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박정혁
Park's land2 캔버스에 유채_162.2×112.1cm_2022
박정혁
Park's land1 캔버스에 유채_162.2×112.1cm_2022
박정혁
Park's land7 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22
박정혁
Park's land8 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22
박정혁
Park's land10 캔버스에 유채_45.5×37.9cm_2022
박정혁
Park's land 캔버스에 유채_45.5×37.9cm_2022
박정혁
Park's land12 캔버스에 유채_45.5×37.9cm_2022
박정혁
Park's land11 캔버스에 유채_45.5×37.9cm_2022
박정혁
Park's land13 캔버스에 유채_45.5×37.9cm_2022
결국, 신화는 그 시대를 재현한다
역사 이전, 국가의 탄생은 그 시대가 바라는 혹은 잘 살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스토리를 배경으로 신화화 되었다. 그리고 그 신화에는 꼭, 변화 또는 변신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말하자면, 새로운 국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항상 이전의 무엇인가로부터 변해야 하고, 새롭게 열린 국가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바램과 잘 살 수 있는 의지를 북돋워야만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같이, 세상 만물을 신화화하는 철학적 배경으로서의 신화와는 다르게 국가의 탄생을 담고 있는 신화는 당시의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을 신격화 하고 그 영웅으로 시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구전으로 이어지다 문자로 쓰여지기 전까지 살이 붙고 또 다른 시대로 이어지면서 더 큰 바램으로 부풀려졌을 것이다. 해서, 신화는 말 그대로 허세와 풍류로 일종의 픽션이 되어 버린 것은 사실이다.
또한, 국가 탄생의 신화에는 이야기 전개에 있어 비슷한 구성이 있다. 우선, 새것의 탄생이 신비롭다. 그리고 그 새것은 끊임없는 고통의 삶을 살게 되고, 그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의 힘을 얻게 되면서 결국,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는 영웅 혹은 그 국가의 수장이 된다는 것. 즉,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그들을 설득하고자 했을 때, 이러한 패턴은 지금까지도 유효한 듯 하다. 현 정치판을 본다면.
시대라고 하는 굴레를 뚫고 고대로부터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과 그것과 함께 살고 있는 우리와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박정혁의 회화는, 어쩌면 먼 미래의 인류가 정의하고 또 해석할 수 있는 지금 이 시대의 신화를 그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는 현재를 분석하는 척도라는 건 일상을 살면서 자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신화는 그 역사 이전의 이야기였음을 가정한다면, 그 막연한 시간 속에서 인류는 여전히 그것이 지극히 단순한 조직이었을지 몰라도, 사회를 구성하고 그 사회가 운영될 수 있는 최소한의 약속과 삶의 순리를 찾아 왔다는 것을 느꼈을 때, 지구와 함께 살기 위해 무구한 세월을 견뎌온 인류의 간절함과 절실함에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한 의미로, 또는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작가는 캔버스 대신 은박지에 그의 신화를 그렸다. 재료가 가지는 특수성으로 단편적이거나 격정적인 장면을 연출하면서 자신만의 변화무쌍한 신화적 공간을 연출했다. 해서, 오히려 무거운 주제가 은박이라고 하는 가벼운 재료로 옮겨짐으로써 작가가 설정하고자 하는 신화적 공간 혹은, 꿈에서 겪어봤을 법한 다른 차원의 공간을 제시했다. 늘, 흔들리는 우리의 기억처럼.
하지만, 그렇게 은박 위에서 공기처럼 흔들리는 인간의 본성을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신화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다시 전통적인 회화기법으로 안착되면서 인간의 감성과 이성적 상황과 판단의 가능성과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혹은 더 다양한 스토리로 각인 될 수 있었다.
물론, 은박작업에서도 드러나 있지만 전통적인 회화에서 그려진 박정혁의 신화에는 특히 더 불, 물, 파도, 하늘 그리고 폭력, 즉 본능과 같은 고대로부터 존재해 왔던 물질 그리고 그 물질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들이 화려하게 구성된다. 시대의 변화와 발전에는, 언제나 정.반.합 이라고 하는 폭력적 운동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이 작동되어 왔다. 새로운 시대가 태동될 때, 구시대를 청산하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는 탄생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시대는 구시대를 부정해야 된다는 것이고, 그 부정이라는 것은 어떠한 식으로든 폭력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를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폭력이라면, 그것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라면, 사실상 폭력이라기 보다 신화가 보여 주듯이 지금, 이 시대를 좀 더 잘 살고 싶은 의지 또는 인간적 본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정혁이 그리고 있는 신화는 지극히 현대적 시각을 바탕으로 해석이 필요하다. 거기에는, 영원이라고 하는 인류 최초의 기원이 생의 반복으로 극복되고 있다는 것. 원래의 신화는 말 그대로, 인간을 신격화 시켜버림으로써 죽음에 대해서는 절대 이야기 하지 않는다. 하지만, 박정혁의 신화에서는 그의 회화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관계하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젤리처럼 굉장히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놓고 있다. 이는, 죽음은 바로 탄생으로 탄생은 바로 죽음으로 끝없이 연결될 수 밖에 없음에 대한 작가의 전언으로서의 신화인 듯 하다.
따라서 작가의 신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대를 구성하는 요소, 지속적으로 우리의 역사를 관통해 온 몇 가지의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변화, 융합 그리고 반복. 그 현대적 신화 사이사이에 담겨있는 동시대를 살면서 겪고 느꼈을 진짜 우리들의 이야기들. 격렬한 싸움인 듯, 같이 춤을 추는 듯. 시대는 결국 반목과 화합의 연속인 듯 하다. 신화가 그랬듯이. ■ 임대식
1974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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