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
2023.03.24 ▶ 2023.05.28
2023.03.24 ▶ 2023.05.28
전시 포스터
권창남
기억 - 그리움 2014_그린마블_95 x 46 x 87 cm
김보민
개화 2015_모시에 먹과 옅은 색, 테이프_162.2 x 244.2 cm
김수자
보따리 2022_헌옷, 수건, 이불보, 가변설치_Courtesy of Kimsooja Studio
김태호
스케이프 드로잉 2017 2017_캔버스에 아크릴_181.8 x 227.3 cm_서울대학교미술관 소장
류성실
故 체리장 1주기 (희귀영상) 2019_단채널 비디오_9min 30sec
다발킴
헤르마프로디토스 돌기신화-드리밍 클럽 2022_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_5min 10sec
문영민
관계의 감각 2014-15_캔버스에 유채, 38 x 45.5 cm_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이종상
흙에서 먹까지, 원형상 91-85 1991_106 x 91 cm_혼합재료_서울대학교미술관 소장
정재호
리버사이드 호텔 2005_종이에 혼합매체_182 x 227.5 cm_서울시립미술관 소장
박진아
마지막 한 입 2007_캔버스에 유채_225 × 155 cm
서도호
Gate 2003_실크, 스테인리스 스틸 튜브_326.5 x 211.5 x 100 cm_개인소장
양혜규
중간 유형 - 구렁이 생명체 2017_인조 짚, 분체도장 스테인리스강 프레임, 강선, 폼폼, 너설, 마라카스_154 x 102 x 97 cm_Courtesy of Kukje Gallery, Photo Cheolki Hong,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
우덕하
사람들 16 2022_한지에 채색_91 x 44 cm
이강연
2012년 대한민국 전통가마기능전승자 1호, 온지음 집공방_어막차 2017_목조, 라(실크) 등_180 × 180 × 273 cm_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 소장
이건민
노마드 제사상 2018_ABS수지_7 × 44 × 32.5 cm_재단법인 아름지기 소장
이경선
온지음 옷공방_영조도포 2017, 견(紗), 130 × 120 × 51 cm_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 소장
이은범
작품 2022_청자토, 청자유_가변설치_재단법인 아름지기 소장
이성자
78년 2월의 숲 1978_캔버스에 아크릴_130 × 162 cm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인선
연화도 年花圖 2020_벨벳 위에 폴리에스터 자수실_140 x 80 cm x 3ea
윤석남
어머니 I _ 열아홉살 1993_나무에 아크릴릭_164 x 62 x 10 cm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인진
삼베주전자 2012_조합토, 재유, 물레성형, 장작가마소성_17 x 16.5 x 13 cm_재단법인 아름지기 소장
조덕현
박싱, 언박싱 2020_캔버스, 장지에 연필과 콘테, 액자, 목제구조물_360 x 720 x 360 cm_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정유리
은주전자 2015_92.5 은, 단금기법_18 x 16.5 x 16 cm_재단법인 아름지기 소장
서용선
백성들의 생각,정순왕후 2014_캔버스에 아크릴_300 x 500 cm
조재량
국가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 이수자, 온지음 집공방_이문(二門) 2014_가변설치_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 소장
조해리
6월의 휴(休)가(歌) 2021_한지에 수묵채색_194 x 130.5 cm
하동철
빛 88-91(A) 1988_캔버스에 아크릴_200 x 350 cm_서울대학교미술관 소장
이수경
번역된 도자_2014 TVW 2_2014 도자기 파편, 에폭시, 24K 금박_2020 x 100 x 110 cm_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Page Gallery
백남준
토끼와 달 1988_TV수상기박스에 도자기, 토끼모양 도자, 설치적 성격_63.6 × 52.5 × 55.7 cm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장욱진
마을 1973_종이에 목탄_19 x 26.5 cm_서울대학교미술관 소장
고유시간(Eigenzeit)으로 나아가기
새로운 것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의 결과는 ‘고유시간(Eigenzeit)’의 소멸로 이어집니다. 삶의 경험을 통해 포착되는 시간, 아동기, 청소년기, 성년기, 노년기, 죽음으로 이어지는 생애의 특정 시기와 관련된 시간입니다. 새것, 새로운 느낌, 새로운 인식에 대한 집착과 고유시간의 소멸은 상호 변증적 관계입니다. 새것에 집착할수록 시간의 측면에선 더 빈곤해지고, 시간적으로 빈곤할수록 더 새것에 집착합니다. 이 과정이 진행될수록 이미 존재하는 것, 발견된 것에 담긴 표현할 수 없는 초월적 의미를 숙고하지 못하게 됩니다. 새것은 생산경제 측면에선 축복이지만, 오늘날 예술을 이토록 빈곤한 것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일찍이 시몬느 베이유(Simone Weil)가 “나에게는 그러한 욕망을 가질만한 재능이 없는 것이 오히려 커다란 은혜”라 했던 이유입니다.
권태에 대해서도 분명히 해두어야 합니다. 과거의 것이라 싫증 나는 것이 아닙니다. 싫증은 오직 새것에 대해서만 날 뿐 옛것에 대해서는 아닙니다. 키에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가 옳습니다. “옛것은 행복으로 배부르게 해주는 일용할 양식이다. 옛것은 행복을 준다.” 일용할 양식은 순식간에 빛이 발하고 마는 매력은 없지만, 그것 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 전통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것들은 ‘길’과도 같은 것입니다. 길은 싫증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같은 길을 걸을수록 오히려 정겹습니다. 길은 반복을 지겨워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매번 모르는 길로가는 상황을 상상해 봅시다. 다만 우리가 새로움, 매력, 흥분, 오락에 취해 있을 뿐입니다. 이 시대의 상품경제의 강제에 짓눌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거를 만병통치약 같은 것으로, 즉 현재의 고통과 미래의 불안정에서 오는 불행을 완화하는 진정제로 사용하는 것은 망각보다 더 해롭습니다. 그런 용도라면 과거를 소환하지 않는 편이 더 낫습니다. 그런 과거는 상상된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재단법인 아름지기와 서울대학교미술관의 협력 전시인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는 의식주에 녹아있는 우리의 전통, 가치관과 지혜에서 오늘날의 삶과 예술, 더 나아가 문명의 길을 밝힐 영감을 구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현재라는 동굴에서 빛으로 나아오기 위해 과거로부터 들어야 한다는 것이 두 기관의 일치하는 공명 경험이었기에 가능한 협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을 재단법인 아름지기와 같은 유서 깊은 기관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며, 귀한 조언과 협력을 아끼지 않으신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신연균 이사장님을 비롯한 학예연구원들,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여정에 함께 해주신 참여작가분들께도 같은 마음입니다. 저희 미술관의 학예연구팀과 행정부서의 직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넘나듦에 대하여
현대인의 삶이 과거와 많이 다르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입니다.
문화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름지기가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것은, 단순히 미적인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함에 있지 않습니다. 선조들의 일상을 담아 내었던 우리의 전통문화를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외형이 지닌 아름다움 이면에 담긴 삶에 대한 지혜와 절제하고 자연스러우며 격조 있는 태도를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삶의 태도를 예술과 의衣, 식食, 주住 문화에 담았습니다. 공예와 미술이 서로 쓰임이 다를수는 있겠으나, 지은이의 마음에 담긴 본질을 구현한데서 분명 하나의 뿌리를 가진 우리네 미감과 철학은 맞닿아 있습니다.
아름지기는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오늘의 쓰임에 맞는 생활의 아름다움을 계승하고자 지난 이십년간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전통 제사상을 전시장에 들이며 형식이 아닌 그 의미에 집중했던 문화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했고, 다채로운 색깔로만 여겨지는 우리 전통 의상에 그치지 않고 천여 년 전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더 넓은 범위의 전통을 제안하였습니다. 쓰임이 있어야 오늘이 또 과거가 된 어느 순간에도 문화의 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사물에 담긴 이야기를 한 보따리 풀어 냈을 때, 이전보다 친근하게 느끼고, 누리고, 그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아름지기와 서울대학교미술관의 협력 전시인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도 이러한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서로 사귀어 넘나들며, 현대미술과 아름지기 소장품이 씨실과 날실처럼 자연스레 스며들도록 기획한 이번 전시가 더 많이 발견하고 흥미를 북돋우며, 내일에 대한 단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날에도 유효한 전통과 현대 작가들이 한 공간 안에서 호흡하며 미술과 공예의 구분을 넘어, 문화적 소통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애를 써주신 서울대학교미술관 심상용 관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참여 작가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신연균
재단법인 아름지기 이사장
1980년 출생
1957년 출생
1975년 출생
1968년 출생
1974년 출생
1932년 서울출생
1962년 서울출생
1951년 서울출생
1971년 서울출생
1939년 만주출생
1918년 경남 진주출생
1963년 서울출생
1958년 출생
1938년 충청남도 예산출생
1917년 충남 연기출생
1971년 출생
1957년 강원도 횡성출생
1942년 충청북도 옥천출생
1954년 원주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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