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청호환경미술제 실내 연계 기획전 《물의 공간》 The Space of Water
2023.05.03 ▶ 2023.07.16
2023.05.03 ▶ 2023.07.16
전시 포스터
이연숙
물을 걷는 집 타포린, 나무, LED 조명, 가변설치, 2023
홍수연
Synchronicity 1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154×205cm, 2021
김원정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가볍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는 사건 no.1 철판, 혼합재료, 가변크기, 2023
김이박
식물요양소 혼합매체, 가변크기, 2023
정혜정
끝섬 3채널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FHD, 컬러, 사운드, 16'56"., 2021 @페리지갤러리
2창수
고은리 정자나무 유리판에 유채, 25×30×15cm. , 2021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은 환경의 중요성과 생태계 보존의 문제를 인식하고 ‘자연’, ‘환경’, ‘물’이라는 주제로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해석과 표현의 방식들을 연구해 왔다. 기획전 《물의 공간》은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에서 출발한 전시로, 대청호에 근접한 미술관의 지리적 특성과 자연 생태계를 이용하여 온전히 ‘물’이라는 요소에 집중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23 대청호환경미술제와 연계하여 ‘물’이라는 공통의 주제로 개최된다. 2023 대청호환경미술제 《물의 시간》에서 대청호를 배경으로 사회적인 물, 물과 문명의 관계, 수몰된 것들에 대한 회한의 의미를 담은 야외 설치 작품들이 전시된다면, 미술관 실내 기획전 《물의 공간》에서는 물의 이미지를 공감각적으로 재해석하는 작품들로 전시된다. 또한 우리의 삶과 자연 깊숙이 들어와 있는 물의 존재를 인식하고 물의 쓰임과 순환, 나아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물의 문명과 미지의 세계까지 경험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연숙은 일상의 경험과 장소에 대한 기억, 인식의 변화를 주제로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을 걷는 집>은 대청호 수몰 마을의 이야기를 소환한다. 집을 잃어야 했던 수몰민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접한 작가의 감정이 교차하며 만들어진 이 공간은 물에 잠긴 집을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반대로 미술관 계단 아래에 설치된 <물을 세운 장소>는 물 밖에서 바라본 공간으로, 존재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물의 공간을 나타내며 빛에 의해 잔상만으로 남아 있는 어떤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홍수연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어떤 형태들을 상(象)으로 끄집어내어 2차원의 화면에 담아내는 추상 작업을 이어왔다. 물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김원정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고민과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가볍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는 사건 no.1>은 감정과 인체, 부드러움과 강인함의 대비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증발하여 수증기로 변하고 다시 강수로 돌아가는 물처럼 어떤 형태든 필연적 순환의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김이박은 식물을 치료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의뢰자-식물-작가”의 정서적 유대와 의뢰자의 환경이 식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찾아가는 작업을 선보인다. <식물 요양소>는 의뢰자가 작가에게 맡긴 아픈 식물들을 치료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기간 동안 우리는 빛과 바람, 물에 의해 치유되어가는 식물의 모습을 관찰하며 ‘물’이 생태계를 순환시키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게 된다. 작가의 이러한 행위는 식물 치유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식물을 치료하거나 양육하는 행위에서 생기는 모든 과정을 영상과 사진,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로 보여준다.
정혜정은 우리 주변의 비인간-존재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해 왔다. <끝섬>은 이미 멸종된 동물을 기억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인간-존재인 자신이 비인간-존재가 ‘되기’를 상상하며 멸종 동물의 신체와 결합된 신체가 이들의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감각하는지를 경험하게 한다. <액체인간>은 작가의 원인불명의 질병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액체가 된 몸 속을 탐험하며 마치 바다와 같은 액체성을 가진 몸의 공간을 유영한다. 이처럼 정혜정의 작업에서 ‘물’은 안과 밖, 중심과 주변의 경계를 횡단하며 다양한 세계로 얽히고 변화하는 물질의 성질로 나타난다.
2창수는 유리판 위에 여러 겹의 이미지를 그려 마치 입체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만드는 레이어 작업을 선보여 왔다. 나무 연작은 도시의 생명이 물과 함께 시작되듯 청주 사람들의 생존을 책임져 온 무심천의 기록을 추적하고, 유리판을 겹겹이 쌓아 단계별로 다른 이미지를 그려냄으로써 시간을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 나무와 문명 이야기>는 문의 지역의 옛 자료에서 발견된 수몰되었던 나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리의 문명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이로 인해 파괴된 자연을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6명의 작가가 제시한 작품들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망각하고 있었던 물과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고, 전시를 통해 물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방법들을 교감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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