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막다른 길 걷기
2020.11.05 ▶ 2020.12.17
2020.11.05 ▶ 2020.12.17
최윤
마음이 가는 길 2020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4분 21초
최윤
마음이 가는 길 2020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4분 21초
두산갤러리 뉴욕은 2020년 11월 5일부터 12월 17일까지 최윤의 개인전 《막다른 길 걷기 Walking the Dead End》를 개최한다. 2019년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작가 공모에 선정된 최윤은 2020년 하반기 뉴욕 레지던시 기간에 제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윤은 길거리, 공공장소, 대중문화 사이를 떠도는 평범하고 진부한 이미지를 포착, 수집해서 변종을 만든다. 한 사회에서 양산된 통속적인 이미지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관념을 심어주는지 탐구하는데, 최윤은 이번에도 뉴욕의 거리에서 마주한 풍경과 사회적 분위기를 그의 고유한 방식으로 전시장에 펼쳐 놓는다.
전시는 산발적으로 터지는 위기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놓인 사회의 모습을 다룬다. 좀비 드라마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 와 데이빗 보위의 노래 “Where Are We Now?”를 연상시키는 《막다른 길 걷기 Walking the Dead End》라는 전시 제목을 통해 최윤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좀비처럼 걸어가고 있는 중은 아닌지’를 묻는다. 작가는 시위와 팬데믹으로 뉴욕의 상점들이 창과 문을 합판으로 막아 시야가 막혀버린 뉴욕의 거리를 경험하면서, 항상 바라보던 것을 바라볼 수 없게 된 상황과 방향을 잃고 한 곳에 잠시 멈춰진 시간을 고찰한다. 그동안 최윤은 여러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시’와 그 메시지들의 부산물이 쌓여 새롭게 바뀌는 ‘갱신’의 방식을 작품에 사용해왔다. 이에 더하여 이번 전시에서는 GPS 신호가 끊겼을 때 현재의 위치를 감각하는 방법인 ‘추측항법(dead reckoning)’을 은유적으로 가져온다.
팬데믹 이후 뉴욕 거리를 뒤덮은 나무 합판을 주재료로 조성된 전시장은 평면과 설치, 영상 작품으로 이루어진다. 작가가 명명한 ‘간판 그림’에는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We are open,” “We will be back,” “Bless you”와 같은 거리의 일상적인 문구들이 앞뒤가 맞지 않고, 다중의 의미로 읽을 수 있는 형상들과 혼재되어 ‘게시’된다. 3개의 합판으로 구성된 〈간판(아귀인간도)〉(2020)는 감상적인 노을이 한순간에 불길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함을 표현한다. ‘아귀야’라는 문구와 함께 붉게 물든 합판은 마치 지옥도를 연상시킨다. 최윤은, 배고픔에 시달리는 형벌을 받고 인간의 발자국에서 떨어진 물방울을 찾아 불길을 헤매는 아귀처럼 현재의 인류가 끝없는 탐욕을 쫓는 괴물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질문한다. 전시장에는 이 모든 게시물에 둘러싸인 커다란 빅풋 조각상이 멈춰 서 있다. 빅풋은 몸에 거울을 붙이고 난초를 등에 진 채 ‘갱신’한 모습으로 자리한다. 관객은 전시장 바닥에 붙은 발자국 모양의 스티커에 서서 빅풋의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응시한다. 실체는 없이 허구와 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발자국으로만 존재하는 빅풋을 통해, 관람객은 현대 사회가 좇아온 가치들을 재고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난 5월 두산갤러리 서울에서 개최한 전시와 동명의 영상 작업 〈마음이 가는 길〉(2020)에서는 조명이 모두 꺼진 전시장에서 한 노파가 사방팔방으로 길을 찾아다닌다. 이는 더이상 눈앞의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 깨어나는 원초적인 몸의 감각들을 시사한다.
최윤은 2020년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독특하고 이상한 시간과 상황 속에서 마주한 이미지들을 조합하고 그 너머를 상상한다. 이번 전시는 지금 우리의 위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만약 제 발을 쫓아 막다른 길을 맴돌고 있다면 이전과는 다른 방향 감각으로 걸어 나가야 함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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