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ude-Drought Landscape 마르는 풍경

2019.09.02 ▶ 2019.09.24

아트비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74-13 (화동) 아트비트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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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관

    Etude-Drought Still Life 마르는 정물 Lithography, 56X84c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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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관

    Etude-Drought Landscape 마르는 풍경 Acrylic on Canvas, 100X100cm, 2019

  • Press Release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마르는 풍경(drought landscape)’이라고 명명한다. 작가는 오랫동안 판화작업을 해왔는데, 판화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판화의 속성을 은유적으로 ‘마르는’이라는 언어로 규정한 것이리라. 석판화(lithograph)나 드라이포인트(drypoint), 친콜레(chine-colle) 등의 판화작업을 하면서 프레스에 눌려 납작해지고 평평해진 풍경을 보면서 바짝 마른 풍경을 떠올렸으리라. 작가의 석판화 작업 중에 드라이플라워처럼 건조하게 꽃 형상을 찍은 정물 작업이 많은 것을 볼 때, ‘마르는 풍경’이라는 명명이 판화 작업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마르는 풍경’은 판화의 표현성에 국한된 명명일까? 이렇게 단순히 판단하기엔 문제가 있다. 백승관의 작업에는 이를 초과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캔버스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모호한 인간 형상이 건조한 형태인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건조한 인간 형상의 반복은 작가가 명명한 ‘마르는 풍경’이 단순히 판화의 표현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은유임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작가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마르는’(drought)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수분이 빠진 존재(풍경)에 대한 상징이 아니겠는가. 수분이 빠진 존재는 두 가지의 상반된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결여된 존재와 근본적 존재. 결여된 존재는 현실의 물컹거림이나 말랑거림, 끈적거림이 소실된 존재이다. 여기서 기준자는 수분 가득한 현실이다. 근본적 존재는 더 이상 변형이 없는 존재를 의미한다. 여기서 기준자는 근원적 세계이다. 따라서 ‘마르는 풍경(존재)’은 현실의 요소가 소실된 풍경(존재)이지만, 반면, 현실의 법칙에 지배당하지 않는 근본적이고 근원적 풍경(존재)으로 양면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이것을 종합하면 ‘마르는 풍경’은 실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백승관은 오랜 세월 작업을 하면서 ‘공존’이라는 주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실재’의 속성을 일컫는 것처럼 읽힌다. ‘실재’는 공존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실재’에서는 이질적인 것이 하나의 몸체를 이루고 있고, 관계없는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 흡사 거대한 하나의 모습이다.

    라캉의 ‘실재’ 개념은 바디우의 ‘공백’ 개념과 맞닿아 있다. 인식하지 못한 어떤 것이 존재하는 곳, 진리가 출현하는 곳, 바로 바디우가 말한 ‘공백’이다. 바디우는 진리를 탄생시킬 수 있는 영역은 예술과 사랑, 정치, 과학밖에 없다고 했다. (여기서 예술이 진리의 생산 영역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리고 진리는 ‘사건’을 통해서 생산된다. 백승관은 사유의 표현(작품)이라는 ‘사건’을 통해 예술의 영역에서 진리를 길어 올리고 있다. 그 사유가 ‘실재’, 다시 말해 ‘공백’에 닿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실재’는 규정(상상계)하거나 상징화(상징계)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실재’는(혹은 ‘공백’은) 유기적으로 결합해 있는 거대한 세계이며, 하나의 삶과 유사하다. “숨 쉴 공기가 없으면 목숨이 끝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삶이 이루어지려면 수많은 사물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하나의 삶을 위해 사물들을 불러 모으는 결합력이 곧 세계이다.”(미셸 푸코) 선은 악과 연결되어 있다. 가상은 실재와 연결되어 있다. 축축함은 마름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세계를 구축한다. ‘마르는 풍경’은 수분이 소실된 근본적 형상을 의미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진리’가 출현하는 ‘공백’으로, 어떤 것이든 품을 수 있는 ‘공존’의 세계이다. 이 세계에서는 어떤 것이든 진리가 될 수 있다. 숨 쉴 공기도, 걸음걸이도, 축축함도, 상상도… (바디우에 따르면) ‘사건’으로 예술, 사랑, 정치, 과학의 영역에서 그것을 길어 올리기만 하면 된다.

    ‘공백’은 우리의 기원이다. 그리고 시인 장석원이 말했듯이 “우리는 우리의 기원 속에 깃들었던 사랑을 발견할 것”이다(「신록의 무덤 앞에서」). 백승관은 최근에 ‘사랑’을 발견한 듯 보인다. 우리의 기원인 ‘공백’에서 초월론적 층위의 신화적 사랑을 길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공백’에 떠오른 진리(신화적 사랑)를 진리의 생산 영역인 예술과 사랑에서 동시에 길어 올리고 있다. 그리고 작품이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우리에게 펼쳐 놓는다. 그가 보여주는 신화적인 사랑은 사실성 너머의 원초적 표현성으로 드러난다. 근원적 인간처럼 보이는 메마른 형상은 앞서 언급했듯이 ‘마르는 풍경’의 의미를 근본적 변화시키고 있다. 마르는 인간의 등장은 단순한 표현성을 넘어서 ‘실재’에 닿으려는 노력으로 비친다.

    그동안 백승관의 작업에서 인간은 없었다.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 자연과 사물의 세계였다. 하지만 이제 인간의 세계가 더해졌다. 이 인간은 그가 지금까지 자연과 사물의 표현에서 추구했던 것처럼 현실성을 소거한 근본적인 형상이다. 그리고 그 인간 사이에는 신화적인 사랑이 펼쳐진다. 이 신화적인 사랑의 등장은 백승관의 내일의 작업을 기대하게 한다. 백승관의 지난한 사유의 여정은 과연 어디까지 이르게 될까?

    ■ 안진국 미술평론

    전시제목Etude-Drought Landscape 마르는 풍경

    전시기간2019.09.02(월) - 2019.09.24(화)

    참여작가 백승관

    관람시간11:30am - 06:3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판화

    관람료없음

    장소아트비트 갤러리 ARTBIT Gallery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74-13 (화동) 아트비트 갤러리)

    연락처02-738-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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