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숙展 - 사랑과 죽음 Eros and Thanatos

2014.04.01 ▶ 2014.04.10

갤러리 담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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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숙

    몽유 夢遊 Chinese Ink on Korean paper-Hanji, 150x177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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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숙

    닭과 맨드라미 Chinese Ink on Korean paper-Hanji, 76x145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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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숙

    귀두龜頭 Chinese Ink on Korean paper-Hanji, 76x145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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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숙

    마리와 점박이 Chinese Ink on Korean paper-Hanji, 48x71cm, 2014

  • Press Release

    “Millions of people live their entire lives without finding themselves. But it is something I must do.”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가 남긴 단 한 줄의 독백이다.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늘어놓은 것도 아닌데 역시 진심이 주는 힘은 강하다.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충동인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언필칭 섹스심벌로 살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먼로를 두고 아마 프로이트는 ‘본능에 충실했던 세기의 여배우’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녀가 성적으로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였다는 건 오늘 나에게 꽤 많은 예술적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녀의 죽음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에 뵈클린(Arnold Böcklin)의 죽음의 섬(Isle of the Dead)을 본 순간 느꼈던 경외심(敬畏心)은 프레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의 풍경화를 보면서도 연상되었다. 종교가 없는 내가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의 수태고지(受胎告知)를 생전 처음 보았을 때 눈물이 핑 도는 야릇한 경험을 했다. 천사 가브리엘이나 저승사자는 전혀 잔혹하지는 않지만 죽음과 밀접해 있는데, 죽지 않고서야 만날 수 없는 존재들이 아닌가! 돌이켜보건대 아직도 나는 꿈에서 어린아이를 보면 불길하다 던지, 이가 빠지는 꿈이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 던지 하는 미신(迷信)을 굳게 믿고 있다.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의 나를 지배하고 있다. 몸뚱이가 반쯤 잘려 나간 석불을 타고 앉아 놀던 예닐곱의 기억들은 신앙 이전에 생활이었다. 머리가 잘려 나간 불상은 글쎄 약간의 상실감을 전해 줄 뿐 얼마나 익숙하고 친근한 존재였는지 모른다.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의 유디트(Judith)를 먼저 만났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지난 전시 이후로 줄 곧 민화적이거나 무속적인 요소들을 더한 새로운 화면구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민화가 가진 양식, 소박함, 원시성, 향토성 등에 매력을 느낀 건 꽤 오래 전이다. 독특한 민화 풍의 그림들 속에서 색채에 대한탐구의 시작점을 찾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민화에서의 상징적 요소 하나하나 들을 간과하지는 않았다. 민화 중에서도 특히 무속적인 것(shamanism)들에 집중하는 이유는 특별한 교육을 통해서 채득된 것은 아니며, 초자연적인 것에 흥미를 느끼는 내 취향의 일부다. 현존하는 민화 작품들 중에는 화조화의 수가 가장 많지만 고사화나 동자도와 행락도,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 구운몽도, 전가낙사도(田家樂事圖), 무화와 불화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부적에 거리낌이 없는 내겐 원천적 소재들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내가 6살 때의 일이다. 우리 집 마당에서 굿판이 열렸다. 죽은 자를 위로하는 망묵굿에서는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흰 천이 등장한다. 하얗고 긴 천이 너른 마당을 가로질러 마치 강물처럼 출렁거리면 무녀는 작은 배를 띄운다. 망자의 혼만 담은 것이라 했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만 보이는 기묘한 눈들을 가지고 있다. 유한한 목숨을 단 한 개만 갖고 사는 인간들이 생을 장식하는 처세가 아닐 수 없다. 또 죽은 이는 발자국을 남긴다고 한다. 굿을 하기 전에 망자가 생전에 사용한 밥그릇에 흰 쌀을 수북이 담아 놓는데, 굿이 절정에 이를 무렵 무녀는 새 발자국이 보인다며 망자는 아름다운 새가 되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웬만한 사람들의 눈에는 그 발자국이 보였는데 나는 눈을 씻고 또 씻고 봐도 도무지 보이질 않았다. 이 얼마나 유쾌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유희란 말인가!
    Anartiste를 제안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자신을 예술가로 부르지 말라고 했다. 인간의 삶 전체가 생산력을 가진 정신, 그것은 한 점의 예술 작품이 될 수도 있고 행위 자체도 예술이 될 수 있으며 심지어 식료품 가게 주인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면서 자신은 예술가가 아니라니?
    "D'ailleurs, c'est toujours les autres qui meurent" (하여튼 죽는 건 내가 아닌 다른 놈들)
    이라는 그의 묘비명의 의미를 새겨보며 적잖이 실소했다.
    ‘What Art is’ 라는 질문에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서 면밀히 ‘What is Art’를 두고 같은 대답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토(Arthur C. Danto)의 What Art is 는 흔들리던 나의 영혼을 잠시 불러 세웠다. 그는 어떤 모습이던 간에 예술로써 의도되고 예술로 해석되어야 비로소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미술 비평가의 말이 틀리지 않으니, 곱씹을수록 방대해지는 이론적 범주 안에서 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혁명가의 손인지 예술가의 손인지 분간할 수 없는 도구들은 거대한 미술품을 생산해 내고 있다. 그 절대권위에 밀려난 약자들은 묵묵히 변죽만 울리고 있는 작금, 무엇이 예술인지 거꾸로 참 많은 예술가들이 생겨나는 건, 의문투성이다.

    그러면 누가 예술가가 되는가? 최초에 그 재능을 알아 본 어떤 이의 칭찬은 한 인간을 고무시켜 스스로를 예술가로 분류하는 데 큰 몫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은 미술관과 박물관 등지에서 고전과 현대를 오가며 수많은 미술작품을 탐닉하는 과정을 지나 얼마만큼 진화하기도 한다. 모방의 본능이 작용했기 때문일까? 그런데 천재 혹은 대가의 작품들을 만날 때 완전하다고 믿으면서도, 그들은 왜 좌절하지 않는가? 좌절은 고사하고 자신의 취향, 고유한 손기술 그리고 시대적 요구를 총망라하여 무언가 실험해 보고 싶은 예술적 충동에 휩싸인다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분명 그들은 공허함을 본다. 예술? 밑 빠진 독이다. 그런데 설화에서 밑 빠진 독을 채우는 건 두꺼비였다.

    2014 주경숙

    전시제목주경숙展 - 사랑과 죽음 Eros and Thanatos

    전시기간2014.04.01(화) - 2014.04.10(목)

    참여작가 주경숙

    관람시간24:00pm~18:00pm 일12am~05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와 조각

    장소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 )

    연락처02-738-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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