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미물완상 : 조선
일월오봉도 日月五峯圖 비단에 채색, 각 168x68cm, 개인소장, 1857년
미물완상 : 조선
십이지괴석모란도 12폭 병풍 十二支 怪石牧丹圖 비단에 채색, 각 201×66.5㎝, 개인소장, 19세기
미물완상 : 조선
십장생도 十長生圖 종이에 수묵담채, 218.5x480cm, 개인소장, 19세기
미물완상 : 조선
흑지화초영모黑紙花草翎毛 8폭병풍 종이에 채색, 각 92x41cm, 개인소장, 조선후기
미물완상 : 조선
초충도 草蟲圖 비단에 수묵담채, 28.4x54.4cm, 개인소장, 17세기
최근 민화나 채색화 관련 전시회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미술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는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하는 등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수묵화와 문인화 위주의 시장에서 밀려나 깊숙이 수장되었던 채색화 명품들이 돌연 활기를 띠며 속속 세상에 알려지면서 2000년대부터 시작된 민화의 열풍은 점차 채색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 포스코미술관 특별기획전 <美物玩賞:조선, 색으로 장식하다>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일반대중에서 궁중회화부터 민화까지 다채로운 조선시대 채색화의 세계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제공을 위한 준비되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 이를 동경하고 기원하는 마음은 시대를 불문하고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동일하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조선후기의 궁중회화와 민화는 당시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일종의 부적이자 상징 그림이다. 삶의 해학과 자유로움이 화려한 색과 파격적인 구도로 펼쳐지는 총 27점의 회화가 전시될 것이며 그중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십이지괴석모란도(十二支 怪石牧丹圖)12폭 병풍, 흑지화초영모(黑紙花草翎毛) 8폭 병풍, 십장생도(十長生圖) 등 근래 보기 힘들었던 수작이 한 자리서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는 최초로 제작연대가 밝혀진 일월오봉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6폭의 병풍 가운데 끝 폭인 6폭 뒷면 오른쪽 하단에 “함풍7년중사咸豐七年重寫”, 즉 1857년 고쳐 그렸다는 뜻의 제문이 적혀 있어서 제작 연대를 알 수 있다. 고쳐 그렸다는 것은 새로 그린 것이 아니라 낡은 것을 수리했다는 의미로 이 병풍은 1857년 이전인 19세기 초나 전반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십이지괴석모란도十二支 怪石牧丹圖12폭 병풍>은 현존하는 가장 큰 병풍으로 총 너비 9.6m로 모란에 십이지동물형의 괴석들이 배치된 형식이다. 모란의 부귀번화와 괴석의 장수가 조합된 길상의 표현으로 정착되었다. <흑지화초영모黑紙花草翎毛 8폭 병풍>은 마치 어둠이 깃든 정원의 화사함을 표현한듯 짙은 색으로 물들인 바탕 위에 사계를 상징하는 각종 꽃과 새들이 푸른빛 이끼가 낀 괴석 위에 자리한다. 향기 가득한 밤, 그림 속 새들처험 영원히 행복하라는 축복의 메시지가 전해진다. 17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초충도 草蟲圖>는 민들레, 붉은 여뀌(紅蓼)를 타고 오른 나팔꽃, 달개비꽃, 잘 익은 참외들, 들국화 등 늦 여름의 초본(草本) 식물들 사이로 나비가 날고 그 아래로 사마귀와 도마뱀이 기어가는 모습이다. 비단 바닥에 섬세하게 윤곽선을 그린 필치가 매우 정교하고 채색이 섬세하며 색채의 안배가 화사하다.
이번 전시 <미물완상>은 우주 삼라만상에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별거아닌 아름다운 미물(微物, 美物)들이 전하는 활기찬 생의 기운을 찬찬히 관찰하며 음미할 수 있는 기회이다. 옛 선조들이 해와 달, 소나무, 나비, 꽃, 곤충, 사슴, 학 등 각각의 존재에 새겨놓은 무병장수, 부귀영화, 자손번창 등의 상징적 의미를 꼼꼼히 탐색해보는 기쁨과 더불어 색이 아름다운 옛 그림의 정취를 그 자체로 오롯이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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