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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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lystone이 모회사인 인테리어 전문 기업 KESSON과 함께 더욱 자유롭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 기 위해 새로운 이름 'ALTER SIGHT KESSON'으로 새롭게 출발합니다. KESSON의 새로운 시선으로 개최하는 첫 번째 전시는 오유경 작가의 [Nothing is Certain]展 입니다.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사물을 인식하는 관점에 따른 작업과정의 변화, 세상의 순환, 가변성 그리고 그 안에서 오는 비물질적 에너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수십 번 쌓아 올려지고 무너지기를 반복해 온 오유경의 탑이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전시를 통해 만나보세요.
* 코로나19로 인하여 별도의 오프닝 행사가 없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 상황에 따른 관람인원 제한 및 문진표 작성에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상(無常)함의 항상(恒常)함
인연과(因緣果) “인(因)이 연(緣)을 만나면 반드시 과(果)가 있다.”
오유경 작가는 오래 전부터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함으로써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작가는 미대에 진학하고(因) 그림을 그렸기에(緣) 작가가 되었다(果). 프랑스 소재 대학원에 진학하여(因) 수 년 간 현지에 머물렀기에(緣) 해외 학위를 받게 되었고(果), 첫 개인전(因)에서 대중의 호평이 있어(緣) 꾸준히 전시를 개최하며 현재에 이르렀다(果). 이렇게 인(因)이 연(緣)을 만나면 반드시 과(果)가 있다. 인(因) 없이 연(緣) 만으로는 과(果)가 있을 수 없고, 인(因)이 있어도 연(緣)을 만나지 못하면 과(果)가 있을 수 없다. 또한 어떠한 과(果)도 인(因)과 연(緣)이 없으면 나타날 수 없다. 인연과(因緣果)란 결국 뿌린 대로 거두는 자연의 법칙, 순리를 의미한다. 그의 작품도 수 많은 인(因)과 수 많은 연(緣)이 만나 우리 눈 앞에 보이는 과(果)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인(因)과 연(緣)이 만나 맺어진 과(果)는 또 다른 결과를 불러오는 인(因)과0 연(緣)의 역할을 하게 된다.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항상함 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새로운 과(果)가 인(因)이 될 지 연(緣)이 될 지는 아직은 알 수가 없다. 한 번 지나간 인(因)이 다시는 인(因)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법 또한 없다. 당장 우리 각자의 삶을 돌아보기만 해도 처음에 인(因)이었던 것이 다른 사건의 연(緣)이 되기도 하고, 처음엔 그저 연(緣)이었던 것이 여러 갈래의 과(果)가 되는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하니까.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얽혀 있는 맺힘 상태’와 ‘얽히고 설킨 것들이 변화하는 상황’을 주요 테마로 가져왔다. 이는 일체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동일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諸行無常)는 불교 근본 교리의 맥락과 비슷하다. 오유경의 탑은 수십 번 쌓아 올려지고 무너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한 순간도 같았던 적이 없다. 그는 목재, 석재, 도자기, 철, 플라스틱 등 다양한 물성의 재료들을 하나의 탑으로 쌓아 올린다. 전시가 끝나면 미련 없이 탑을 철거하고, 그 다음에 쌓이는 탑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조합으로 구성되어 새로운 탑(果)으로 우리 앞에 놓인다. 작품 설치 당일 도와주는 사람들의 의견이나 본인의 마음에 따라 매번 다른 탑을 만들어 낸다고 말하는 작가는 한결같이 만물의 무상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처음 깨닫기 위한 마음을 내는 순간 이미 그것은 성취되어 있다.”
작가는 탑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고정적인 시각에서 탈피하고자 한다. 물질과 비물질적 요소들의 맺고 얽힘 상태를 관찰하고, 그 상태가 늘 변화하는 것이 세상 이치임을 늘 염두에 두며 탑을 쌓고, 무너뜨리고, 다시 쌓기를 반복한다. 때문에 탑의 완성은 제행무상(諸行無常)에 대한 작가의 긍정적 마침표가 아니다. 계속해서 모습을 바꿔 존재해 온 탑이 완성되면 작가는 거기에 곧바로 또 다른 상상을 더한다. 이론적으로 풀어낼 수 없는 자연 에너지들의 상호작용을, 분리되어 있는 것 같지만 결국 모든 존재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그러한 자연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확고함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님을 생각한다. 만나고 헤어지고, 생성되고 소멸되고, 만들어지고 부서지는 세상 모든 법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은 어쩌면 탑을 쌓던 시점부터 이미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 장서윤 (ALTER SIGHT KESSON (구 Jellystone) 전시팀장)
197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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