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밤에 해가 있는 곳》
2021.07.27 ▶ 2021.10.10
2021.07.27 ▶ 2021.10.10
전시 포스터
우주+림희영
It was beautiful 2018, 철, 전자장치, 센서, 나뭇가지, DC 모터, 알루미늄, 260x400x400cm
오주영
Your Love is Fake as Mine 2020, 4면 거울, 모니터, 가변설치
오주영
문학시간극장-구보씨AI 2018, 모니터, PC, 챗봇 프로그램, 키보드, 가변설치
우주+림희영
호모 캐피탈리쿠스 2016, 스텐리스 스틸, wifi 모듈, DC 모터, 머리카락, 시멘트, 주식 데이터, 전자장치, 185x80x65cm
전보경
Zero 오류의 동작 2020, 2채널 HD 비디오, 13분 20초
전보경
기계와 사람을 위한 소네트 2021, 가변설치
이응노
군무 1977, 한지에 수묵, 20x19cm
이응노
군상 1980, 나무, 108x112.5x17cm
이응노
군상 1985, 나무, 11x74.3x1cm
이응노
군상 1987, 한지에 수묵, 181x91cm
■ 전시 기획의도
《밤에 해가 있는 곳(where the sun goes at night)》 전시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클라라와 태양』 속 특정한 장소에서 따온 것이다. 소설 속 ‘밤에 해가 있는 곳’은 인공지능 친구(Artificial Friend)이자 화자인 클라라가 등장인물들과 연대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전시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는 햇빛에서 생명력을 얻는 클라라가 자신이 돌보는 소녀 조시를 위해 해가 지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처럼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최첨단 과학 사회 속 기계와 인간의 자화상을 그려보고, 미래 사회의 대안으로써 이응노가 군상 연작에서 주목했던 사람과의 연대라는 가치를 우리의 마음속에 되새길 것이다.
‘여럿이 함께 어떠한 일을 하거나 책임을 짐’ 또는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뜻하는 연대는 오늘날 더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팬데믹이라는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여러 국제기관은 국경을 초월한 연대를 거듭 강조한다. 또한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다양한 기계문명과 인류가 교류하고, 가상환경에서의 만남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사회에서도 오히려 사회적 연대와 공공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융복합 매체를 활용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들과 이응노의 군상 시리즈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라는 관계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적 지평을 열어보고자 한다.
1~2전시장의 제목인 ‘기계와 사람을 위한 소네트’는 전보경 작가의 동명의 작품에서 따온 것으로, 작가가 AI를 활용해 쓴 기계와 사람을 위한 시의 제목이다. 제목에서 주지하다시피 이번 전시장에서는 우리가 기계와 소통하고, 기계문명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 양상을 우주+림희영, 오주영, 전보경 작가의 AI, 문학, 무용, 영상 등 융복합 작품들을 통해 보다 다채로운 관점으로 접근해보고자 한다. 3 전시장에서는 이응노의 1960~70년대 사람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특히 이 시기 서로의 손을 맞잡은 연속적인 군상 도상의 조각을 통해 군상 연작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살펴본다. 마지막 4전시장에서는 구상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1980년대 군상 연작을 전시하여, 이응노가 강조했던 연대와 협력의 가치에 주목한다.
전시의 제목 《밤에 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보자. ‘밤에 해가 있는 곳’이라는 아이러니컬한 제목은 결국 고립을 넘어 미래와 연대라는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혼자서는 빛의 속도로 발전해나가는 과학 문명 속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전시에서 클라라가 밤에 해가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가듯이 우주의 한끝에서 손을 마주 잡고 다가올 미래를 맞이하고자 한다.
■ 전시장 구성
○ 1, 2 전시장 – 기계와 사람을 위한 소네트
1, 2 전시장의 제목인 기계와 사람을 위한 소네트는 전보경 작가의 동명의 작품에서 따온 것이다. 기계와 사람을 위한 한 편의 시를 쓰듯이 기계와 인간의 관계에 주목한 우주+림희영, 오주영, 전보경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들은 모두 과학 기술을 활용하는 동시에 여러 장르의 예술 세계를 선보이는데,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가 함께 움직이고, 대화하며 춤추듯 경계를 넘나드는 정경을 선사하고자 한다.
우주+림희영은 중앙대학교에서 조소과를 졸업했으며,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사용한 움직이는 기계 조각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작가는 서사를 지닌 기계 조각을 만드는 것에서 출발하여, 키네틱 조각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그로테스크한 정서로 드러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금속 기계와 일상 사물, 혹은 기계와 인간의 신체가 결합한 듯한 형태의 조각들이 보여주는 정교한 움직임은 마치 혼종의 생명체처럼 보여 관람객들에게 기묘한 감각을 선사한다.
오주영은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 학사 및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 대학원 공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작가는 인공지능 발달 메커니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현대 기술에 내재한 한계에 대해 질문하고 나아가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소설, 대화, 영상, 게임 등을 매개로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작품을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고안한다. 때문에 관람객은 오주영의 작품을 체험하며 ‘인간의 본질’이라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된다. <문학시간극장-구보씨 AI>(2018)는 1920~80년대 창작된 48개의 희곡문학 중 14,276건의 대화를 딥러닝으로 복원한 AI 구보씨와 간단한 대화를 체험하는 작품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의 인물과 마주하고 소통하게 된다.
전보경은 이화여대에서 회화 및 판화 학사,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디지털 멀티미디어 석사,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석사를 졸업한 후 이화여대 서양화 박사를 졸업했다. 작가는 기계문명 사회에서 인간의 신체와 노동의 의미를 찾는 것에서 출발해 인간의 고유한 감각을 탐구한다. 이는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작업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관계성에 대한 회복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 3전시장 – 군상의 도래
이응노는 일찍이 군상 연작을 통해 사람들과의 연대를 그려냈는데, 이는 이응노의 예술 활동 전반에 걸친 인간에 대한 탐구를 근간으로 한다. 1950년대 혼란한 정세 속 사람을 생생하게 포착하는 것에서 시작된 인간에 대한 탐구는 작고 이전까지 다양한 매체와 기법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1960~70년대에는 군상이라는 주제가 대체적으로 추상적, 원형적 형상으로 표현되며 조각, 회화, 콜라주 등을 통해 다채롭게 전개되었다. 이번 전시장에서는 조각에서 나타나는 연속적인 사람의 도상이 군무를 주제로 한 구상적 회화에서 문자추상으로 이어지며, 연대의 의미가 확장되어 나아간 것을 중점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 4전시장 – 연대하는 군상
4전시장에서는 이응노의 군상에서 나타나는 연대의 의미를 주목한다. 1980년대 군상에서는 구상적인 요소들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많은 이들에게 공생공존, 즉 연대를 호소하기 위함이었다. 이와 같은 구상적인 요소는 서로 손잡고 같은 율동감을 지닌 사람들의 형상에서 두드러진다. 더불어 3 전시장에서 연대별로 살펴보았던 인간을 주제로 한 조각 작품이 1980년대 군상 조각 작품으로 확장되는 것을 함께 전시한다. 이를 통해 이데올로기와 시공간을 초월한 이응노의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추구를 되새겨 팬데믹 시대의 대안적인 의미를 공명하고자 한다.
■ 전시연계행사
○ 《밤에 해가 있는 곳》 전시연계 학술 세미나
- 내 용 : 현대 미술에서 나타난 기계와 인간의 관계성
- 일 시 : 2021년 9월 16일(목) 오후 2시
이응노미술관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한 최초공개
- 발제자 : 곽영빈(연세대학교 교수), 복도훈(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오영진(한양대학교 교수)
- 질의자 : 류철하(이응노미술관장), 박수연(충남대학교 교수), 김상호(이응노미술관 학예팀장)
1904년 충남 홍성 출생
1976년 출생
1991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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