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강종구
백두산자작림 캔버스에 유채_71×88.5cm_1998
강종호
봄을 그리는 백두산2 캔버스에 유채_104.5×198cm_1997
김서봉
설악의 삼월 캔버스에 유채_70×115cm_1993
김윤겸
산수 먹, 30×35.3cm_1700년대
김은호
산신도 한지에 수묵담채_35×140cm_1900년대
신장식
금강산 한지에 아크릴릭_71.5×90cm_1998
오병욱
산 캔버스에 유채_80×116.5cm_1997
김재배
산수 한지에 수묵채색_54×45cm_1970
음영일
만추 캔버스에 유채_46x61cm_1985
김태
설악동 캔버스에 유채_111×156cm_1985
박경애
풍경 캔버스에 유채_43×51cm_1996
송수남
풍경 한지에 먹_97×188cm_1990
신영진
청평사 가는 길 캔버스에 유채, 72.7×90.9cm_1995
변관식
산수 종이에 먹_33×124cm_1960
박노수
풍안 한지에 수묵담채_110×162cm_1990
이상범
설경 종이에 먹_29×82cm_1900년대
장철구
낙산의 일출 캔버스에 유채_127.5x160cm_1990
하태진
설악 한지에 수묵담채_70x104cm_1997
황선화
계곡 캔버스에 유채_42x52cm_1996
이응노
풍경 한지에 수묵채색_23×43cm_1950
한국의 미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지다.
미술관은 작품 수집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소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공기관으로서의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니며 소장품과 함께 성장한다. 이처럼 소장품은 미술관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이며, 기관의 성격과 안목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재)한원미술관의 소장품은 한국 회화사의 큰 업적을 남긴 19, 20세기의 작가들의 전통 수묵화부터 서양화 등 한국의 토속적 풍경을 담아낸 구상회화가 주축을 이룬다. 이번 전시는 작품 속에 담긴 한국인의 삶과 자연과 내면의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기획되었다. 옛 선조들은 자연스러운 것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며 대지의 조건과 자연적 변화에 그대로 순응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중에서도 ‘산’은 모방과 재현의 대상이 되거나 사고와 발상의 근원이 되며, 자유로운 감정표현, 나아가 작가의 작품세계가 투영된 미적 언어로 차용되기도 하였다. 사생이나 여행을 통해 접한 산의 절경은 사진, 스케치 등 다양한 형태로 수집되어 화폭에 옮겨졌고, 이 과정에서 작가의 경험이나 장소에 대한 감흥에 따라 재구성되어 독창적인 화법으로 재탄생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산경(山景)을 살펴봄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작가들의 조형적 차이를 발견하고자한다. 이와 함께 지역적 특색을 단순히 드러내거나 산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보다, 자연에 투영된 작가의 세계관을 전하고자 한다. 작가 개개인의 경험이나 시대적 상황, 그리고 작가의 삶이 반영된 작품은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의 모습을 다시 발견하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남정(藍丁) 박노수(朴魯壽, 1927~2013)는 전통화법을 근간으로 하되, 근대적 공간구성에서 탈피하여 사물을 깔끔하게 단순화하고 그 위에 맑은 채색을 얹어 서구적 감각의 평면 산수를 표현했다.[1] 그는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을 사사했으며, 194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노수현(盧壽鉉), 장우성(張遇聖)의 지도를 받았다. 1950년대에는 장우성의 영향을 받아 수묵인물화나 신 문인화론을 반영한 작품을 선보였으며, 1960년대에는 동물로 소재를 확대하여 여백이 거의 없는 짙은 색면을 사용한 평면 화면을 추구했다. 1970년대에는 전통 남종화의 맥을 잇는 정신세계와 북종화의 감각적인 채색기법을 접목해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하였다. 그는 색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밝고 진한 청록색은 주로 나무와 산에, 초록색은 산과 풀, 노란색은 땅을 표현하였다. 〈풍안〉은 1970년대 이후 작가가 추구해온 빠른 선묘와 청초한 색감,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화면구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인물의 모습과 주변 풍경이 매우 힘있게 묘사되어 있다. 자신의 내면과 고고한 선비정신을 산수 속에 홀로 선 외로운 인물의 모습에 투영하여 여백과 백묘법, 색감과 구도를 사용해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소년, 고사(高士), 노송, 말 등의 소재와 빠른 선묘를 사용한 간결한 형태묘사, 대각선 및 수직·수평 구도, 다채로운 색감과 여백의 미는 자연 친화적인 동양적 세계관과 현대적 조형 감각이 결합한 새로운 회화미로 우리를 인도한다.
남천(南天) 송수남(宋秀南, 1938~2013)은 1980년대 수묵의 조형적 가치에 주목하여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수묵화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작가이다. 그는 기존의 동양화가 현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현대적 조형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수묵의 매체적 특성과 정신성을 극대화하여 한국적 양식을 창출하고자 하였다.[2] 1960년대 수묵의 번짐과 얼룩을 이용한 추상 작업을 시작으로 1970년대 초에는 한국적인 이미지로 표상되는 갖가지 모티브로 화면을 채우는 ‘한국 풍경’ 시리즈, 1980년대는 한국의 야산을 대상으로 한 수평 구도의 산수화 작업을 통해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1990~2000년대 선보인 ‘붓의 놀림’ 시리즈는 수묵 특유의 미감을 바탕으로 대담하고 생동감 있는 풍경을 그려냈다. 〈풍경〉은 농담을 달리한 산의 표면과 단순한 형태와 억제된 표현성에 의한 간결한 화면구성 그리고 면을 사용한 수평 구도, 강한 먹빛을 통한 흑백의 극단적 대비, 먹의 농담 변화를 통한 자연스러운 원근감은 수묵이라는 재료의 물질적 특성이 극대화된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안겨준다.
오병욱(吳秉郁, 1958~)은 자연을 벗 삼아 즐기며 산야의 경치를 독특한 화풍으로 일궈낸 작가다. 그는 설악산, 지리산, 주왕산 등 여러 산을 그리면서 흑백의 색을 주로 사용하여 화사함보다는 묵직한 회화미를 보여준다. 작가는 인생의 고난과 희망을 무채색의 색감으로 대변하여 차갑고 냉혹한 시련의 겨울을 표현하면서도 희망을 지닌 요소들을 담아냈다. 〈산〉은 청명한 산의 정기를 내면의 감정을 끌어내는 듯한 흑백 컬러와 거친 질감을 통해 비슷한 붓 터치들로 화면 전체를 뒤덮는 올 오버(All-over) 페인팅 기법으로 그린 작품이다. 인생의 고난과 시련을 겪은 우리가 깊은 산속에서 자아 성찰과 수양의 세월을 거치고 당당히 극복하듯 화면 안에는 강인한 힘과 정기가 내재해 있다.
석운(石暈) 하태진(河泰瑨, 1938~)은 대학시절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천경자(千鏡子) 등에게 사사하여, 수묵을 기반으로 실재하는 자연경관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독자적인 회화적 양식을 구축해온 작가이다. 대상을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에 치중했던 전작과 달리 198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세필의 묘사가 사라지고 먹과 필법의 실험을 거듭 시도하며 번지기와 갈필의 조형적 특징이 두드러진 개성 있는 화풍을 완성하였다. 그의 산에 대한 관심은 작품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곳곳에 솟구쳐 있는 기암절벽과 봉우리들을 비교적 섬세하게 표현하였고,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계곡과 그 주변의 수목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그렸다. 〈설악〉은 먹의 번지기와 갈필의 효과가 두드러진 작품으로 화려한 색채표현 없이 먹의 농담에 따라 그 깊이를 더해준다.
위에 살펴본 바와 같이,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소박하고 열정적으로 변화하는 한국의 산경을 마주하며 삶의 뜻을 헤아리고자 했던 작가와 자연의 순수한 교감을 통해 자연주의적 삶을 동경하고 참다운 ‘나’를 만나는 휴식의 의미를 전해주고자 한다. 대자연 속에서의 인간과 예술의 관계를 탐색하며 정서적인 감성을 만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재)한원미술관 큐레이터 전승용
[1] 송희경,「1980년대 한국화의 ‘산수’」, 한국예술연구, (11), 2015. p.10. 참조.
[2] 기혜경,「남천 송수남과 수묵화 운동」, 국립현대미술관연구논문 제2집, 2010. pp.33-34. 참조.
1892년 출생
1927년 충남 연기출생
1899년 황해도출생
1938년 출생
1959년 출생
1959년 대구출생
1944년 출생
1897년 충남 공주출생
1904년 충남 홍성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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