새로운 패턴의 결(wave)을 선보인다. 반듯하게 잘려지고 재조합 된 나무에 새기는 작업은 200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조용원 작가는 유학 이후 오로지 나무 작업에 주력했다. 첫 번째로 선보인 볼(bowl) 작업은 작가가 얼마나 나무에 대한 갈망과 창작욕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이어 그는 테이블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형태의 오브제를 제작했다. 오브제 작업 이후 기계적이며, 반복적인 패턴으로 자연적 현상을 표현하며 평면작업으로 확장했다. 《나무에 새김, 色臨》은 그의 반복적인 작업을 주요 기조로 삼아 나무의 고유한 특성이 변질되어 무한한 선(線)을 기록 하는 작가의 체계가 잘 드러난다. 무한한 선(線)이 연결되어 잔잔한 호수의 물결처럼, 또는 미국 서부에 거대한 앤털로프 캐니언 협곡과 같은 자연을 표현 하였다. 주로 물푸레나무(애쉬)로 제작된
조선일보미술관의 올해 두 번째 기획전 2018 Art Chosun On Stage Ⅱ 전시를 위해 조용원의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기존에 작업했던 볼(bowl), 테이블 등과 같이 오브제를 전시하고, 최근 대표 작품을 선정했다. 이번 전시에서 인간과 자연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경이로움에 대해 생각하기를 기대한다. ■ 조선일보미술관
전시주체
작가의 흔적
조용원 작가의 손끝에서 물푸레나무(애쉬)는 상처를 입고 새로운 형태로 탄생했다. 작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상처를 통해서 그들에게 또 다른 흔적으로 남겨진다. 남겨진 흔적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작가가 새긴 나무에 조각된 흔적은 무엇일까? 그가 반복적으로 조각하는 행위의 결과는 나무의 고유한 특성이 변질되어 무한한 패턴과 선(線), 결(wave)로 새겨지는 것이 전부이다. 단단하고 탄성이 뛰어난 물푸레나무(애쉬)의 특유한 나뭇결은 잊혀지고 작가가 만들어내는 결(wave)과 합쳐져서 새로운 흔적만이 보여진다.
무한적이고 반복적인 패턴
나뭇결을 무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시작과 끝이 알 수 없는 선(線)으로 연결되어 있다. 선(線)은 자라나는 나무의 삶을 기록한다. 조용원 작가는 완전한 나무에 작가의 기억을 기록하며 자유롭지만 일정하게 기록되어 있는 선(線) 위에 다른 패턴을 조각하고 조립하여 또 다른 선(線)의 목적을 만든다.
입체적으로 조각된 나무는 자연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둔다. 기계적으로 보여지지만 자연적인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남아있다.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자연에 대해 동경과 위대함을 볼 수 있다. 기계적인 결들(wave)의 조각들이 모여 마치 잔잔한 호수 앞에 있거나, 거대한 앤털로프 캐니언 협곡 앞에 서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이미 나이테 속에 생명을 가둬버린 고목에 섬세한 손길로 새로운 혈관을 깨워준 듯, 나무는 깨질 듯 연약한 생명체로 다시 태어나 빛과 그림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나에게 나무는 조각 되는 피조물이 아니라 속에 감춰져 있던 본질을 드러내어 우연의 미를 완성시키게 도와주는 뮤즈이다.”
작가에게 나무는 단순한 재료가 아닌 그 자신을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
박형철 교수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명예교수, 목공예가)
내가 조용원을 처음 만난 것은 그가 홍익대 미대 공예과에 입학한 무렵이었다. 워낙 조용한 성품이라 저학년 때는 그와 가까워질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 제출하는 과제마다 마무리가 깔끔하고 작품 표현이 무척 세련되고 감각적이어서 그의 작품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늘 조용하지만 작품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그의 매력 때문에 대학원 졸업까지 일정한 교감을 나누면서 다양한 작업을 통해 그와 친밀해졌다.
외유내강의 전형적인 성품, 나무를 대하는 고집스러우리만치 진중한 작가적 자세로 인해 나는 조용원에 대해 서로 믿고 격려하는 사제관계를 넘어 동료 공예가로서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되었고, 많은 제자들이 교육계로 진출하는 것과 달리 조용원은 오로지 작가로서, 그 다른 길을 우직이 걸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응원과 존중의 마음이 한 편에 늘 자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가 조용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는 나무를 요리하는 ‘우드쉐프(wood chef)’라고 할 수 있겠다. 음식 재료처럼 작품의 재료가 되는 목재 선택에 있어 매우 신중하고, 그에 맞는 기구와 도구의 선택 역시 그의 성정처럼 치밀하고 견고하다. 또한 만들어내는 작품마다, 다른 예술 장르와 달리 실용적이고 노동집약적인 공예의 강점을 그대로 살리며 그 안에 조형성을 더하는 것, 게다가 세련되고 감각적인 예술적 가치까지 놓치지 않는 것은 세심하고 멋스러운 그의 성향과 단단한 끈기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거의 모든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해내는 조용원은 그 누구보다 고독을 즐기는 진정한 작가다. 그런 고독 가운데에서 찾아낸 목공예적 가치를 섬세하고 단단한 작업 과정을 통해 완성시킨 그의 작품이야말로 정성과 사랑으로 잘 차려놓은 요리 한 상 같은 따뜻한 감동을 준다.
‘나무에 새김, 色臨’ 이라는 주제로 새롭게 준비한 작품을 발표한다고 하니 무엇보다 반갑고, 이번에는 또 어떠한 요리를 차려낼지, 잘 조리된 목재의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줄 그의 성찬(盛饌)이 기대된다.
1964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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