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안종대
실상 Le temps 2022- Light, water, objets dimensions variable
안종대
실상 Le temps 2018- Light, water, objets 136.6 x 328.5 cm
안종대
실상 Le temps 2017-, 40 x 28 cm
안종대
실상 Le temps 2020-, 159.5 x 267 cm
안종대
실상 Le temps 2020-, 23 x 17 cm
안종대
실상 Le temps 2018-, 102 x 102 cm
안종대
실상 Le temps 2014-, 150 x 118 cm
안종대
실상 Le temps 2010-, 450 x 150 cm
안종대
실상 Le temps 2020-, 23 x 17 cm
안종대
실상 Le temps 1991-, 266 x 276 cm
가나아트는 평면, 입체, 설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연의 시간을 오브제에 고스란히 담는 작가 안종대(安鍾大 b.1957)의 개인전 《Le temps: 실상》을 개최한다. 안종대는 일상적인 오브제들을 수년에 걸쳐 자연스러운 풍화와 산화과정에 노출시키며 그 변화의 흔적과 시간을 작업으로 엮었다. 2019년 가나아트센터에서의 개인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본 전시는 199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진 <실상(Le temps, 實相)> 연작의 현상(現狀)을 되짚고, 작가가 추구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지표가 될 것이다. 지난한 기다림과 존재론적 물음 끝에 한층 원숙해진 안종대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본 개인전이 과거, 현재, 미래의 경계를 초월하여 실존하는 작가의 ‘실상’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1981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길에 올라 회화를 전공한 안종대는 1988년 파리 유진 에메페르 갤러리(Usine Ephemere)에서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아름다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갖게 되었다. 이전까지 전통적인 평면회화 위주로 작업하던 안종대는 이를 계기로 붓을 내려놓고 홀로 묵상하는 시간을 보냈으며, 우연히 캔버스에 물을 뿌리다가 천에 스며든 물 자국과 얼룩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설치작업을 발표했다. 이렇게 시작된 작가의 <실상> 연작이야말로 자연의 흔적과 시간의 형상화 등을 통해 그 스스로 예술적 정체성을 이해하는 계기였다. 그의 작품은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오랜 질문의 결과로 작가가 우리 가까이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가시화하고자 한 산물이다. 안종대가 표현하고자 하는 아름다움이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그는 드러남과 숨김, 변화와 생성을 거듭하는 모든 존재요소에서 아름다움을 재발견한다. 주체자인 작가의 의도에서 결과물이 벗어나지 않도록 관찰하면서 오브제를 재배치하는 인위적인 행위와 자연의 풍화에 작업을 내맡기는 시간이 공존하는 안종대의 독특한 작업과정은 이러한 예술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넓은 자연을 배경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생성, 변화, 소멸을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안종대의 작업은 1960년대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 널리 퍼지며 자연적인 힘과 그로 인한 변화를 기록한 대지미술과도 궤를 같이 한다. 안종대의 작업들은 대부분 야외에서 이뤄지며, 이에 작품의 주 재료를 묻는 질문에도 작가는 일관적으로 “빛, 물, 바람, 기다림의 시간”이라 답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모두
대형 걸개그림을 연상시키는 광목천 설치작업이나 색지 작업과 더불어 이번 개인전에서는 방위표시(cardinal points)가 추가된 야외설치작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 방위표시는 안종대의 야외 설치작업에서 작품이 어느 방향에서 빛을 더 많이 받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공통적인 지표가 된다. 또한 작가가 작품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어디에 서있었고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표시하는 정신적 나침반의 역할을 겸하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작품의 여정을 암시하고 있다. 이의 연장선으로 안종대는 작품을 시작한 연도는 기록해도 ‘완성한 연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가의 삶의 방향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단어인 ‘실상’은 모든 사물이 단순히 모두 옛것이 되고 없어진다는 허무주의가 아니라, 만물이 조화와 순환을 거듭하며 나아가 시간의 흐름에 순응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자연스러운 시간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드러내는 안종대의 작품이 ‘영원한’ 가치에 집착하는 현대를 살아내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길 바란다.
1957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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