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괴물
2018.10.10 ▶ 2018.10.28
2018.10.10 ▶ 2018.10.28
남진우
Another monster oil, cotton on cotton_dimensions variable_262 X 302cm_2017
남진우
Holy battle(Victory of justice) oil, cotton on cotton_dimensions variable_262 X 302cm_2017
남진우
The Devastated Hero Oil on cotton_40 X 40cm_2018
남진우
The Two Monsters Pencil, pastel on paper_65cmX50cm_2018(1)
남진우
The Two Monsters Pencil, pastel on paper_65cmX50cm_2018
남진우
The Two Monsters Pencil, pastel on paper_65cmX50cm_2018
남진우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혼재된 양상 안에서 형상을 드러내는 포스트모던의 한 단면을 떠올린다. 정답이 없다는 전제하에 관찰되는 사실이 있으나 다른 조형요소와 어울리면 사실이 아닌 추상이 되고 관찰되는 면이 없어도 작가의 생각을 알고 나면 조형상의 흔적으로 추상은 사실이 된다. 결합과 해체가 반복되면서 그 대상은 모호해짐의 연속이다. 실체는 알 수 없고 어떤 것이든 직접 보기 전까지 확인되지 않는 한 어떠한 간극도 다 흡수해 버리는 과정이 있다. 이 그림을 보면서 그걸 실감한다.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인데 형상을 하나씩 관찰하다 보면 이내 난감해지기 십상이다. 미소년의 얼굴로 커다란 눈동자에 미소를 띤 모습이 하나 둘 여럿이 모여 있다 말하면 괜찮다. 예쁘다 말하는데 다시 얼굴 외에는 팔다리 없고 몸통에 얼굴들이 모여 있다 마치 괴물의 형태 안에 얼굴만 합성된 듯하다 말하면 이때부터 어떻게 설명될까! 실제로 이 형상들이 들어간 큰 작품에 다가서면 어디부터 관찰할지 갈등하기 시작한다. 사실적이란 면에서 기억 속에 있는 풍경이나 정물과 비교하고 원근법까지 찾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한 번에 형상이 들어온다. 사물과 사물을 뒤섞어 오브제화 시켰다기보다 어떠한 내용이 있다 가정한다면 조심스럽게 네오팝 장르로 분류되지만 정확한 것은 알기 힘들다. 국내에서 팝아트나, 캐릭터를 생각하면 다양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들로 어두움 보다 밝음으로 화려한 색체들이 주류를 이룬다. 작품 Another monster를 보고 있으면 당연히 인식되던 것들을 같이 생각하는데 전체적일 때 조화롭고 소년들과 함께 발산되는 빛의 묘사, 중앙 하단에 영문은 중세를 연상시킨다. 형태마다 알레고리 한 성격이 잘 내포되어 있는 듯하며 그간의 전시해온 자료집을 살펴볼 때 일상의 사물을 관찰해 그대로 수집된 것도 있지만 현실과 허구가 잘 결합된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대왕 오징어를 작가만의 해석으로 부르는 ‘Ga Po Jin’ 이름하에 드러난 형상들은 어렵지 않으면서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괴물이 주는 의미라 하면 으레 혐오스럽고 허구이다. 먼 간극으로 중세 전설의 상징으로 종교적이고 인간과 신 그 중간 계급으로 악마로서 인식되고 이는 힘과 연결된다. 동시대 온라인게임 안 대상이자 문화 과잉 시대의 캐릭터들의 일부로 작가가 만든 인물이 괴물로서 드러남은 모호함이 있다. 그러나 힘을 권력의 형태로서 이기고 짐의 이분법적인 구분으로 생각하면 작가의 그림 안 괴물이란 영원한 존재이다. 인간의 원죄로 이기심에서 오는 무분별한 선택과 신념이 욕망이 될 때 개인과 다수의 관계 형성과 입장 차이도 있겠다. 때문에 여기서 괴물이란 혐오감이 들다가도 금세 미소년과 섞임을 관찰하다 보면 아름답다 느끼면서 공감대가 형성된다. 좀 더 말하면 미소가 있으나 살짝 무표정한 것이 조금은 슬프다. 마치 자신을 투영시킨 것처럼 한 사람이 조금씩 다른 각도로 쳐다보는 반복됨도 있어 이는 맹목적 바람으로 이루었다가도 다시 또 다른 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초상 같기도 하다.
어른이 되면 잊혀 저 지나고 나면 캐릭터로서 존재하는 동시대 애니메이션의 속 주인공으로 영웅은 가상의 세계에서 있다가 현실로 돌아오면 이내 상징은 깨어진다. 선과 악의 명암으로 구별되던 상황들이 얽히고설켜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을 알게 된 어른은 일상으로 다른 이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문화가 되는 틈 사이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의 일환으로 어딘가에 소속되어 살아가는 사람으로 일을 해야 하고 누구에게 강요받지 않아도 선택과 책임은 늘 있기 마련이다. 회화로서 그려진 '또 하나의 괴물'은 삶의 고단함과 불안함이 만들어낸 심리로 위로받고 싶은 바람과 아이가 성장하고 어른이 되면 깨지는 동심의 세계,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생각한다. 이미지로 고전과 현대의 경계지점에서 사람들이 떠올리는 실체가 없어도 공감이 가는 캐릭터로 인물 탐구의 여정은 끊임이 없다. 종교를 기다리는 것만이 아닌 저너머 보이지 않는 신을 받아들이는 자세로 현세의 삶이 녹록지 않음을 알고 열정적인 꿈을 갖고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다.
1985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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