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김덕기
노이슈반슈타인 성-카나리가 보이는 풍경 2019, Acrylic on Canvas, 112.1x162cm
김덕기
키웨스트-돌고래 가족과 배위의 가족 2019, Acrylic on Canvas, 53x72.7cm
김덕기
오스트리아 할슈타트-햇살은 눈부시게 빛나고 2019, Acrylic on Canvas, 80.3x116.8cm
소울아트스페이스는 봄의 절정을 이루는 4, 5월 가족과의 따뜻한 일상을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화폭에 담아내는 김덕기 작가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9년 4월 3일(수)부터 5월 23일(목)까지 갤러리 전관에서 신작으로 만나볼 수 있다. 산과 정원을 배경으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정원’시리즈로 그려내며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전하는 김덕기 작가는 부산, 제주, 이태리 아말피, 베네치아를 거쳐 뉴욕에 이르는 ‘여행’시리즈의 새로운 작품들을 2011년부터 매년 소울아트스페이스를 통해 발표해왔다. 2019년 4월 김덕기의 신작은 유럽의 젖줄이기도 한 다뉴브 강에서 영감 받은 신작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의 이국적인 풍경과 아름다운 색채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김덕기의 캔버스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 눈부신 자연을 배경으로 다채로운 색채와 붓 터치로 가득하다. 경쾌하게 그려진 박공지붕, 가족, 형형색색의 꽃, 둥근 나무 등 그의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소재는 밝고 긍정적인 음악 왈츠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작가는 실제 동유럽을 여행하며 관람한 실내악 연주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이번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계속해서 왈츠를 들으며 작업에 임했다. 본 전시 제목의 바탕이 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는 처음 연주될 때 다뉴브강이 푸른색이 아니었기에 청중들이 의아해했다는 일화가 전해져온다. 현실에서는 잿빛의 다뉴브 강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오스트리아인들에게는 그것이 문학적인 표현이었어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명곡의 숨겨진 이야기처럼 무채색 현실의 풍경을 천연색으로 재탄생시키는 김덕기의 작품은 때로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왈츠로 전쟁의 아픔과 상실감을 극복했듯 김덕기의 무수한 터치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리듬을 따라 가다보면 녹록치 않은 일상도 감사함으로 전환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산과 들판, 나무의 주조색을 초록으로 빨강, 노랑 등의 강렬한 색점들이 입체적으로 올려 졌을 때, 풍경 너머 여백이 되어주는 하늘과 강, 바다도 주요 소재들과 같은 푸른 계열의 색조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김덕기는 섬세한 농도의 차이와 충돌할 수 있는 색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정교한 감각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산 너머 멀리, 혹은 근경에 부분적으로 배치되었던 바다는 ‘마이애미’시리즈에서 전면에 등장했다. 돌고래 가족은 희고 검은 물감이 섞여있는 역동적인 터치로, 태양에 반짝이는 파도는 근경과 원경이 다른 흐름으로 표현된 것 또한 인상적이다. 잔잔한 물결 위 보트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가족 옆에도 시들지 않는 꽃다발 하나가 놓였다. 보트 위 어항 속 물고기와 강아지, 하늘 위에 놓인 갈매기 한 쌍과 같은 오밀조밀한 묘사가 한데모여 김덕기만의 독창적 풍경을 이룬다.
동유럽 시리즈 외에도 미주, 이태리, 아시아 여러 지역과 제주를 배경으로 한 신작도 다수 공개된다. 그 중 ‘감귤나무 사이로’는 2014년 큰 사랑을 받았던 ‘제주’시리즈로 2019년 세 개의 화면으로 나뉜 파노라마 형식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세 작품을 이어놓으면 하나의 대형작품으로, 따로 떼어놓으면 각기 다른 피스로도 손색이 없도록 밀도 높게 그려졌다. 봄날 제주의 햇살이 느껴질 만큼 따뜻한 색과 화사한 꽃, 가족의 평화로운 일상을 보여주는 캔버스는 세 작품을 연결할 때 더욱 확장되는 풍경처럼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 무한히 이어지길 염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장가계의 가을풍경은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으로 화면 전체를 묘사하였고,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멕시코 칸쿤은 이국적인 해변에서 신혼을 즐기는 부부의 모습이 평온하게 그려졌다. 신혼부부 뒤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쌍으로 놓인 불가사리와 꽃게들처럼 무심코 놓치게 되는 풍경까지 작품에 담아내며 일상을 환기시킨다.
흥겨운 왈츠의 리듬과 다뉴브 강이 흐르는 김덕기 작가의 신작에는 어김없이 행복한 가족이 풍경을 더욱 뜻있고 애틋하게 만들어준다. 인물은 배경에 비해 작은 사이즈로 등장하지만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부부와 두 자녀, 때로 반려동물도 동반하고 있는 주인공들은 서로 손을 잡거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여유 있는 한 때를 즐기고 있다. 서로 다른 인종, 성별, 세대의 차이를 극복하고 동물들도 함께 누릴 수 있는 축복과 감동은 아름다운 자연만이 줄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이색적인 정취가 왈츠처럼 경쾌하게 재현된 김덕기 작가의 캔버스가 눈부신 봄, 충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김덕기(1969~ )는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한국 유수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전시를 가졌다. 가족과 나누는 일상을 통해 사랑과 행복, 어린 시절 고향의 추억과 자연에 대한 감사를 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담아내며 동화 같은 순수한 작품 내용 속에서도 화면의 깊이를 전해준다. 부산에서는 2011년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처음으로 김덕기 작가님의 개인전을 유치했으며, 이번 전시는 본 화랑에서 개최되는 7번째 개인전으로 해마다 소울아트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은행(서울), 주상하이총영사관(중국), 로렌스 쉴러 콜렉션(미국), 디터 홀츠 콜렉션(독일) 등 국내외 주요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있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로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196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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