微言大意 - ‘미언대의’
2018.09.12 ▶ 2018.10.14
2018.09.12 ▶ 2018.10.14
이건용
Bodyscape 76-2-07-05 2007, Acrylic on canvas, 227 x 200cm
이건용
Bodyscape 76-2-08-01 2008, Acrylic on photo, canvas, 259 x 193.5cm
나점수
Thinking Origined From Plants 2009, Wood, painting, 283 x 29 x 25 cm
이건용
Untitled 2018, Pencil, acrylic on canvas, 151 x 171 cm
나점수
Thinking Origined From Plants 2009, Wood, painting, 51 x 98 x 28 cm
나점수
Thinking Origined From Plants 2017, Pine wood, painting, 36.5 x 23.5 x 12 cm
나점수
Thinking Origined From Plants 2002-2011, Wood, painting, 48.5 x 13.6 x 19 cm
이건용
Beginning - 1 1995, Mixed media on paper, 54.5 x 79 cm
나점수
The depth of The surface, Thinking Origined From Plants 2016, Charcoal on paper, wood fame, 94 x 57 cm
성수동에 위치한 더페이지 갤러리는 오는 9월 12일부터 10월 14일까지 이건용 작가와 나점수 작가의 2인전을 [微言大意-‘미언대의’]라는 주제아래 개최한다. 이번 [微言大意]전에서는 회화, 드로잉, 설치, 조각, 퍼포먼스 등 구작과 신작 시리즈를 포함한 8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각각의 작품들은 서로 시각적인 끌림에 의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연결된다. 이건용 작가와 나점수 작가의 미세하고 섬세한 언어와 행위의 수행을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통하여 관념과 개념의 편견을 쓸어버리고 그들과 평등한 존재로 만나 실존을 구체화하는 의미 있는 큰 행위의 발자국을 남길 것이다.
이건용은 시대와 장소를 근거한 언어의 논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작품화한 한국의 대표 현대예술가이다. 그의 작업은 행위의 고유한 속성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하나의 낯섦을 제시하며 평범한 행위들을 예술적 세계로 옮겨와 실존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 때 이건용은 자신과, 사물과, 행위와 함께 평등하게 존재한다. 미세한 변화의 반복을 통하여 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체험이 되고 그 공간 그 시간에 참여하는 현재성이 된다. 이건용의 몸은 바로 시간성을 포함한 하나의 교차적인 장소가 되어 행위와 반복되는 그리기를 통해서 그의 실존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건용의 미세하고 논리적인 언어가 커다란 의미의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험을 통해서 반드시 예술작품이 이래야 한다는 특별한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나점수는 최초라는 근원 중심의 물질을 언어의 논리로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작품화를 실행 중인 예술가이다. 그의 작업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가 경험하고 압축한 시간의 순차적 경과로서 다시 되돌릴 수 없는 하나의 일회성이 된다. 그때 그의 오브제는 자연처럼, 바람처럼,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고 주어진 공간에 그대로 서있다. 나점수 생각의 시원적 경계를 암시할 뿐이다.
이 두 작가의 만남은 이건용 나점수 작가의 공통적인 originality였다. 그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발전시키고 아직도 진행중인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현대미술을 만들어 가는 이건용 x 나점수의 작품을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더페이지 갤러리
이건용은 1960년대 후반부터 한국의 아방가르드 전위예술을 이끈 대표적인 작가이며, 한국 현대 미술사의 특별한 흐름을 차지한다. 1969년 한국 개념미술의 시초라고 불릴 수 있는 “ST (Space & Time)”와 “AG (Avant-Garde)” 그룹을 조직하여 퍼포먼스와 개념미술을 이끌며, 주체와 객체가 혼재하는 직관적 입장을 취했다. 이를 통해 몸과 공간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제안하며 예술적 행동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작가는 자연의 소재를 활용한 설치 작품부터 다양한 매개체로 표현한 행위적 퍼포먼스의 결과인 회화까지 전위성과 독창성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 작품들을 작업해왔다. 그 중에서도 1976년부터 시작된 <신체드로잉> 연작은 캔버스를 등진 채로 팔을 뒤로 뻗어서 자연스럽게 몸의 궤적을 그려나가는 방식으로, 평평한 2차원 캔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탈피하는 독특한 회화 언어를 만들어냈다. 이건용은 작품의 완성물보다는 이러한 육체 행위의 과정에 의미를 두며 드로잉의 방법론을 확장해 나갔다. 이로써, 작품이 단순히 관념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퍼포먼스 그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아방가르드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는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고 여러 예술상을 수상하며 40년이 넘게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삼성재단, 서울시립미술관, 소마(SOMA)미술관, 덴마크의 실케버그바드 미술관, LA모던아트 갤러리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18년 최근에는 호주 시드니에 4A 아시아 현대미술센터(4A Centre for Contemporary Asian Art)에서 소개된 바 있으며, 중국 베이징 페이스갤러리에서 전시 하였다.
<2002년 이건용 작가의 말>
“사실상 나는 매카닉하고 거대한 현대사회 속에 살면서 원시 부족 사회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사고 방식과 생의 의미들을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예술적 감동을 꿈꾸고 실현함으로써 세계와 나를 자각하고 나를 나보다 큰 세계에 遍在시킴으로써 모든 언어의 시작의 순간에 될 수 있는 한 가까이 있으려는 것이다.”
나점수는 시대에 흐름에 따르지 않는 독창적이고 확고한 작품 세계를 지키며 꾸준히 활동하는 작가이다. 작품들은 나무를 중심으로 돌멩이, 흙, 지푸라기, 석탄, 합성수지, 영상, 모터를 사용한 기계 장치까지 다양한 재료들을 선보인다. 이 재료들의 공통점은 가공의 개념이 아닌 물질의 상태 그대로써 제시된다는 것이다.
나점수의 작업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들이다. 균형을 맞춰 쌓거나 겹쳐 기대놓은 나무 판재로 이뤄진 추상 조각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어떤 작품은 판재들이 분리돼있는 것이 보이지만, 어떤 작품은 접합 부위가 보이지 않아 통나무에서 얇은 판재가 될 때까지 깎아 들어간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작품의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표면 뒤편에 숨겨져 있는 어떤 메시지를 어렴풋이 발견할 수도 있다.
작가는 거친 표면을 살리기 위해 수천, 수만 번의 톱질과 끌질을 반복한다. 작품이 품고 있는 작가의 개념은 숨 쉬기도 힘든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가려져 보이지 않을 수도,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반면 그 모든 것을 떠나 작가가 작업을 어떻게 놀이하듯 즐겼는지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신이 느끼는 삶의 속도를 작품을 통해 제시하는 동시대의 현 사회를 보여준다.
<2016년 나점수 작가의 말>
“의미를 찾지 말고, 자연에 있는 물체들이 옮겨져 온 상태(생긴 그대로의 존재) 그대로 보면 보기가 쉬울 것”, “같은 지푸라기라도 보고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경험에 달려있다. 다만 상태로 보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의미는 생긴다”, “이 흙덩어리에서 물이 마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편견 없이 본질을 볼 수 있다.”
“물질을 긴장 시키면 정신이 되고, 정신이 움직이면 생명 (生命)이 된다.”
1942년 황해도 사리원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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