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집 같은 비장소 Non-place Like Home

2021.09.09 ▶ 2021.10.23

갤러리 시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20 (통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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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은

    화성 풍경 - 가림막 2021, 리넨에 유채, 162.1x259.1cm

  • Press Release

    개인적인 사정으로 경기 남부지역으로 이사를 해야 했던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작가에게 화성시 봉담은 현실적인 옵션이었고 실제로 방문했을 때 여느 신도시와 다름없는 모습은 익숙함을 주었다. 어린 시절부터 '화성' 하면 떠오르던 '연쇄살인 사건'의 무시무시한 기억을 지울 정도였다. 그렇게 시작한 화성에서의 삶은 '한국형 서버비아(Suburbia: 자동차 중심의 미국 교외 지역의 생활 양식)'가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해주었고 1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개발 중인 신도시의 불안정한 모습은 정착한 지 1년이 넘어서도 적응되지 않았다. 특히 병점역에 내려서 34-1번 버스를 타고 오는 길은 화성 태안3 택지지구와 병점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어 불도저가 쓸고 지나간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빈 땅으로 가득했다. 터파기도 시작하지 않은 이곳이 얼마나 오랫동안 회색 가림막에 둘러싸여 있었는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었다. 오는 길에 보이는 용주사와 융건릉만이 이곳이 얼마나 오래된 곳인지를 말해주고 있었지만, 시간의 흔적이 뿌리 뽑힌 가려진 땅의 을씨년스러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사를 오기 전에 한번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검색을 했을 때는 봉담 지역이 사건 발생지역이 아니라는 사실만을 확인했었는데 다시 꼼꼼히 확인해보니 34-1번 버스가 지나는 바로 그 지역이 사건 발생지역에 포함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 을씨년스러움은 개발 중인 땅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 지역이 원래 인적이 매우 드문 시골 지역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일 테다. 이미 개발이 마무리된 동탄신도시는 그러한 과거의 기억을 완전히 지운 듯이 보인다. 아니 신도시는 그 자체로 과거의 기억을 몸소 지우고 있다. 본인이 살고 있기도 한 개발이 마무리된 신도시 안에서는 그 어떤 지역색도 역사도 기억도 찾을 수 없고 (그래서 단조롭지만 안전하다) 지구계획으로 그어진 선을 넘어서면 아무것도 없는 벌거벗은 땅에 얼기설기 가림막이 처져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작가로서 한 명의 시민으로서 이 화성이라는 장소를 어떻게 이해하고 여기에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이다. 화성이라는 장소가 택지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사건을 지우는 과정, 그리고 새롭게 신도시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장소성 등을 리서치와 답사를 기반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장소성이 제거된 신도시(택지개발지구)와 평면 공간으로 제시되는 아파트 공간을 마르크 오제의 '비장소'라는 개념과 접목해 비장소와 다름없게 된 집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작업화하는 과정에서는 화성(華城)시를 태양계 네 번째 행성인 화성(火星)으로 재해석해 개발 중인 신도시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하고 집 같은 '비장소'에서 살아가기에 대해 사유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은 전국적으로 어디에나 있는 신도시의 삶을 화성을 탐사하는 로봇과 같이 생경한 눈으로 바라보고 냉정하게 진단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우리 삶의 큰 부분이 되어 버린 '비장소'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살아가는가에 대해 소통해 보고자 하는 기획이다. ■ 김지은


    To a financially unstable artist that had to move to southern Gyeonggi-do for personal reasons, Bongdam in Hwaseong-si was a realistic option, and when I actually visited, its appearance that was no different from any other new town made it seem familiar. It almost blotted out the terrifying memories of the 'serial murder case' that came to mind in connection with 'Hwaseong' since when I was a child. My life in Hwaseong that thus began allowed me to experience what 'Korean-style Suburbia (a lifestyle in the American suburbs centered on cars)' was like, but even a year of settlement wasn't enough for getting used to the unstable state of a new town that is still under development after more than a decade. In particular, the way by bus 34-1 from Byeongjeom Station was designated as the Hwaseong Taean Housing District and the Byeongjeom Urban Design District, and was filled with empty bulldozed lands surrounded by screen fences. It was hard to imagine how long this place that is yet to begin excavation has been surrounded by the gray screen fences. Only Yongjusa and Yunggeolleung along the path remind us of how old the area is, but this hardly abates the gloomy feeling of the screened land where the traces of time have been eradicated. When I browsed for 'Hwaseong serial murder case' before moving in, I only checked that the Bongdam area was not the scene of the incident, but a closer inspection made me realize that the area where bus 34-1 passes through was part of the area of the incident. Its bleakness may come from the land being in development, but it may also owe to the fact that it is originally a rural area that is scarce of people. Dongtan New Town that has already been developed seems to have completely erased the memories of such past. Or rather, the very being of a new town erases the memories of the past. In the new town where I reside in which development has been completed, there can be found no regional colors, history, or memories (making it monotonous but safe), and lying beyond the lines of the district plan is nothing but bare ground interwoven with screen fences. This being the case, how should I understand this place called Hwaseong and take root here, as an artist and as a citizen? The process of finding an answer to this question is the key task of this work. The process of Hwaseong erasing past events in the name of residential development, and the new spatiality that the migrants to the new town are going to create, will be examined based on research and exploration. By combining the new town (residential development district) that has been stripped of spatiality and the apartment space presented as a flat space with the concept of Marc Augé's 'non-place', I would like to tell the story of the house that has virtually become a non-place. In the process of making the work, I will be reinterpreting the city of Hwaseong as the fourth planet of the solar system, Hwaseong(Mars), to visualize the life in a new town under development in various ways and contemplate about the life in a house that is like a 'non-place.' This work is an attempt to view and coldly diagnose life in new towns that can be found all over the country through unaccustomed eyes like that of a robot exploring Mars, a project that aims to communicate how we feel and live in the 'non-place' that has become a big part of our lives.

    전시제목김지은: 집 같은 비장소 Non-place Like Home

    전시기간2021.09.09(목) - 2021.10.23(토)

    참여작가 김지은

    관람시간10:30am - 06:20pm

    휴관일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시몬 GALLERY SIMON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20 (통의동) )

    후원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연락처02.549.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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