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화화畵話: 마주한 서화와 미술》
2022.10.28 ▶ 2023.02.19
2022.10.28 ▶ 2023.02.19
전시 포스터
서세옥
제비 한지에 수묵담채, 73×61cm, 1980년대
성재휴
산수 종이에 수묵담채, 25×27.5cm, 연대 미상
김종영
나무가 있는 풍경 종이에 먹, 30×41.5cm, 1971
≪화화 畵話: 마주한 서화와 미술≫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시와 연계한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 전시로, 전통적인 서(書)와 화(畵)가 현대미술로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한국 미술사의 지형도 속에서 파악하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경상남도 동부 지역의 김해와 서부 지역의 진주를 기반으로 활동한 작가들의 문인화 작품에서 서예적 조형성을 활용한 추상회화, 판화, 조각 등의 작품들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경남도립미술관의 역할과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동양에서 선비들의 공부 영역은 크게 고전・역사・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인 문사철(文史哲)과 시・글씨・그림을 아우르는 예술인 시서화(詩書畵)로 나눌 수 있다. 한 편의 글 속에는 문사철이 정연해야 지성이 빛을 발한다고 보았고, 한 폭의 그림 속에는 시서화가 어우러져야 감성이 조화를 이룬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시대가 점차 변화해감에 따라 시서화의 시(詩)가 문사철의 인문학으로 예속되고 미술 영역에서는 서와 화만을 다루는 것으로 재편되었다.
전통적으로 서(書)와 화(畵)의 관계는 대체로 표현하는 형식은 다르나 지향하는 바는 같은 것으로 이해되었다. 글씨가 문자이면서 문자적 의미를 뛰어넘고 있으며, 그림이 형상이면서 형상적 의미를 뛰어넘고 있는 것이라 보았다. 품은 뜻을 드러내는 형식의 측면에서 본다면 서(書)와 화(畵)는 동일한 의미의 접근인 셈이다. 이러한 시각을 잘 드러내는 것이 서화일치론(書畫一致論)이나 서화동원론(書畫同原論)같은 동양의 화론들이다.
중국 당나라의 장언원의 화론서 <역대명화기(歷代名畫記)>에서 주장한 서화일치론은 본래 글씨와 회화는 그 근본과 용필법(用筆法)이 동일하지만, 글씨는 뜻을 나타내는 것이며 그림은 형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주장은 그 후 다양한 발전 양상을 보이다가 원나라 때 조맹부에 이르러 심화되었다. 그는 글씨와 회화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서화동원론을 주장하며 서예적인 심미기준을 회화에 더욱 직접적으로 대입하고자 하였다.
서예와 그림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이처럼 동양 전통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것이며, 동양 문화권에 속한 우리의 미술사에서도 서화라는 명칭으로 조선시대 말기까지 그 명맥을 유지해 온 보편적인 예술관이었다. 한때 서양의 미술이 유입되어 근현대 한국미술사가 다채롭게 전개되었다. 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서도부가 폐지되고 그 자리에 공예부가 신설되면서 제도권에서 서예가 미술로 인정받지 못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시절에서도 화단에서는 여전히 서예는 회화와 함께 가치 있는 미의식으로 작용했다. 즉 근현대 미술계의 역동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서화일치의 전통을 고수한 작가들이 흔들림 없이 창작 활동에 매진해왔다. 그러한 과정에서 서예적 필선이 회화 속에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나기도 하고, 글씨가 새로운 시대의 회화적 감각을 담아내며 재탄생하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되는 대부분 작가는 동양 전통의 미학, 그중에서도 한국적 미감을 추상으로 형상화하여 작업한 이들이다. 동양 문화권의 정서를 새롭게 해석하고 그 속에서 한국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의 흔적들이 이들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예의 용필법 자체를 추상화하여 목적성을 지니기도 하고, 현대적 감각이 전통 재료인 수묵으로 표현되거나 전통적 미감이 서양의 유화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또한 판화, 한지 성형, 부조,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통 회화를 실험적으로 입체화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작품들을 시간을 두고 관조하며 우리의 전통적 미감이 현대적으로 어떻게 되살아나는지를 살펴보는 장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의 초반부에는 경남 화단을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 경남 서화의 맥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경남 동부의 김해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사제 간 작가인 김종대, 안병목의 문인화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경남 서부의 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황영두, 황현룡에서 이우환으로 이어지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중반부는 서화의 전통을 재해석한 서예 소장품들을 중심으로 한국 화단을 이끌며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남관, 이우환, 박서보, 이응노, 박생광, 서세옥, 김종영, 이강소 작품들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서예와 회화의 관계성을 보다 깊이 들여다볼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1915년 경상남도 창원출생
1911년 경북 청송출생
1945년 경상북도 청도출생
1904년 경남 진주출생
1931년 경상북도 예천출생
1929년 출생
1903년 전라남도 진도출생
1943년 대구출생
1936년 경남 함안출생
1904년 충남 홍성 출생
1960년 출생
1958년 부산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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