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ary
2021.11.12 ▶ 2021.12.11
2021.11.12 ▶ 2021.12.11
김찬송
Mimosa Forest 45.5x45.5cm_oil on canvas_2021
이재석
A형텐트3 227.3x162.1cm Acrylic on canvas 2021
정재범
너는 나무 나는 너(의자) 합판, 시멘트, 400x360x730mm_2ea, 2021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오는 11월12일부터 12월11일까지 기획전 《Boundary》에서 이성과 논리의 믿음 위에 세워진 현 시대에 팬데믹이 초래한 균열의 발생과 확산을 통해 불확실성이 잠식한 현재를 들여다본다.
코로나가 촉발한 ‘불안’의 확산과 잠식. 이토록 신체화된 공포를 경험한 시기가 있을까. 집단 경험의 기억을 통해 모두의 일상에 스며든 감각화된 ‘불안’은 기존의 견고했던 체계에 균열을 가져온다. 증폭된 의심과 추측의 확산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 어느때보다 직관적이고 경험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외부세계와 주체인 ‘나’를 발견한다.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층위를 들여다보며, ‘주체‘와 그를 둘러싼 세계의 경계에서 새롭게 범주화된 사회와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전시에 참여한 3인의 작가들은 공고했던 세계가 균열하는 상황 속에서 각기 다른 양상으로 해석한 ’세계와 주체‘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자기인식의 관점을 제시한다. 김찬송은 완결된 독립체로 인식했던 ‘신체’를 낯설게 보여주며, 감각하고 감각되는 동시적 사건의 매개체인 신체를 통해 발생적 균열이 일어나는 경계적 장면을 포착한다. 이재석은 거대한 시스템과 그 안의 놓인 개인의 관계를 들여다보며 삶과 죽음, 몸과 사물, 개인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범주화한 작업을 보여준다. 코로나 장기화로 외부와 단절된 시간을 보내게 된 요즘, 개인적 서사가 투영된 경계에 선 존재를 통해 관계를 탐구하는 이재석의 작업은 관람자에게 시사점을 남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관점과 담론을 제시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던 정재범 작가는 유례없이 장기화된 팬데믹이 초래한 소통의 부재에 주목하며 물리적 접촉을 통해서만 경험되는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며 관계의 본질에 대해 사유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경계에 선 주체와 그를 둘러싼 관계를 사유하며 코로나로 물리적, 사회적으로 단절된 이 시기가 생성한 담론을 통해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시대의 단면을 들여다본다. 그동안 무심히 흘려보냈던 세계의 경계에서 호흡하는 주체로서의 개인을 돌아볼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 아트사이드 갤러리
완결된 독립체로 인식했던 ‘신체’가 낯설게 다가온 순간, 공고했던 ‘신체’의 주체성은 재정립된다. 김찬송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얼굴이 지워진 ‘신체’는 인지적 활동의 주체가 아닌 감각이라는 존재론적 사건이 발생하는 현상의 장이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탈기관화된 신체는, 대상이자 주체로서 우리가 세계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감각하고 감각되는 동시적 사건의 매개체인 신체를 통해 발생적 균열이 일어나는 경계적 장면을 포착한다. 마침내 기관으로 역할 했던 몸의 의미작용은 지워지고 끝없이 분열하는 경계에서 창조적 생성의 순간이 제시된다. 보는 이를 낯선 감각으로 이끌며 끊임없이 거듭나는 그의 화면 속 신체는 세계 속에 강렬히 현존한다.
“..내 몸이 더 이상 내 것으로 느껴지지 않을 때, 경계가 작동하지 않는 ‘낯선 덩어리’가 된 그 지점을 화면에 옮긴다... 이 과정에서 나의 고유성과 주체성, 의지를 가진 신체는 점점 사물과 같은 역할로 변화되어간다. ...이 얼굴 없는 신체는 단순화 되기도 하고 덩어리지기도 하며 누구의 몸인지 알 수 없는 채로 캔버스 화면 속에 남겨진다. (김찬송 작가노트)
이재석 작가는 거대한 시스템과 그 안의 놓인 개인의 관계를 들여다보며 삶과 죽음, 몸과 사물, 개인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범주화한 작업을 보여준다. 그는 군대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에서 파편화된 ‘신체’를 인지하며, 주체적 존재가 아닌 분화된 역할로서 존재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는 본질은 사라지고 역할로서 기능하고 분류되는 현대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는 이런 기능화된 신체의 부분을 기하학적 형상으로 제시하며, 주체도 대상도 아닌, 그 경계에 놓인 존재로서의 모습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특히 이재석의 작품은 서사의 의미화 과정이 인상적인데, 상징적 도상의 수직적인 나열, 전면 배치를 통해 수직, 수평의 구도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주제를 포괄하는 형식미를 보여준다. 코로나 장기화로 외부와 단절된 시간을 보내게 된 요즘, 개인적 서사가 투영된 경계에 선 존재를 통해 관계를 탐구하는 이재석의 작업은 관람자에게 시사점을 남긴다.
정재범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에 관점과 담론을 제시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그는 유례없이 장기화된 팬데믹이 초래한 소통의 부재에 주목하며 물리적 접촉을 통해서만 경험되는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철봉운동“,”악력단련“등으로 이름 지어진 설치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대상의 경계면에서 발생한 접촉이 ”ME“, ”YOU“등의 텍스트로 체현(體現)되는 관계의 기록은 접촉의 과정이 유실된 현 시대에 ‘나와 외부세계의 관계맺기’는 어떻게 정의 되어야하는지 사유케한다. 기표시스템 속에서 사회적 주체로 살아가는 개인은, 이 상징계의 연쇄적 네트워크의 일부로 존재한다. 타자에 의해 인식되고 정의되는 상호적 관계를 통해서 완성되었던 개인이, 코로나가 초래한 사회적 단절로 인해 경계에 선 상황을 비추며,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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