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 기억의 다중적 해석전

2019.06.12 ▶ 2019.06.30

통인화랑

서울 종로구 관훈동 16 통인빌딩 지하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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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 1 45×53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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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 5 45×53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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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

    유목동물+인간-문명 2018-1 162×130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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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목동물+인간-문명 2019-4 145×112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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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

    유목동물+인간-문명 2019-6 160×130cm, 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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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

    유목동물+인간-문명2016-27(동학혁명운동이야기3) 146×112,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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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

    유목동물+인간-문명2016-28(동학혁명운동이야기4) 146×112,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2016

  • Press Release

    척박한 문화예술계의 담론과 아름다운 예술생태계의 복원을 꿈꾸며 끊임없고 정신 없이 달려오는 허진은 침체된 한국화의 진흥을 일으키려고 노력하는 작가이다. 허진은 이번 전시 <기억과 다중적 해석>에서 인간과 자연이 서로 화합하는 순환적 자연의 생태를 지키고자 하는 '친환경론'을 주제로 삼은 작품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유목동물+인간-문명시리즈는 과학문명숭배에서 비롯된 폐해를 치유하고자 하는 환경 친화적 생태론을 기반으로 하여 형상화한 연작들이다. 유목동물을 자유롭고 복잡하게 배치하는, 여러 이미지의 나열은 자연과의 상생과 조화를 강조하는 작가의 소망과 열정을 보여준다. 또한 31운동과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이 두 사건을 촉발시킨 연원이 있는 사건인 동학농민혁명과 연관된 사실적 이미지들을 유목동물 연작 이미지에 무작위로 오버랩 시키면서 혁명적 분위기를 담은 시대적 단층을 드러내고, 유목적 근대성과 정착적 고루성을 중첩시켜 부조리한 역사를 은유 하고자 한다. 자연 파괴적 제국역사관과 외세 저항적 민중역사관이 혼재하는 역사에서 벗어나 보다 더 나은 대동적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긍정적인 미래관을 유도하고 있다.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멘토프레스) 연작은 허진 작가가 새로운 방식으로 구상한 작품으로, 최효진 작가의 책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에 삽입되어있다. 이는 작가가 저자의 글을 읽고 지나온 삶과 자녀에 대한 교육 등을 되돌아 보면서 1년 여의 시간 동안 구상하고 작업한 결과물들이다. 작가의 추억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 기억들을 현재의 삶으로 끌어와 인간 본성의 감정을 재구성해보는 기회가 된다.


    디아스포라와 노마드 – 작가의 삶과 예술의 본질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작가 허진의 작업은 매우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이는 그가 취한 소재와 표현에 따른 화면의 형식에서 비롯되는 시각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그가 부단히, 그리고 매우 열정적으로 보여주었던 세상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집요한 추구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사유를 ‘디아스포라’(Diaspora)와 ‘노마드’(Nomad)라는 키워드를 통해 밝힌바 있다. 이는 단지 단상(斷想)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작업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적인 단어로 읽혀지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주지하듯이 ‘디아스포라’는 본래 태어난 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정착하여 살고 있지만 여전히 고유의 관습이나 규범 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을 의미한다. 우리는 그가 운림산방으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남종화 전통을 계승하는 가계의 적자로서 태생적 조건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남도를 떠나 유년과 청년 시절을 서울에서 보낸 삶의 역정,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의 소회를 ‘디아스포라’로 형용함은 대단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더불어 현대인과 현대문명에 대한 소회를 ‘노마드’로 표현한 바, 이 역시 일상적인 의미가 아닌 그의 삶과 예술과 연계된 또 다른 해석으로 전해짐은 그만큼 그의 삶과 예술이 각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로서 허진은 일찍이 사회적 현실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특히 ‘익명인간’으로 대변되는 일련의 연작들은 그의 관심과 지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들로 각인되어 있다. 현실에 대한 주관적 해석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더듬어 감과 동시에 치열한 역사 인식을 통해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민초들의 삶을 조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실과 사회에 대한 인식은 그의 예술 역정에 있어 일관되게 견지되고 있는 주요한 테마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이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실험과 모색의 점철로 나타나고 있다. 예의 복합적이고 중의적인 화면은 바로 이러한 결과물들의 구체적인 실체인 셈이다. 이는 그의 태생적 조건에서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른바 ‘노마드’적 예술역정의 시발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동양의 전통회화는 서정성을 전제로 한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미덕으로 삼는다. 이는 재료와 표현에 있어 모두 통용되는 기본 원칙과도 같은 것이다. 이에 반하여 그의 작업은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며 거침이 없다. 그것은 그가 속한 시대가 정치적으로는 물론 문화적으로도 격변의 시대였으며, 작가로서 그가 포착한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만큼 치열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시공을 통해 과거를 조망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작가 정신의 발로일 것이며, 그는 이를 성실히 실천함으로써 그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그의 다양한 역사적, 혹은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담론의 시작은 언제나 인간 중심의 가치를 통한 성찰이었으며, 그것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분방함으로 분출되듯 표출되었다. 그것은 언제나 이상과 현실, 전통과 현대, 자연과 문명이 충돌하는 접점에서 이루어진 첨예한 것들이었으며, 그는 이를 통해 또렷한 주관적 인식을 거침없이 개진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의 작업은 서정에서 사사로, 전통에서 현대로 라는 일련의 변화를 도출해 낸 것이다.

    근작에 이르러 그의 작업은 또 다른 지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이 여실하다. 이미 일정기간 천착하며 점차 특유의 형식을 구축하고 있는 새로운 작업들은 현대문명의 과학적 성취에 대한 성찰이다. ‘이종융합 + 유토피아’로 명명된 일련의 작품들은 과학의 발전에 따른 생명의 본질에 대한 심중한 의미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서로 다른 개별적 정체성을 지닌 생명에 대한 과학의 개입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바로 그것이다. 주지하듯이 오늘날 우리가 실감하고 있는 문명의 발달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환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경이를 넘어선 경악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는 과거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그 한계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명의 발달이 과연 인류의 행복을 담보하는 복음인지,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인지에 대한 그의 사유는 결국 ‘유토피아’라는 이상적 공간을 제시함으로 귀결되고 있다. 오늘날 문명이 전적으로 서구적 자연관에 기인한 것을 상기한다면, 작가가 제시하고자 하는 ‘유토피아’의 이상은 바로 상생(相生)과 상의(相依)를 전제로 한 동양적 자연관임을 어렵지 않게 상상해 볼 수 있다.

    작가로서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수묵에서 시작하여 사회적, 역사적 사실과 서사에 관심을 둔 실험적 작업과 현대 과학문명에 대한 성찰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의 예술적 순례는 시작되었으며, 그것은 ‘노마드’로 대변되는 작가 개인의 삶인 동시에 현대 한국화가 감내해온 시공의 역사였다. 치열한 시대 인식과 개별성에 대한 추구, 그리고 이의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이루어진 그의 작품 세계가 결국 다시 동양적 자연관의 이상을 지향하고 있음은 의미하는 바가 남다르다. 그것은 비록 다른 지역에 정착하며 살지만 여전히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디아스포라’의 그것에 다름 아닌 것이라 여겨진다. ‘노마드’라는 것은 단지 공간적인 이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방치되고 외면된 불모의 땅에서 새로운 생명의 가치를 일궈내는 것이다. 또 그저 옛 것에만 집착하며 변화를 거부하며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자신을 갱신하는 창조적인 행위를 지향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를 전제로 작가로서의 허진에 대한 이해와 그 변화의 필연성은 더욱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그는 어쩌면 ‘타향’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책임감을 절감하며 ‘실향’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치열한 작업을 통해 극복하며 ‘귀향’을 꿈꾸는 ‘디아스포라’의 ‘노마드’일 것이다.

    전시제목허진: 기억의 다중적 해석전

    전시기간2019.06.12(수) - 2019.06.30(일)

    참여작가 허진

    관람시간10:30am - 06:3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통인화랑 Tong-I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6 통인빌딩 지하1층)

    연락처02-733-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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