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bridge

2017.10.11 ▶ 2017.10.17

갤러리이즈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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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선

    Street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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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선

    Street 2012

  • Press Release

    도시와 다리 이미지에 담은 삶과 세계에 대한 물음

    석유선은 홍익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학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녀는 이번 개인전에서 다양한 모습의 다리(橋梁)들과 복잡한 도시풍경의 단면들을 판화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강이나 바다위에 설치된 다리의 형상은 작가가 오래 전부터 그려왔던 중심적인 대상이었다.
    작가에게 질문을 했다. “특별히 다리를 그리게 된 이유가 있나요?” 그녀는 나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리가 지닌 구조적인 아름다움에 끌려 그리게 되었어요. 다리는 두 개의 다른 장소를 연결해 주지요.”
    대부분의 화가들은 다리가 다른 사물들 보다 특별히 더 아름답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석유선이 유달리 다리를 아름답다고 느낀 것은 그 자신의 심리적 내면성에 더 큰 원인이 있을 것이다.

    다리는 이쪽의 땅과 저쪽의 땅 사이에 가로놓인 장애물을 넘어 두 땅을 이어준다. 사람들은 다리를 만들어 놓고 단절되어 있던 이웃들과 교류하며 하나가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 보다 인구가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고독과 소외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 하나하나가 고립된 바다위의 섬처럼, 군중이라는 오염된 바다 속에서 진정한 내면적 교류가 사라진 채 탐욕과 편견들로 이루어진 피상적인 일상의 파도에 쓸려 떠도는 파편화된 단독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진지하게 내면을 응시하며 살려는 각성된 개인 일수록 이런 사실을 섬뜩하게 느낀다. 분주하게 만남은 많지만 진정한 영혼의 교류는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 현대인이야말로 각자가 고립된 섬처럼 격리되어 있는 존재들이다.
    사실 더 심각한 것은 현대의 개개인이 그들 자신의 내적 근원으로부터도 소외되어 있고 격리되어 껍데기의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런 사실이 군중속의 고독과 소외감의 근본 원인이다. 하이데거는 이러한 현대인들을 비 본래적인 삶을 살고 있는 현존재라고 하였다. 군중이란 바로 이런 껍데기 삶의 무수한 무리들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그 자신의 내적 근원과 만나는 일이다. 그리하여 이것을 깨달은 사색인은 무한한 내적 근원에로 향하는 영혼의 다리를 모든 장애물을 넘어 놓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자기 자신의 근원과 만나는 다리를 놓은 뒤에야, 비로소 깨달은 타인과 영혼의 만남을 위한 다리를 놓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선의 작품에 그려지는 다리는 작가의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는 이런 희망을 구체화한 이미지처럼 다가온다.

    다리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새의 이미지를 중첩시킨 작품이나, 멀리 보이는 다리의 이미지 위에 수수께끼의 낙서들을 끼적거리듯 그려 넣은 작품들을 보면, 감상자에게 작가 자신도 잘 모르는 근원에로 향하는 수수께끼의 암호를 제시하고 그것을 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다. 실존주의 철학자 야스퍼스는 “존재의 내재적 참모습은 직접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암호나 상징을 통해서 진정한 이해가 가능한 것인데, 우리가 그 진정한 존재를 이해하는 데는 그 존재와 우리 사유와의 사이에 중간적 매개물로서 암호가 있으며 그 암호를 통해서만이 존재 이해가 가능해지는데 그 중간적 매개물이란 예술작품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석유선은 자신의 작품에 그와 같은 무의식적 암호를 제시하고 그 자신도 해석하기를 열망하고 있는 것만 같다. 작품 속에서 배경의 다리와 수수께끼의 낙서 형상은 조화와 부조화 사이의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이 기묘하다.

    복잡한 도시풍경을 그린 작품들은 다리 그림과 어울려, 현대의 도시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지, 군중속의 고독과 진정한 내적 교류에 대한 물음을 조용히 감상자에게 던지고 있다.
    도시를 그린 판화 한 점을 보자. 거리에 길게 창백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수많은 빈 창문들은 닫혀 있고 공허하다. 마치 소외된 현대인들의 공허한 눈빛처럼 아무 것도 비추지 않고 담고 있지 않은 창문들이 몰개성적으로 늘어서 있는 것이다. 건물 앞에 늘어선 자동차들도 그렇고, 가로수 나뭇 가지 조차 허공에서 거리의 공허함을 더욱 진하게 뿜어내며 흔들리고 있는 듯 하다. 사람이 등장하는 도시풍경들도 공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화면 속에서 낯선 세계의 이방인처럼 공허하게 서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작품들에 담긴 도시풍경의 이미지들을 따라 가다보면 항상 이상한 공허감과 마주치게 되는데, 나는 이런 정조가 우연히 나온 것인지 아니면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의아하다. 그러나 그런 정조는 현대 도시의 삶에 대한 강렬한 반성적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이 그림들을 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삶과 세계는 어떤 것인가?”를 가만히 자문해 보게 된다.

    그리고 이번 개인전에서 도시풍경 이상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은, 거리의 숲을 그린 작품 한 점이다. 우리는 다리 풍경들과 도시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거리의 숲을 그린 작품 앞에 서면 깊은 휴식을 느낀다. 이 작품은 도시와 다리 풍경을 그린 작품들 보다 조형적으로 더 깊이 있는 밀도감을 느끼게 한다. 새로운 발전과 변화를 예고하는 작품이다. 이와 같은 조형적 밀도감을 삶과 세계에 대한 풍경으로서의 도시와 다리 이미지에 부여한다면, 석유선의 작품세계에 앞으로 더 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 임두빈 단국대학교 교수, 미술평론가

    전시제목Beyond the bridge

    전시기간2017.10.11(수) - 2017.10.17(화)

    참여작가 석유선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이즈 gallery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 )

    연락처02-736-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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