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Der Zwang zur Tiefe)

2010.04.09 ▶ 2010.04.23

대안공간 반디

부산 수영구 광안2동 16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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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0-04-09 1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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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희

    Der Zwang zur Tiefe#1 C-프린트, 80x54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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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희

    Der Zwang zur Tiefe#4 C-프린트, 115x133cm, 2007

  • 작품 썸네일

    홍승희

    Der Zwang zur Tiefe#6 C-프린트, 125x176cm, 2008

  • 작품 썸네일

    홍승희

    Der Zwang zur Tiefe mixed media, 120x40x95cm, 2009

  • 작품 썸네일

    홍승희

    Der Zwang zur Tiefe mixed media, nstallation, 2009

  • Press Release

    어떤 순간 그리고 흘러내리는, 갈라지는.
    대안공간 반디 큐레이터 신양희

    홍승희의 사진 작업은 철저하게 의도된 것이다. 이 사진들은 지나간 시간의 흔적, 사물이 바로 거기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는 주름들, 흔들리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런데 그녀의 사진은 단순한 의미의 기록이 아니라 이중의 재현 과정을 거친 새로운 장면들이다. 작가는 사진을 찍기 전에 사진을 찍을 공간을 인위적으로 만드는데, 여기에서 눈 여겨 볼 수 있는 것은 ‘주름’이라는 형상이다. 이 기이한 형태 때문에 사진들은 익히 봐왔던 어떤 공간들을 낯설게 만든다. 작가는 벽이나 바닥 천장 등 원래는 매끄러운 공간들에 강제로 힘을 부여하고, 사물들을 배치함으로써 비일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다.

    ‘주름’은 사물이 벽에 매달려 있을 때는 흘러내리는 형상으로, 바닥에 놓여 있을 때는 아래를 파고들며 바닥을 갈라놓는 형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주름들은 흘러내리고 바닥을 치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홍승희는 그것을 ‘삶의 무게’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작가에게 삶의 무게는 감당할 수 없지만 감당해야만 하는 일상이었고, 그것은 사물에 이입된 내면의 풍경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벽은 바닥은 왜 흘러내리고 갈라지면서 그것을 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사물이 아니라 사실은 그것이 걸치고 있는 시간의 켜를 한 번 보라고. 시간의 켜라는 것이 이렇게도 기이한 ‘주름’은 아닌가하고 반문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흘러내리고 갈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하지만 이 ‘주름’과 달리 그녀의 사진에는 역설적으로 움직임을 애써 잡으려 하는, 지나가는 시간을 애써 잡으려고 하는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순간이나 흔적을 잡아내는 것은 사진이 갖는 존재론적 속성이라면 홍승희에게 사진은 그러한 시간들을 잡아내는 도구인 셈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책장에서 떨어지는 책, 움직이는 사람, 넘어지려고 하는 우산, 거울에 비쳐 흔들이는 조명 등은 순간을 잡으려고 하는 어떤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주름’과 ‘순간이나 흔적에 대한 천착’은 이들 사진이 닫힌 프레임과 안정적인 구도를 취하고 있지만, 그것을 비켜나가도록 만드는 장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 내부에서 떨리고 있는 여러 진동들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이 과정들을 사진으로만 제시함으로써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설치작업으로 전시장에 위치시키면서 그 주름들, 끈적거림을 눈으로 만지도록 만든다. 의자와 책 등 직접적인 오브제가 놓여 있는 설치 작품에서는 떨어나가지 못하고 혹은 분리될 수 없어서 바닥이나 벽과 하나가 된 사물들의 존재를 잡아낸다. 사물들은 이제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물체가 되어 그 끈적거림을 감각하도록 만든다. 마치 어떤 곳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내는 그런 느낌처럼 말이다. 이렇듯 사물은 자신의 존재를 그냥 놓여 있음으로서가 아니라 그 주변을 잠식하면서 혹은 잡아 당기면서 존재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그녀가 구원하려고 하는 사물들은 그것들이 발 딛고 있는 그 ‘주름’들을 도드라지게 만듦으로서 또 다른 진동을 만들어 낸다.

    홍승희의 사진작업에서 나타나는 시간은 대게 현실의 시간과는 무관한 것일 수 있다. 어쩌면 흘러가는 시간이나 지나간 과거를 잡는다는 것은 무모한 행위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을 담아내는 것은 자칫 공허한 풍경으로 남을 수 있지만 이러한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는 그 ‘주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늘어진 벽과 갈라지는 바닥들은 사물이 놓인 자리들을 낯설게 만들며 뜻밖의 장면들을 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환상적인 공간에서 그녀가 구원하고 싶었던 순간들은 어떤 공간, 어떤 장면의 풍경으로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삶의 무게’라는 것이 사람마다 각자가 처한 상황일지도 모르지만,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그래서 좀 더 날카로운 그 ‘무게’를 마주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A Moment and Flowing, Cracking.
    Hong Seung-hee’s photographic work is thoroughly intentional. Hong’s photos capture traces of time, the creases recalling an object’s presence, and swaying moments. Her photos present scenes created through a double representation process, rather than being simple records of meaning. Before taking photographs, she creates an artificial space. What’s noticeable here is the creases. Her photographs makes familiar space look unfamiliar due to their weird form. The artist presents non-daily scenes by lending force to sleek surfaces, such as a wall, floor, ceiling, then arranging objects there.

    A crease appears with an object hung on a wall. It appears digging into or cracking a floor when a thing is placed on the floor. Hong refers to these creases as the ‘weight of life’. This weight is the reality the artist bears, even when unbearable, and like an inner landscape, she transplants into it certain objects. The wall and floor attract attention by presenting extraordinary creases, perhaps a layer of time. Her work suggests such creases are destined to flow down or split.

    Unlike the creases her photographs trace and capture time and movement. As photography has the ontological attribute of capturing momentous traces, for Hong, it is a means for seizing time. Her intention to capture moments appears in a curtain fluttering in the wind, a book falling from a bookshelf, someone moving, an umbrella about to fall, swaying lighting reflected in a mirror. Although Hong’s photographs are in a stable frame and structure, her exploration of creases and traces shatters the stability, bringing about a trembling in her photographs.

    The artist presents elements like creases, not only in photographs, but also in installations. In her installations chair or book is inseparable from a floor or wall. Such things become objects with life, proving their presence by occupying or attracting their surroundings. The objects she intends to save make the creases conspicuous, thereby raising vibrations.

    Hong’s work captures flowing and past time, unrelated to present time, which might be something reckless. Such an attempt to feature flowing time may result in a scene of vanity, but the creases do give diversity to her monotonous scenes. A creased wall and a splitting floor creates an extraordinary scene, making objects look unfamiliar. What she wants to leave in this fantastic space may be scenes of a moment. Hong seems to have imagined how to concretize the weight of life.

    전시제목깊이에의 강요(Der Zwang zur Tiefe)

    전시기간2010.04.09(금) - 2010.04.23(금)

    참여작가 홍승희

    초대일시2010-04-09 18pm

    관람시간11:00am~18: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대안공간 반디 Space Bandee Non-Profit Organization (부산 수영구 광안2동 169-44)

    연락처051-756-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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