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택
줄서기 장지에 혼합재료, 90×58cm, 2010
우종택
줄서기 장지에 혼합재료, 90×60cm, 2010
우종택
줄서기 장지에 혼합재료, 185×175.8cm, 2010
우종택
줄서기 장지에 혼합재료, 250×110cm, 2010
우종택
줄서기 장지에 혼합재료, 175.8×185cm, 2010
우종택
줄서기 장지에 혼합재료, 227.3×362cm, 2010
우종택
줄서기 장지에 혼합재료, 139×144cm, 2010
과거 자유로운 형상표현과 수묵에 대한 독특한 해석으로 인간의 우울한 군상을 그려온 우종택은 2007년부터 색채의 구사, 특정한 메시지를 위한 상징적 장치 등을 더하며, 변화의 양상을 보여주었다. 2010년을 맞아 발표된 그의 작품은 이전의 특징들과는 또 다른 표현방법들을 보여준다.
그의 신작에 등장하는 인간 군상은 그간의 작업들보다 한결 과감한 표현과 생략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오히려 각각의 표정은 더욱 다양해진 느낌이다. 이전의 그림에서 정연하게 줄 세워진 우울한 군상은 근작에서는 더 크고 무질서한 집단을 형성한다. 하지만 유독 집중된 강렬한 색과 묘사로 미루어 짐작컨대, 사실 작가는 그 안에 속한 특정 개인의 고독과 치열함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 같다. 줄서기라는 그 혹독한 매달림 끝에 오는 허무함과 외로움을 더욱 직선적이고 도발적으로 이야기 하는 그의 작품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와 표현을 서슴지 않는 우종택의 이번 개인전은 그의 지난작품과 신작을 아우러 볼 수 있는 자리이며, 앞으로 그의 작품이 변화할 또 다른 행보를 가늠해 볼 계기가 될 것이다.
고 경 ┃더케이갤러리
작가노트
어딘가 일그러진 얼굴, 메말라버린 허우대의 몸, 한참 떠나버린 것을 기다리는 눈빛, 지친 것인지는 몰라도 다툼이 없이 서로가 무관심한 분위기에 한곳을 향하여 모여 있다. 무엇 때문에 모여 있는지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것,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게 배경은 어둡다.사람들의 닫혀진 입, 아래로 쳐져 말한 지 아주 오래되었다. 아래턱의 형태, 어금니와 어금니는 근육의 힘을 떨어뜨렸고 약간의 침이 고일정도의 공간을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얼굴엔 수분 끼라곤 없는 건조한 주름과 검버섯이 보였다. 한참부터 얼굴의 모든 근육은 굳어버렸다. 세상을 볼 수 있을 정도의 눈, 그 정도만 뜬 채 절반의 감긴 곳엔 감정이 무뎌져 해석의 여지를 상실하였다. 다만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것, 그것은 목에 걸린 넥타이와 얼핏 보이는 양복이었다. 옷 단추가 목 끝까지 그리고 넥타이가 목을 묶었다. 더 이상 목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목을 세울만한 힘을 놓았고 자연스럽게 얼굴의 무게를 가슴과 어깨가 받쳐주고 있을 뿐이었다. 손에는 아무것도 든 것이 없고 사실 넥타이만 매었을 뿐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어떠한 물건도 없다. 어떤 이는 구두조차 없이 맨발이었다. 또 어떤 이는 어둠에 자신의 몸의 일부분을 숨겼고 어둠이 팔과 다리를 먹어버렸다. 그런데 뒤를 보는 이 없이, 측면으로 고개를 돌리고 땅으로 시선을 보내도 나에게 얼굴을 내어 주었다. 그래도 무엇인가 주겠거니 돌아가지 않고 계속 주시하였다. 착실하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기다리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기다리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인지 나에게 그 이유를 듣고자 하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알 수 없으며 어둠 속에 파묻혀 침묵할 뿐이다. 나에게서 나온 말을 들 수도 없고 단절된 시선의 교차가 누구에게 초점을 맞출 수 없게, 그래서 이들 모두는 가련함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제 한 가지 안 사실, 자신을 매인 것은 어둠 속에 자신을 던진 사람의 함정이었고 자신을 조롱하고 있는 기다림의 자리와 위치가 덧과 올무라는 사실이었다. 이것이 암흑으로 자신을 던졌으며 두려움과 갈 길 잃음에 굳어버린 근육으로 어둠에 몸을 심었다. 나는 대답할 수 없으며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을뿐더러 설사 무엇에 대한 여지가 있을지라도 그것은 무관한 것에 기대는 허망의 잔상들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역설하였고 말하지 않음으로 대답하였으며 무엇을 선택해야할 지는 나에게서 떠나갔다.
1973년 용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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