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 Circle
2020.04.09 ▶ 2020.04.26
2020.04.09 ▶ 2020.04.26
전시 포스터
김민수
속마음 2020, 캔버스에 유화, 90.9x72.7cm © Minsoo Kim
김민수
엄청난 비밀 2020, 캔버스에 유화, 116.8x80.3cm © Minsoo Kim
김민수
들키기 어려운 2020, 캔버스에 유화, 116.8x80.3cm © Minsoo Kim
다니엘 신
Memory 2020, Print on paper, 30x30cm © Daniel Shin
다니엘 신
Be hopeful 2020, Print on paper, 30x30cm © Daniel Shin
다니엘 신
Looking for someone 2017, Acrylic on canvas, 72.7x72.7cm © Daniel Shin
원예지
재미없는 천국 2020, 장지에 혼합재료, 112x99cm © Yeiji Won
원예지
숨바꼭질 시리즈-숲 2017, 장지에 혼합재료, 80x85cm © Yeiji Won
원예지
Мы здесы 2020, 장지에 혼합재료, 30x30cm © Yeiji Won
소통의 창구는 다양화되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개인주의가 만연한 지금이다. 디지털 초연결사회에 진입하면서 물리적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타인과의 소통은 가능하지만, 바로 이웃, 심지어 가족 내에서의 소통 단절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성별, 나이, 국적 등이 아닌 가치관, 취미 등 추상적인 기준으로 그룹핑되고 정보기술 활용 능력의 정도에 따라 소통하는 ‘트랜스 제너레이셔널’ 관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세계관을 지배하는 특징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무한대로 생성되는 이야기와 형형색색의 이미지들은 ‘정보의 공유’라는 명목으로 21세기적 커뮤니티를 생성하는 거대한 장치이다. 이는 감각을 자극하는 맛있는 요리로 우리에게 제공되는 듯 하지만 오히려 현대인에게 감각적 경험은 허락되지 않는다. 표피적인 관찰과 스크롤 한 번으로 지나가버리는 이야기는 오히려 인간적인 맛이 결여되어 우리에게 감정의 결핍만을 남길 뿐이다.
이렇듯 다양한 현상 속에서 어느 때보다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철학, 감각이 논의되는 지금, 내면과의 관계 속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지금의 시공간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소위 밀레니얼 세대라 일컬어지는 작가들이 <써클>이라는 타이틀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민수, 다니엘 신, 원예지 작가 3인의 드로잉, 회화, 디지털 콜라주, 설치 작업 등 약 40여점에 이르는 작품은 조형적 요소의 부분들이 어떻게 언어화되는지, 드로잉적인 사고와 작가적 태도를 견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당위성을 보여준다. 어느 시대보다 풍요로운 이미지와 마주하는 작가들은 그것을 배경삼아 삶의 에피소드를 녹여내고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기록하거나 혹은 일반적인 이미지를 개인적인 것으로 전환시킨다. 그리고 외부와의 소통 이전에 내면으로 침잠하여 자신 안의 감성들 사이에서 관계 맺어지는 소통의 가능성과 그 풍부함을 이야기한다.
일상적인 오브제, 환경, 상황을 낯설게 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 찾기의 과정을 캔버스에 그려내는 김민수 작가,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 그리고 불현듯 느껴지는 감정들을 사진, 기하학적 도형, 숫자, 문자 등으로 자신만의 언어로 연금술처럼 엮어내는 작가 다니엘 신, 예민한 감각들로 캐치한 감정들과 아련한 기억들을 자신의 조형언어로 스토리화 하여 말하는 그림을 구현하는 원예지 작가. 이들의 작품은 얼핏 보면 기성의 아트 씬과 닮은 듯 하지만 들여다볼수록 자신의 컬러와 시선이 드러나는데 이와 같은 작업 방식 자체를 이미 트랜스제너레이션으로 규정지을 수 있지 않을까.
참여작가들이 함께 구현한 ‘To be an artist’ 드로잉 섹션은 트랜스 제너레이션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한 작은 시도이다. 3인 작가들의 밑그림 작업 약 200여장이 블라인드 형식으로 설치될 공동 설치 작업 파트는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마다 작가들과 함께 all-day workshop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이 프로그램은 벽면에 쓰여진 간단한 설명에 따라 개인의 작품 활동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스마트기기에 익숙해진 요즘 손으로 그리는 창작 행위의 싱그러움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지.
이번 전시는 롯데갤러리 일산점에서 4월 9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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