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2010.03.13 ▶ 2010.03.31

한원미술관

서울 서초구 서초3동 1449-12 한원빌딩 지하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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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0-03-13 1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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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근식

    황금의 땅-독도 순지에 채색, 85.9x62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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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근식

    산촌-영동 순지에 채색, 40.5x30.5cm,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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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근식

    거제도 순지에 채색, 67x42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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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근식

    산수유마을-지리산 순지에 채색, 46x34.5cm, 2003

  • Press Release

    휴머니즘을 담은 새로운 시각적 경험으로서의 회화
    1. 별처럼 빛나는 한국의 자연
    화가 신근식은 우리산천의 풍경들을 담아낸다. 그는 지리산의 산수유 마을이나 독도, 양평의 소소한 마을의 한 자락, 거제도와 같은 무던하게 펼쳐지는 화면들을 구사한다. 그의 화풍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의 모사(模寫)에 색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겸재의 일정한 영향아래 풍경의 연구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진경산수는 18세기의 일었던 조선의 땅을 다시 인식하고 우리 산천의 생김새에 맞는 독창적인 회화의 구도와 필법을 운용한 화풍이었다. 겸재는 새롭게 조명 받은 금강산이나 경기일대의 명승지들을 찾아 사생하고 부감법(俯瞰法)과 수직준(垂直皴)으로 그려나갔는데, 사실 이는 당시 중국에서 넘어온 산수화의 모본(母本)을 두고 화본을 뜨거나 방작(倣作)을 하는 식의 산수화의 전통에서 벗어난 사실주의 적인 태도였다. 신근식의 회화는 정선과 같은 진경산수에 기초하고 있지만 사실상 18세기 겸재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겸재는 발로 그림을 그렸다고 전해질 정도로 실제의 사생에 충실하였지만 늘이고 줄인 다분히 감성적인 화면은 겸재의 자연에 관한 감흥이 농축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과학적 원근법의 사실적인 화면의 출현은 단원 김홍도 시기에 이르러 완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근식의 화면이 전통 산수의 부감을 그대로 이어 받고 있지만 일관된 화면의 뷰포인트와 안정된 풍경, 근경과 원경의 과학적 시선의 질서는 김홍도의 전통에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풍경화는 자잘하게 끊어진 터치들이 나무, 하늘, 풀들에 엉키고 비껴져 집요하도록 구체적이지만 이들은 서로 어울리고 화합하여 자연스러운 시선의 흐름을 이끌어내고 있다. 표현된 모티브들은 생물학적 시선에 포착된 자연의 색이 아니라, 반짝이며 부서지는 강화된 색의 변주를 선보이는 황홀한 색채의 세계를 선보인다. 초록빛 들판은 물결치고 푸른 하늘은 찬란한 대기의 산란으로 빛나며 바다는 물리적 존재를 뛰어 넘는 생명이 잉태하는 푸른 창조의 원시성을 품고 있다. 신근식의 조형에서 일관되게 감지되는 점점이 부서지는 대기의 흐름과 고호를 포함한 인상주의의 연관성을 보이는 태양빛의 반사는 바람같이 움직이는 대기의 기운을 드러내며 기운생동(氣運生動)의 미학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별처럼 빛나는 한국의 자연으로 완성되고 있다.

    2. 인류애적 시선 그리고 휴머니즘
    신근식의 조형세계에는 풍경뿐만 아니라 불상이나 인물들도 함께 표현되고 있다. 그가 그려내는 불상들은 사실성에 입각한 도상적인 완성미와 귀족적인 미감을 내포한 작품들이 아니다. 무위사의 석불과 같이 어눌하면서도 추상적이며 덩어리화 된 민중적인 염원을 기원한 작품들이 소재가 된다. 이들은 반복 찍기의 과정을 거쳐낸 것처럼 색은 변화되고 형태는 다양성을 띠게 되는데, 신앙적 근저에 묻어있는 퇴색된 깊은 마음의 신앙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특정 종교를 뛰어넘는 범 인류애적인 부유하는 마음의 궤적을 보여준다 하겠다. 풍경화에서도 보여주고 있듯이 산은 높되 그 높음을 자랑하지 않으며, 바다는 깊되 본성을 드러내지 않고 강물은 흐르되 소리가 없는 고요하고 무던한 한반도의 산천이 조화롭게 그려진다. 이는 이 땅에서 흙을 묻히며 자라나온 질박한 작가의 애정이 담긴 시선이 그대로 조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꾸미지 않고 단순한 선으로 그려나간 존재 자체에 직면한 듯한 인물상들에게도 동일하게 간취되고 있다.

    헤겔은 회화는 일상적인 리얼리티의 단순한 겉모습과 묘사를 떠나서 한층 높은 리얼리티와 더욱 진실한 존재를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듯이, 그의 화면에는 투박함과 진솔함을 담은 인간 내면의 정직하고 다정한 인간애로 점철된 존재성을 건져 올려내고 있다. 이는 작가가 관조하는 삶의 따뜻한 시선과 그가 온 몸으로 부딪히며 자라온 고향과 산천에 관한 휴머니즘적인 사유를 끄집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겸재가 진경산수를 그리던 시기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하여 개개인의 삶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은 풍속화가 유행하였다. 신근식 또한 그의 조형이 겸재에서 그 단서를 마련하고 있지만 인간의 사랑과 삶을 담은 휴머니즘적인 조형으로의 확장은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닐 것이다. 즉, 그가 그리는 회화의 근저에는 땅으로 깊숙이 스며들어간 인간을 향한 부드러운 연모의 시선이 함축되어 있다라는 것이다.

    3. 새로운 시각적 경험에 관하여
    작가 신근식은 대기를 두고 산과 물의 강한 이끌림과 교합으로 흥분된 상태를 터치의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로 가시화하고 있다. 목판화의 칼맛을 연상시키는 그의 터치들은 부드러운 선을 운용하는 동양화를 전공한 그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낯선 조형방식이라 하겠다. 힘있는 선들은 각각의 본질에 충실하며 형을 뛰어넘는 강한 감성적 인상을 형성한다. 사실 그의 풍경화, 인물화에서 판화 기법이 자연스럽게 도출 되는 것도 사실이다. 색의 융합에서 벗어나 개별적인 존재들이 각각의 견고한 인상을 잡아두며, 신체적이며 촉각적인 새로운 감각, 맥박과도 같은 비트들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즉, 시각성이 촉각성으로 변용되고 있다 할 수 있다. 이것이 그의 화면이 전통이 가진 고전성에서 탈피하여 모던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큰 이유인 것이다. 이는 신근식의 조형세계가 프로그램에서 잉태한 듯한 고감각의 선묘와 색채를 보여주는 디지털 페인팅에 근접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맥루한(Marshall McLuhan)이 시각중심 문화의 등장을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발달과 연결 지은 이후, 새로운 시각문화의 패러다임은 테크놀로지에 의한 예술에서 강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플로랑스 드 메르디외(Florence de Meredieu) 또한 채색 프로그램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램은 색채 운용을 체계화 할 뿐만 아니라 자연의 색을 인공적으로 강화시키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신근식의 화면은 인물화에서 보여주듯이 차이와 반복과 변용을 통해서 전통예술의 형식을 디지털 페인팅화 시킴으로써 회화가 가진 한계성을 극복하고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디지털 아트가 가진 픽셀(pixel)의 한계를 보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가 신근식이 고도의 섬세한 그리기 과정을 거친 후 이루어낸 화면의 특성으로, 이는 전통과 현대의 특성과 교류하고 융합시키면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라는 것이다.

    박옥생(한원미술관 큐레이터, 미술평론가)

    전시제목여정

    전시기간2010.03.13(토) - 2010.03.31(수)

    참여작가 신근식

    초대일시2010-03-13 14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없음 공휴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한원미술관 Hanwon Museum of Art (서울 서초구 서초3동 1449-12 한원빌딩 지하1층)

    연락처02-588-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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