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범
crutch 23x51x155cm, 2009, 작가소장
김명범
Play 혼합재료, 61x23x7.5cm, 2010, 작가소장
정소영
topography5 먹, 41.5x56.5cm, 2010, 작가소장
김명범
Untitled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0, 작가소장
김명범
Untitled 혼합재료, 20x51x29cm, 2010, 작가소장
정소영
(Un)balanced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0, 작가소장
정소영
white cube totem 혼합재료, 185x90x45cm, 2010, 작가소장
김명범
Dual Phase_김명범, 정소영_전시전경 기타, 2010
김명범
Dual Phase_김명범, 정소영_전시전경 기타, 2010
조각의 문맥을 바꾸는 두 가지 태도 - 김명범, 정소영
현대 조각의 영역은 시공간적 맥락을 수용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예술적 흐름과는 별개로, 국내 갤러리에서의 조각이란 순수한 혹은 잘 만들어진 형상성을 추구하며 그 영역을 ‘표면의 조각’으로 국한해왔다. 따라서 본 전시는 회화, 조각을 막론하고 미술계의 흐름을 형성해온 형상 중심의 분위기로부터 탈피하여, 조각/설치 작업이 매개하는 다른 조건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의 방식으로서 갤러리 스케이프는 고정되지 않은 유연한 태도를 통해 조각의 영역에 독자적으로 접근해온 두 작가 ‘김명범 ∙ 정소영’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시 제목인 ‘Dual Phase’가 혼성구조, 복합구조를 지칭하듯이, 두 작가의 조각/설치 작업은 공간성과 시간성이 중첩된 이중적 구조를 통해 전개되어 나간다.
■ 김명범: 오브제를 통한 일상과의 대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김명범의 작업은,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의 다소 우연적이고 이질적인 결합을 통해 구성된다. 완결된 형상의 질서를 파괴하듯 조합된 오브제들은 기존의 질서로부터 비껴나가며 다른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킨다. 얼핏 보기에는 형상의 닮음이 먼저 발견되나, 조합된 오브제들이 서로 만나는 그 틈새에서 발생된 유추의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전시에서 흰 벽에 설치되어 돌아가는 문손잡이는 갤러리 벽에서 예기치 못한 공간적 체험을 가능케 하며 초현실적 분위기를 오버랩시킨다. 서로 교접된 바이올린과 테니스 라켓, 목발과 사슴의 발은 각각에 얽힌 기억과 정감들을 서로 하이브리드하며 레디메이드의 한계성을 넘어선다. 이 밖에도 거울의 중량을 재는 저울, 절반이 마모된 동전들은 비춰진 이미지를 반영하며 현실과의 관계를 저울질해본다. 이렇게 단일성과 명료함이 지닌 한계를 가로지르는 그의 조합된 오브제들은, 실제 환경과 연결되면서 현실의 문맥 또한 변형시키는 유연함을 지닌다.
■ 정소영: 물성을 통한 건축된 풍경
유럽과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소영의 작업에서, 조각의 영역은 공간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으며 전개되어 나간다. 엄밀히 말해 건축된 풍경에 접근하는 작가의 방식은 역설적으로 물성이 고스란히 노출된 재료를 통한다. 근래의 작업에서 부각된 콘크리트와 같은 거칠면서도 육중한 물성은 한국 도시풍경의 단면으로부터 기인한다. 이러한 재료의 덩어리감은 형태로부터 점유된 건축적 풍경을 유추하게 한다. 가로등의 표지판 대신 꽂힌 사각형의 볼륨은 화이트큐브를 연상시키나, 이를 거스르듯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흘러내려가는 모습이다. 또한 책장의 형태를 한 작품은, 종유석으로 이뤄진 동굴을 연상시키며 언캐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작품에서 보듯이, 작가는 프레임화된 건축적 풍경의 한계 지점에서 비결정적인 입체감을 통해 기존의 구조를 능가하는 정서를 드러낸다. 근본적인 물성을 통해 건축된 풍경을 재해석하는 그의 작품은 이성화된 사유(프레임화)의 기저에 가려진 무의식적이고 비이성적인 영역(비프레임화)을 밝히고 있다.
● 이러한 두 작가의 작업은 오브제와 물성이라는 각각 상이한 매체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규정화된 질서에 사유의 틈을 일으킨다. 정소영의 작업은 공간의 모체로서 물성을 제안함으로써 건축된 풍경의 질서가 함의할 수 없는 영역을 드러내며, 김명범의 작업은 사물간의 우연한 조합을 통해 고정화된 관념들을 역설할 대화의 장을 이끌어 낸다. 이러한 두 작가의 작업은 궁극적으로 질료, 환경/사회적 맥락, 내부 구조 등을 통해 현대 사회에 만연한 획일화되고 표면화된 사유 구조에 나름의 방식으로 질문을 던진다. 본 전시는 두 작가가 공유하고 있는 조각의 영역에 대한 근본적이고 확장적인 입장, 이로부터의 상이해진 작업의 전개 방식을 서로 대치하여 보여줌으로써 조각/설치 작업이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지점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Two different approaches shifting the context of sculpture_ Myeongbeom Kim, Soyoung Chung
The contemporary sculpture has been expanding its territory in multiple ways by taking contexts of space and time. However, regardless of the contemporary art history, a lot of local galleries have been favoring the sculptures with seemingly well-formed or purely figurative characters which set the limits on the genre of sculpture just only as the ‘sculpture of surface’. This exhibition aims to break the dominant tendency orientated towards figuration in the art scene regardless of genres of painting or sculpture. It explores other possible circumstances and characters that carry out sculptures and installation works. With this specific approach, Gallery Skape would like to present two artists, Myeongbeom Kim and Soyoung Chung, who have been applying their personal and flexible approaches to the genre of sculpture. As connoted by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Dual Phase’, their works unfold dual structures that embrace the double layers of time and space.
Working in bo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Myeongbeom Kim’s work is composed of the daily objects put under the experimentation of random and heterogeneous combinations. It disturbs the generally accepted figurative orders in forms and gives a rise to strange sentiments and perceptions. At first glance, one can easily trace the resemblance of objects, but we should not ignore the process of inferring occurred in the moment when different objects meet together. In this exhibition, we can see an automatically-rotating-doorknob on a white wall that lets visitors to experience an unexpected space creating a surrealistic atmosphere. The hybridization of a violin and a tennis racket or of a crutch and a deer hoof allows the sharing and intercourse of the memories and emotions contained in each object. These woven objects extend the potential of mere ready-made objects. Besides, the balance measuring mirrors and the half polished coins weigh their relationship with reality applying their reflected images. Kim’s works push the limits set by unicity and clarity of daily objects and enhance the flexible metamorphosis of the contexts of the real.
Working in both Europe and Korea, Soyoung Chung’s sculptural works inhabit in the close relationship with space. More precisely, Chung utilizes architectural landscape to, paradoxically, expose the physicality of materials. In her recent work, the concrete’s rough and heavy materiality is derived from a Korean contemporary city landscape. The massiveness of the materiality conjures up an architectural landscape in giant volume. The squared form is stuck on a street-lamp-like pole, reminding us of a white cube. However, the cube is melting as the gravity pulls it down. Her other bookshelf-like piece reminds us of a cave with stalactites creating an uncanny ambience. As seen from these works, Chung pushes the limits of conventional built structures by applying non-decisive-three-dimensional aspects on the border of the framed architectural environment. Chung reinterprets architectural landscapes by questioning the substantial materiality, while also shedding light on the subconscious and irrational realm (un-framing) that was hidden to succumb to rationalized reasoning (framing).
The works of these two artists arouse a space for reflection about the conventional orders prescribed in the real world through different media such as object and materiality. Soyoung Chung’s work reveals the territory that can not be expressed by existing architectural orders by focusing on the materiality as the parent of space. Myeongbeom Kim’s work creates a platform for discussion that can counteract the prescribed notions by a chance combination of objects.
Both artists’ works share their questions about the uniformed and superficial reasoning rampant in contemporary art by probing the material, social environmental contexts and inner structures. This exhibition aims to propose different ways how works of sculpture and installation seek to communicate with the world by contrasting and juxtaposing different works of these two artists who share fundamental and extensible approaches towards the genre of sculpture.
Somi Sim (curator, gallery skape)
1979년 출생
1976년 부산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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