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선
누구나 마음속에 꽃 한 송이쯤은 있다 Pencil on cotton paper_55x44cm_2014
구명선
별 헤는 밤 Pencil on cotton paper_79x41cm_2008
구명선
선을 넘지 마세요 Pencil on cotton paper_33x24cm_2019
정석희
눈이오겠네 영상회화_1분46초_가변크기_2017
천성명
그림자를 삼키다 oil painting on FRP 25x54x131cm 2016
구명선
오후가 흐르는 숲 Pencil on cotton paper_51x74cm_2016
정석희
새를 보내다 종이 위에 혼합재료_12x19cm_2019
천성명
그림자를 삼키다 oil painting on FRP 68x35x161cm 2016
정석희
새를 보내다 종이 위에 혼합재료_12x19cm_2019
구명선
추억은 꺼내는 게 아니야 Pencil on cotton paper_103x73cm_2011
정석희
폭설 폭설_영상회화_1분40초_가변크기_2018
천성명
그림자를 삼키다(부분) oil painting on FRP 68x35x161cm 2016
세 가지 형식으로 포착한 일상의 내밀한 이야기
전시는 세 명의 그룹전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회화영상(정석희), 입체설치(천성명), 연필회화(구명선) 작품들은 각기 짙은 개성을 지녔다. 이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를 하게 된 의도는 이들 작품이 찰나와도 같은 삶의 한 장면을 섬세하고 독창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소설 또는 시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는 점 때문이었다.
‘현실과 아름다움과 시’라는 말은 르네 위그(미술사가, 1906~1997)가 예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용한 문구이다. 현실은 예술의 대상이며 아름다움은 예술에 있어서 조형적 측면, 시는 예술가의 영혼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의 핵심적 요소를 가리키는 단어로 썼다.
사실 시나 소설, 회화, 조각 등 모든 예술에 대해 인간은 작품으로부터 얻은 감흥을 자연스럽게 자신과 연결된 어떤 이야기로 지각하게 된다. ‘이야기가 없으면 존재가 없다’라고까지 말 할 정도로 인간에게 서사는 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런데 ‘History’라는 말이 거대 서사를 가리키듯 우리는 눈에 두드러지고 큰 소리와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일상을 채우는 다양하고 미세한 감성과 느낌은 쉽게 흘려버린다. 어쩌면 삶이 기계적이 되고 아무런 감흥이 없어지며 무의미해지기까지 한 이유에는 그런 삶의 태도가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
예술가들은 쉽게 놓치는 감정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념들에 더 많이 예민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느낌을 거르고 벼려서(때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눈에 보이거나 들리거나 만져지게 표현한다. 그 느낌이 관객에게 전달될 때 관객에게는 그것이 이야기의 실마리가 되며, 자신도 경험한 적이 있는 일상의 소중한 측면을 재발견 할 수 있게 된다. 그 순간에 삶에 숨결이 불어넣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때가 가장 예술적인 순간이지 않을까. 바로 예술이 삶이 되는 순간.
전시작은 영상, 설치, 회화, 드로잉(33개가 1작품)을 포함하여 총 14점이 전시 된다.
평범하지만 섬세하고, 슬퍼서 아름다운 예술가의 고백
정석희 작가의 영상 전시 작품은 ‘눈이 오는 날’을 표현한 일련의 작품들이다.(<새를 보내다, 편지를 쓰다> <눈이 오겠네> <폭설>)
전시가 진행되는 한 여름 전시장 안에서는 한겨울 폭설과 눈 내리는 광경을 움직이는 회화작품으로 볼 수 있다. 영상 작품의 기본이 된 회화와 드로잉도 함께 전시된다.
작품은 실제로 눈이 오는 날의 풍경을 담기도 했지만 ‘눈이 온다’는 것을 외적인 날씨에 국한한 것은 아니다. 영상작품 <폭설>은 욕실 세면대 앞의 인물에서 시작되는데 인물과 그의 온 집안이 눈송이에 압도되는 것으로 끝난다. 작가에 의해 ‘눈이 온다’는 자연 현상만이 아니라 한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천성명 작가의 작품은 남자 인물과 여자 인물 각각 한 점씩 전시된다. 천성명 작가 작품의 몇 가지 테마 중 <그림자를 삼키다> 주제의 작품 중 일부이다. 한 손에 돌을 움켜쥐고 금방이라도 어디론가 던질 것 같은 남자는 작가의 자화상이다. 혼돈에 휩싸인 남자와 관련해 길잡이 역할을 하는 여자 인물은 고전적인 조각상 형태에 한 손에 실을 길게 늘어뜨려 또 다른 길이 있음을 암시한다.
구명선 작가는 종이에 연필이라는 단순한 재료로 만화 또는 게임의 캐릭터를 빌어 여린 소녀의 모습이자 내면에 가시를 품은 듯한 여자를 그려왔다. 풍부한 암시가 가득한 풍경 작품은 몽환적이면서도 색다른 조형적, 심리적 경험으로 이끈다.
작가의 작품들은 ‘눈이 오는 것에 대해’, ‘불안과 혼동과 분노를 느끼는 순간에 대해’, ‘모호하고 사적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상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들은 지극히 평범하여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끼게 되는 순간을 담고 있다. 작품은 보통은 묻혀 지나가는 그 순간에 잠시 조명을 비추어 의미를 부여한 것과 같다. 이 순간들은 개인의 주관적인 내면의 이야기이며 그것이 현대에 와서 주목한 자아에 대한 자각이다. 이 자각에서부터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인간 전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예술의 중요한 정체성이자 필요성이라고 할 수 있다.
1964년 출생
1971년 울산광역시출생
1981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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