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부: YELLOW – 변모된 공간
2020.04.18 ▶ 2020.06.15
2020.04.18 ▶ 2020.06.15
정찬부
함께 떠나는 여행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9
정찬부
혼자서 당당히 혼합재료, 레진, 24x38.5x11.5cm, 2019
정찬부
혼자서 당당히 클론, 레진, 우레탄도료, 가변설치, 2019
정찬부
환상정원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9
정찬부
혼자서 당당히 클론, 레진, 우레탄 도료, 가변설치, 2019
정찬부
투게더 레진, 우레탄 도료, 75x80cm, 2019
롯데갤러리에서 2020년 봄을 맞아 정찬부 작가의 < YELLOW – 변모된 공간 >展을 개최한다. 작가는 현대 산업사회의 가장 대표적인 산물 중 하나인 빨대를 이용한 작업을 10년 이상 지속 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의 주요 작업인 빨대를 집적하여 만든 조형물과 최근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노랑으로 단색화 된 작품, 그리고 레진을 이용한 신작들을 동시에 선보인다.
여러가지 색깔의 빨대를 이용하여 선인장이나, 돌, 도마뱀, 꽃 등 주로 자연의 형상들을 제작하던 작가는 근래에 ‘자연에서 일상으로’라는 작가 자신 주변으로의 소재 전환을 보이고 있다. 하나하나의 일정 형태를 결정짓는 최소 단위로서의 빨대의 의미보다, 대상이 가지는 응축된 에너지의 전달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색채를 단순화 하거나 매스를 강조하여 사물이 가지고 있는 실체에 다가가려고 하는 경향을 더 강하게 드러낸다. 이렇듯 표현 영역을 넓혀가려는 일련의 변화들은 색채의 변화뿐 아니라, 빨대 라는 일회성 재료에서 벗어나 여타의 재료들에 비해 비교적 형태의 변형이 자유로운 레진 등, 재료 사용의 확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YELLOW – 변모된 공간 >展에서 작가는 첫째, 자연과 인공 부산물의 합일을 모색하고 있다. 용도를 다하면 폐기되는 일회성 플라스틱을 이용하여 새로운 생명을 가진 자연물을 재창조해 내고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은 재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물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성의 발현이자 동시에 창의와 인공의 사이에서 제시하는 상생의 대안이다.
두번째는 치유와 위로의 의미이다.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어 우리 일상을 잠식해 버린 코로나 19의 심리적 공포와 그로 인해 야기된 경제적 역경 속에서 밝은 기운을 뿜어내는 노랑으로 변모된 사각의 공간을 통해 긍정의 기운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변화된 작품들에서 ‘일상’이라는 연결 고리를 통한 보다 직접적인 감정 이입으로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노랑색은 자연의 빛과 가장 근접한 색으로 봄의 따뜻함과 명랑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색이다. 노랑으로 변모된 사각의 공간은 작가가 제시하는 소통의 방식으로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노랑 곰인형 ‘혼자서 당당히’ 는 시련의 봄을 앓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보듬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따뜻한 위로의 의미를 담고 있다.
■ 롯데갤러리 손소정
작가 노트
‘혼자서 당당히’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곰 인형 작업은 2019년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업으로, 나에 주변의 사물과 오브제를 들여다보고자 함이었다.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테이블, 쿠션, 가방 등의 사물들을 작품화하면서 공간 안에 오브제들뿐만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반려견을 빼놓을 수 없었다.
곰 인형 작업은 7년 전 입양한 강아지 태풍이와 깊은 연관이 있다. 입양 당시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곰 인형을 선물로 줬고, 이후 잊고 지내다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주변을 살피니 비로소 7년 동안 태풍이가 물고 빨고 항상 함께였던 곰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 그 동안 여러 인형을 거쳤지만 멀쩡한 상태로 온전한 인형은 곰 인형이 유일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본인에게 의미 있는 사물을 가지고 있다. 여러 사물 중에서 곰 인형 작업은 태풍이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했다. 여러 공정을 거쳐 작품화 된 곰 인형은 태풍이에게 형제와 같은 존재이며, 나에게 태풍이는 보살피며 내가 더 위로받는 소중한 존재이다. 이렇게 사물과 대상이 서로 깊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태풍이와 나의 매개인 곰 인형 작품의 제목을 외롭지 않게 당당히 나아가자는 의미로 ‘혼자서 당당히’라고 지었다.
어쩌면 인간들은 스스로 존재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거치는 자연의 모습보다, 조성된 인공의 자연에 더 친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실재 숲보다 더 짙은 빌딩 안의 녹색, 실재하는 바다가 아닌 워터파크의 인공 파도, 혹은 플라스틱 돌과 나무들에서 친숙함과 위안을 찾는다. 그러나 이 모든 반복된 시스템은 삭막한 콘크리트 위의 애처로운 유토피아에 지나지 않는다. 내 작업은 이러한 대량생산과 소비를 반복하는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바로미터가 존재할 수 있는지의 의문에서 출발했다. 우리가 생산해낸 수많은 이미지와 모조된 생산물은 오래지 않아서 소비되고 폐기된다. 본인 작업의 역설적 은유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미지와 부유하는 현대적 욕망으로부터 파생된 불분명한 이상과 풍경을 도출해내는 것이고, 더불어 대량생산된 공산품인 빨대의 은유적 해석과 공간 설치의 방식으로 '회복 가능한 지점'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자 함이다.
■ 정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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