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의 회귀 《돌의 기원 The Origins of the Stone》
2023.08.25 ▶ 2023.10.30
초대일시ㅣ 2023년 09월 14일 목요일 02:00pm
2023.08.25 ▶ 2023.10.30
초대일시ㅣ 2023년 09월 14일 목요일 02:00pm
전시 포스터
박근우
Renew, 새로운 시작 Granite, LED lighting, internal painting, 가변설치, 2022
박근우
Renew, 새로운 시작 Granite, LED lighting, internal painting, 가변설치, 2022
이택근
무제, Untitled Styrofoam, cloth, sawdust, paper, Chinese ink, stain, 146 x 14 x 116(H)cm, 2022
이택근
무제, Untitled
정광식
View-w.b-1610 Acrylic on a black granite, 150 x 60 x 2cm, 2016
정광식
View-o.c-1202 Acrylic on a black granite, 130 x 60 x 5cm, 2012
정광식
View-p.b.c Acrylic on a black granite, 30 x 30cm, 2023
진귀원
Gemstone tower 투명 레진, 염료, 스테인레스 스틸, 50 x 50 x 190cm, 2022
진귀원
Gemstone tower 투명 레진, 염료, 스테인레스 스틸, 50 x 50 x 220cm, 2019
최상철
無物 20-5 Acrylic on canvas, 162.2 x 130.3cm, 2013
최상철
無物 13-8 Acrylic on canvas, 145.5 x 97.0cm, 2013
최상철
無物 12-9 Acrylic on canvas, 130.3 x 162.2cm, 2012
정광식
서호미술관 본전시장 전경
박근우
서호미술관 본전시장 전경
‘돌,’ 이미지를 얻다.
인류는 일찍이 선사시대(先史時代)부터 ‘돌’을 활용한 각종 도구를 만들어 왔고 이를 다시 선사예술(先史藝術 Prehistoric Art)로 재탄생시켰다. ‘돌’이나 ‘나무’를 조각한 조형물, 수많은 원시 동굴 벽화와 암각화 등이 바로 그것이며, 초기 인류가 동굴 속에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인류 문명사에 중대한 사건이다. 여기에 고인돌을 비롯한 선사 예술에는 ‘돌’이 있었음을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서호미술관 본관이 위치한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의 ‘돌’이 남양주 지역 주민들 선조의 삶과 회귀의 역사를 기억하는 중요한 존재로 소개되고 있으며 ‘돌’은 지역 주민들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가치를 지닌다.
자연과 상호작용하며 예술적인 경험을 나누는 공간인 서호미술관은 “자연으로의 회귀”를 도출하고 ‘숲’에 이어 ‘돌’을 통해 무한한 의미를 탐구하는 의미 있는 시도의 전시로 연결하고 있다. ‘돌’이라는 자연적인 키워드를 통해 지역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관계, 미래에 관한 생각 등을 재해석하는 작품들을 한 자리에 초대한 《돌의 기원》은 ‘돌’이 가지고 있는 불변의 물성을 영속성, 신뢰성, 상징성, 건축 및 예술적 가치와 결합하고 예로부터 인간의 염원을 반영하는 의미를 강조한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작가들이 ‘돌’을 매개체로 자신만의 시선과 아이디어를 통해 뿔뿔이 흩어진 돌 조각들을 이어 하나의 통일된 주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돌의 고착성과 미적 가치, 그리고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태초의 시간으로부터 우리의 삶과 자연의 흐름을 사유하고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근우 작가는 돌이라는 자연의 소재를 통해 돌의 묵직한 무게와 영원한 불변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돌의 물성과 함께 인간의 감정, 역사, 자연의 변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아내며 독특한 시각과 감정을 전달한다. 작가는 돌 조각에 빛을 넣어 자연적인 빛과 돌의 질감을 조합하고 돌에서 쏘아내는 빛을 통해 돌의 표면과 깊이를 강조하고 있다. 돌에 내재된 영원한 존재와 희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빛과 돌이 어우러진 작품은 돌의 단단하고 불변한 특성과 동시에 삶의 흐름과 미래를 의미적으로 표현하며 우리의 내면을 불러일으키는 ‘돌’이 지닌 미적 가치와 함께 우리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도록 유도한다. ‘돌’이라는 자연의 소재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역사, 미래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작품들로서, 그의 예술적인 비전과 철학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택근 작가의 ‘돌’은 우리의 일상과 인식을 도전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그의 작품은 돌의 형태와 속성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미적 가치를 발견하고 우리의 시선을 확장 시킨다. 사물의 일상적인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여 우리의 선입견과 예상치 못한 미적 가치를 드러내고 있는 그의 작품은 돌의 물성과 함께 사물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시선을 확장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나타내는 동시에 인간의 인식과 시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물의 현실적인 모습을 정교한 기술로 재현하며 ‘돌’이라는 자연의 소재와 사물의 현실성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동시에 ‘돌’이 지닌 숨겨진 아름다움과 미적 가치를 드러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가 지나치는 일상적인 사물들을 자세히 관찰하여 현실과 예상치 못한 미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해석하고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생각을 제공한다. 돌의 단단한 형태와 빛깔과 표면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담아내며, 동시에 우리의 일상 속에 있는 소재들이 어떤 미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조명하며 작품을 통해 돌이라는 소재가 우리의 시선을 바꾸고 예술의 가능성을 확장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광식 작가에게 ‘돌’은 담담함이다. 자연의 소재를 통해 돌의 미적 가치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작가는 돌의 표면과 형태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며, ‘돌’이 가지고 있는 고착성과 미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는 돌을 자연이 만들어준 캔버스로 여겨 담담하게 그려낸다. 돌의 표면에 그림을 그리는 형태로 구성된 그의 작품은 돌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형태를 살려내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색상과 선으로 표현하고 돌을 통해 자연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담아내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이 돌의 단단함과 안정성을 통해 자연의 지속성과 평온함을 상징하며, 돌의 간결한 형태와 색상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우리는 돌이라는 소재가 가지고 있는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며, 돌을 통해 자연과의 연결을 느껴볼 수 있다.
진귀원 작가는 ‘돌’을 투명한 레진과 결합하여 유기체의 형태를 창조하며 생명력과 변화를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돌’이라는 자연의 소재와 레진이라는 현대적인 재료를 융합하여 돌의 내재적인 에너지와 생명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돌’이 담고 있는 풍요로움과 생명의 원천을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작가는 돌의 단단한 형태와 레진의 투명성이 서로 어우러져 생명의 에너지와 움직임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돌 속에 내재된 생명의 힘을 시각적으로 드러내어 돌이 담고 있는 영속성과 동시에 변화의 가능성을 담아내고 있다. 돌의 고착성과 레진의 유동성이 서로 어우러져 다양한 형태의 유기체를 창조하며, 이를 통해 ‘돌’이 가지고 있는 생명의 힘과 변화 그리고 물리적인 특성과 더불어 돌의 내재적인 생명력과 유기체의 형태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심오한 의미를 다루고 있다.
최상철 작가는 ‘돌’을 통해 우연과 질서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그려내며, 돌이 가지고 있는 미적 가치와 자연의 순환을 표현하는 작가이다. 돌의 무변함과 우연한 순간의 조화를 통해 우리의 삶과 자연의 흐름에 대한 사유를 제시한다. 돌이 지닌 미적 가치와 함께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는 과정을 나타내는 작가의 "무물(無物) 시리즈"는 ‘돌’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우연한 모양과 질서 있는 패턴의 조화를 통해 돌의 단단함과 불변성에 대비하여 우연성과 변화를 표현함으로써 돌이라는 물질이 지닌 다채로운 가능성과 미적 가치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돌을 잘 다루는 미학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우연한 모양과 질서를 조화시켜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내는 그는 돌의 단단한 특성과 함께 우연한 순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제공한다.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돌’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 특성과 함께 우연한 모양과 질서의 조화를 발견하고, 자연과 우리의 관계, 순환의 원리에서 돌의 미적 가치와 더불어 자연의 순환과 우리의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미술사는 수천 년에 걸친 인간의 창작과 예술적 표현의 변화와 발전을 다루는 분야로, 다양한 문화와 시대의 영향을 받아온 예술 작품과 작가들의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미술사에서 “돌”은 오랜 세월 동안 예술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어온 자연의 요소 중 하나이다. 고대부터 돌은 인간의 노력과 건축물의 기반이 되는 재료로 사용되었으며, 돌에 새겨진 조각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게 한다. 또한, 조각 작품의 소재로 사용되어 자연의 형태와 인간의 창조가 어우러지는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현대미술에서 돌은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통해 재해석되고 사용되어 왔다. 다양한 작가들이 돌의 물성과 상징성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며 독특한 작품을 창조해왔다. 돌은 불변성, 영속성, 안정성과 같은 속성을 통해 인간의 삶과 자연의 변화를 표현하거나, 돌의 무게와 고착성을 통해 인간의 염원과 심리를 나타내기도 했다. 돌은 미술사의 한 흐름으로서 예술 작품의 역사와 의미를 조명하며, 미술사의 관점에서도 돌은 예술적 창조와 사회적 변화의 중요한 요소로서 다루어진다. 한국 미술사에서 돌은 예술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써 사용되었으며, 그 역할은 역사와 문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면서도 독특한 의미와 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돌은 예술, 생태, 그리고 지역성과의 연결에서 다양한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한국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금남리와 연관 지어 보면, 이러한 측면이 더욱 풍부해진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는 지역으로, 고인돌 등 다양한 돌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금남리의 고인돌은 한강 유역 주민들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며, 그들의 선조들과의 연결을 나타내는 중요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돌은 이 지역에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과의 연결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하며, 지역의 아이덴티티와 유산을 대표하는 요소 중 하나다. 오랜 세월 동안 예술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어온 자연의 요소 중 하나로 여겨져 온 “돌”은 이렇게 문화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돌의 기원》 전을 통해 미술관으로 들어온 “돌”은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소통의 매개체로 이렇게 각자의 시각과 접근 방식을 통해 돌의 의미를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단단한 돌 조각 사이로 빛을 심어 태초의 희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박근우 작가, 평범한 물체를 사실적으로 재현하여 우리의 선입견을 도전하는 이택근 작가, 돌을 자연이 만들어준 캔버스로 여겨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정광식 작가, 투명한 레진으로 유기체의 형태를 창조하여 생명력을 표현하는 진귀원 작가 그리고 무물(無物) 시리즈를 통해 우연과 질서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그려내는 최상철 작가까지 이번 전시를 통해 “돌”의 무게와 강도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미적 가치와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전시회 역시 지역사회와 예술을 연결하며 새로운 경험과 시각을 선사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은 강조되고 있으며, 전시를 통해 우리는 “돌”의 물리적 속성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미적 가치와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인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무는 돌과 함께 땅의 자리를 나누며 성장하고 지저귀는 새와 각종 생명체와 함께 성장하며 숲을 이룬다. 숲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는 작은 돌멩이 하나를 모아 누군가가 쌓은 탑 위에 살포시 올려놓으며, 나무가 돌과 땅의 자리를 나누듯 서로의 소망에 희망을 쌓는다. 그리고 그 돌을 발견한 작가들에 의해 예술이 된 ‘돌’은 이미지를 얻었다.
황수경 독립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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