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은
Beklemmt #4 2020 Archival pigment print 72 X 90 cm Ed. 2/5 ⓒEun Chun / PIBI GALLERY
김현성
Form #3 2021 Archival pigment print 120 X 90 cm Ed. 2/3 ⓒ the artist / PIBI Gallery
전명은
Beklemmt #7 2020 Archival pigment print 35 X 38 cm Ed. 2/5 ⓒEun Chun / PIBI GALLERY
김현성
Form #9 2021 Archival pigment print 48 X 38 cm Ed. 2/3 ⓒ the artist / PIBI Gallery
김현성
촛대 Candlestick Brass, wood, urethane paint 36 X 36 X 38 cm ⓒ Hyunsung Kim / PIBI Gallery
전명은
Beklemmt #19 2021 Archival pigment print 30 X 40 cm Ed. 2/5 ⓒEun Chun / PIBI GALLERY
피비갤러리는 서로 상이한 작업을 하는 두 작가를 연결하는 “PIBI_LINK”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는데, 첫 전시로 2018년 정승일, 김태우 작가가 갤러리 공간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과 해석을 보여주었다. 이후 2020년 “PIBI_LINK”를 두 번째로 개최하면서 그간 피비갤러리와 함께 했던 작가들 그리고 함께 할 작가들이 모두 참여해 주제와 장르의 제한없이 자유로운 작품들을 선보였다.
2021년 “PIBI_LINK” 전시는 스테인레스 스틸과 황동으로 제작한 가구를 선보이는 김현성과 오래된 작가의 오브제를 프레임에 담은 신작과 함께 김현성의 작품 제작 과정 중 일면을 사진으로 재해석한 전명은의 작업을 전시장에 담을 예정이다.
전통 공예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디자인이나 조형적인 부분에서 현대적인 접근을 시도한 공예작업을 지속하며, 식도구부터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는 김현성은 세공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년시절부터 금속에 친숙한 환경에서 자랐다. 작가는 한양대 금속공예과에 진학 후 금속 공예가가 되어 2013년 공예트랜드페어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의 초기작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식도구를 금속으로 다루는 것이었는데, 접시나 커트러리 등 쓰임과 용도에 따라 섬세하게 디자인하여 새로운 감각의 도구를 선보였다.
특히 작가는 구리가 주는 따스한 느낌에 주목하고 외부 환경에 민감한 재료적 특성과 높은 열전도율이라는 특징을 살려 ‘구리드리퍼’라는 대표적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강철과 주석, 은과 놋쇠 등을 이용하여 각종 테이블웨어를 작품화 하면서 금속이라는 물질에 실용성과 심미성을 실험적으로 다루고자 했다. 또한 촛대 작업을 진행하며 기능성이 강한 식도구에 비해 단순한 기능을 가진 촛대로 일반적인 디자인 형태를 넘어서는 다양한 형상을 실험하기도 했다. 이후 작가는 작고 섬세한 금속공예의 영역을 가구로 확대하며 사물의 크기와 공간 속에서 확장되어 다뤄지는 금속을 통해 그만의 조형언어를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전명은의 사진은 2차원의 평면 위로 3차원의 공간성 혹은 그 공간과 함께 흐르는 서사를 담고자 한다. 따라서 피사체가 응축하고 있을 상황과 그 환경에 몰두하며, 그러한 결과물들은 자연스레 눈에 보이는 표면적 형상을 너머 공감각적인 심상에 눈뜨도록 이끌어 준다.
작가는 작업 초기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등 감각의 결여를 가진 사람들이나 폴리아티스트, 아마추어 천문가 등 소리나 시각 같은 특정한 감각에 예민한 사람들을 통해 감각 세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그리고 본다는 행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대상이 가진 불완전한 세계를 극복하고 확장시키는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전명은의 작업은 이후 좀 더 사진이라는 매체에 집중하여 삶과 죽음 혹은 움직임과 멈춤 그 경계에서 바라보는 것들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2017년의 <누워있는 조각가의 시간> 시리즈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조각가의 손길이 만들어낸 덩어리와 촉감 그리고 눈으로 완성되어가는 이야기로, 멈춰진 것 같던 사물에 깃든 생명력을 포착하고자 하였다. 이어서 작가는 계절을 일종의 공간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겨울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여행하며 촬영한 정적인 상황을 그린 2018년<서간체>시리즈나 약동하기 직전, 떨리는 시간이면서 넘어선 시간을 꿈꾸는 체조선수를 담은 2018년 <플로어> 시리즈, 세월호 사건이 있던 2014년부터 봄 풍경을 담으며 시작된 기다림에 대한 <네가 봄이런가> 시리즈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하여 작가의 시선이 닿은 순간이 품고 있는 고유의 내러티브와 생(生)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번 “PIBI_LINK” 전시에서 전명은은 김현성의 작업 과정 중 중간 단계인 마케트(maquette)를 촬영했다. 김현성은 작품을 제작하기 전에 드로잉을 한 후에 하드보드를 이용해 마케트를 제작하는데, 완결된 작품에 앞서 평면의 드로잉이 입체적인 조형으로 탄생되는 첫 걸음이다. 이러한 작업은 김현성의 완성된 작품과 다르게 하드보드라는 재료의 물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이것은 전명은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다시 평면으로 귀결되어 새로운 의미의 완성을 이루어 낸다. 또한 김현성의 3차원이었던 입체 작업의 진행 단계가 전명은의 2차원으로 재해석 되면서 순간이지만 과정의 흐름이라는 시간성을 사진안에 담으며 또 다른 공감각을 연출하게 된다. 전명은은 특히 이 작업을 진행하며 “오롯이 마음에 기대는 형상들"이라는 생각 속에서 김현성의 작업을 촬영했고, 제목도 그러한 맥락으로 작가의 이름을 넣어 두 사람의 교감을 온전히 보여준다.
피비갤러리의 2021 “PIBI_LINK”에서 전명은과 김현성은 각기 다른 작업방식과 전시 형태를 떠나 두 작가가 기존의 작업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를 통한 호흡을 전시장에 펼친다는데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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